여행 때마다 적잖은 스트레스가 사진과 영상 등의 데이터 백업입니다. 언젠가 한번 '곧 멈출것 마냥' 위태롭게 울던 외장 하드 디스크의 흐느낌을 들은 후론 영 믿음이 가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수천장의 여행 사진을 SD 카드에 모두 저장 하기란 불가능합니다. 그러던 중 운 좋게도 올 초 삼성의 포터블 SSD 제품을 사용해 볼 기회가 있었고, 제가 올해 사용한 IT 제품중 가장 높은 만족감을 줬던 가젯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후엔 사진백업 걱정없이 여행을 떠날 수 있게됐죠.
혹시 궁금하시다면? - 삼성 포터블 SSD T1 사용기
http://mistyfriday.tistory.com/2301
512GB 용량을 작고 가벼운 디스크에 담을 수 있는 장점에 물리적 충격에 강한 SSD의 안정성이 더해져 차세대 이동식 디스크로 충분히 주목할만한 제품이었습니다. 포터블 SSD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기회를 통해 외장 하드디스크 구매를 고민하시는 지인들에게 포터블 SSD 제품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물론 아직은 용량 대비 비싼 가격 때문에 실제로 선택은 많이 하시지 못하지만요.
그리고 최근 또 하나의 포터블 SSD 제품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외장 스토리지와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이름, 소니 제품입니다.
명함 케이스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에 헤어라인 처리가 된 금속 바디, 음각 소니 로고 등 포터블 기기 디자인에선 수많은 제품을 통해 보여줬듯 디자인이 세련됐습니다. 게다가 크기는 명함보다 작고 무게 역시 35g입니다. 블랙/실버 두 색으로 발매됐고 128GB 용량의 SSD SL-BG1, 256GB의 SSD SL-BG2 두 모델이 있습니다.
SL-BG2 사양
- 128 / 256 GB 모델
- USB 3.0
- 최대 5Gbps (USB 3.0) / 480Mbps (USB 2.0)
- 78.2 x 37 x 9.4 mm
- 35 g
128 / 256GB는 외장 하드디스크를 대체하기엔 부족한 용량입니다. 따라서 기존 외장하드 사용자들의 대용량 데이터를 백업/휴대하는 용도보다는 간편하게 수백 기가의 음악, 사진,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휴대하고, 포트폴리오와 작업중인 문서를 간편하게 저장/관리할 수 있는 스토리지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1T 이상의 외장 하드디스크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이라면 이 소니 포터블 SSD의 용량도 답답한 양이니까요.
USB 3.0 규격으로 최대 5Gbps의 초고속 파일 전송을 지원한다고 합니다. 실제 성능을 테스트해봐야겠지만 속도 면에선 하드디스크와 비교가 불가능하죠.
소니가 구성품에 후한 편은 아니었지만 제품과 케이블 달랑 둘 뿐입니다. 이 이상 뭐가 더 필요하겠냐 싶지만 말이죠. -매뉴얼은 없는 걸로 칩니다-
가격은 소니 스토어 기준 279000원입니다. 물론 최저가는 그보다 훨씬 낮게 형성돼 있습니다.
정말 작습니다. 아, 이건 정말 작습니다.
삼성 T1을 사용할 때도 '이거 너무 작은 거 아냐?'하고 놀랐는데 어째 이녀석은 더 더 작습니다. 그 때도 느꼈지만 저는 포터블 SSD에서 기술의 발전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아마 제 생활을 크게 바꿔준 아이템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녀석의 매력적인 외관보다 크기를 먼저 이야기하게 됩니다. 손가락 두 개 정도의 크기에 두께는 9.4mm로 슬림한 편은 아니지만 이 안에 256GB를 저장할 수 있다고 하니 한없이 얇아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외관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면, 언제나 타사보다 디자인에 신경을 쓰는 소니 제품답게 알루미늄 소재를 채용해 손끝에 닿는 차갑고 단단한 감촉이 좋습니다. 헤어라인 처리는 보기에 좋을뿐 아니라 어느정도의 흠집은 눈에 띄지 않게 해줍니다. 금속 소재때문에 크기에 비해 다소 묵직한 느낌입니다. 상,하단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습니다. 포트 부분이 플라스틱인 것은 내구성을 생각할 때는 조금 아쉽습니다만, 플라스틱 두께를 보니 괜찮다 싶습니다.
