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이 부쩍 떨어지는 환절기엔 '고기가 약'입니다.
몇년전 회식으로 첫 인연을 맺은 '화기애애'에 오랜만에 방문했습니다. 그땐 홍대점이었는데 강남에도 점포가 있더군요.
합리적인 가격대에 좋은 품질의 고기를 판매하는 곳으로 많은 분들에게 이름이 알려진 곳입니다.
화기애애 강남점은 신논현역 5번출구 뒷길에 있습니다. 늘 사람으로 북적대는 강남역을 조금만 벗어나면 한가한 골목길이 있고, 이 곳 역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식사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날도 강남역엔 사람이 정말정말 많았는데요, 화기애애가 있는 이 골목은 한가하고 좋았습니다.
화로구이 고기집답게 입구에는 고기와 곁들일 수 있는 와인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노란 조명을 받아 일반 고기집보다 고급스러운 인상을 주더군요.
벽면에는 화기애애의 화로구이를 상징하는 화로와 각종 고기 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요
제가 식사를 한 지하 1층은 비교적 한가한 분위기에서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연인과 함께 식사를 한다면 이 지하 1층이 좋겠더군요.
둘이서 오붓하게 식사를 하기 좋아 보였습니다.
각 테이블간의 거리도 적당하고, 조명도 예뻐서 데이트에 좋아 보입니다. 제가 식사한 이 날도 적지 않은 커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본격적인 식사를 위한 상차림입니다. 쌈채소와 마늘, 파무침, 쌈장, 김치, 양파까지.
숯불이 들어옵니다. 일반적인 가스불이 아닌 화로구이가 인상적인 곳이었어요. 고기 맛과 향을 살려준다는 화로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선수입장- 스페셜 안창살과 갈비살 1인분씩입니다.
마블링이 인상적인 이것이 안창살
집에서 종종 구워먹은 적이 있어 반가운 갈비살이 요녀석
양은 2인분 기준 성인 남성 두명이 기분좋게 적당히 먹을 정도입니다. 대식가인 저에겐 조금 아쉬운 정도였지만, 여성분이라면 부족하지 않으실거에요.
고기 못지 않게 인기를 끌었던 모짜렐라 치즈구이입니다.
고기와 함께 화로에 구워먹는 메뉴였는데, 이 맛과 식감이 고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라 정말 맛있게 먹었습니다.
다음에 또 방문한다면 고기와 함께 꼭 주문할 메뉴입니다.
자- 이제 식사를 시작해봅니다.
당연히 더 고급메뉴인 안창살로 시작해야겠죠?
새빨간 자태가 화로 위에서 아름답게 빛납니다. 채 구워지기도 전인데 벌써부터 한점한점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요.
고기 메뉴에 함께 제공되는 달걀찜과 김치찌개가 등장했습니다.
고기와 함께 치즈도 구워집니다. 열에 약한 치즈는 가장자리에서 구워야 한다는 점원분의 팁.
화로구이는 육즙을 잘 보존해 고기 씹는 맛을 살려줬습니다. 같은 고기도 화로에 구워