제가 받은 제품은 실버 색상으로 알루미늄의 매력을 '알몸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무엇보다 반짝반짝하니 예쁩니다. -물론 선택권이 있었다면 블랙을 골랐을거에요-
제품에 대한 소니의 설명대로 명함보다 작습니다. 물론 두께가 있어서 깃털같은 가벼움은 아니지만 그래도 셔츠 주머니에 넣기에도 부담이 없는 크기입니다. 제 카드지갑에도 쏙 들어갑니다. 지갑 안에 256GB의 데이터를 휴대할 수 있는 세상이 왔다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작다작다 했던 삼성 T1도 지갑 안에 넣기는 어려웠는데 그야말로 극대화된 휴대성입니다. 때문에 반토막의 용량에도 T1보다 요녀석이 더 눈에 들었습니다.
외부에는 USB 3.0 포트 하나가 있습니다. 빠른 속도와 USB 2.0 호환 등 최신 스토리지용 규격으로 손색이 없지만 포트 자체가 크고 점차 USB Type C가 보급되는 만큼 이 점에 있어선 조금 아쉽습니다. 하지만 당장 쓰기에는 전용 케이블이 필요한 Type C보다 기존 USB 2.0 케이블도 사용할 수 있는 USB 3.0 포트가 더 편리합니다. 속도는 그만큼 떨어지지만 케이블을 따로 챙기는 구조는 종종 깜빡하고 잊기 마련이거든요. 플라스틱 마감은 금속보다 조금 떨어지지만 내구성에 특별한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지금도 잘 사용하고 있는 삼성 포터블 SSD T1과 비교해보니 크기에서 확실히 차이가 납니다. 펜과 비교해보니 둘 다 정말 작습니다. 둘 합쳐 총 768GB 용량이니 왠지 밥을 먹지 않아도 든든한 것 같습니다. 간단히 외관을 비교해보니 디자인에선 모던한 삼성, 세련된 소니로 두 제품 다 매력이 있습니다. 다만 삼성 제품의 플라스틱 소재가 가볍지만 어쩐지 조금 약해보인다면 소니 제품의 금속은 확실히 그 신뢰성에선 한 수 앞서 보입니다. 아무래도 저는 이 제품을 여행 사진 데이터 백업의 용도로 주로 사용하다보니 '안전함'에 큰 점수를 주는데요, 실제 안정성은 모르겠습니다만 손에 쥐는 느낌으론 소니 제품이 더 '단단해서' 좋습니다.
때문에 더 작은 크기에도 무게는 소니 제품이 무겁습니다. 스펙상으로 10g이 채 되지 않는데도 둘을 나란히 들고보면 묘하게도 그 차이가 느껴집니다.
둘이 합쳐 768GB, 요 두 녀석이면 한 달 여행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외에도 이 제품에는 데이터 보안 관련 기능과 복구 프로그램이 제공된다고 하는데, 그건 사용해보면서 차차 겪어 보겠습니다. 삼성 T1의 보안 기능에도 만족했던 터라 소니 시스템에도 관심이 생깁니다.
상세한 제품의 내용에 궁금하실 분들을 위해 소니의 제품설명 영상을 링크합니다.
이미 512GB의 든든한 스토리지를 가지고 있어 욕심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작은 크기며 디자인, 손에 닿는 감촉 등 이 제품도 아주 매력적입니다.
앞으로 이 SSD와 여행을 다니고 이것저것 넣고 빼 보면서 소감을 남겨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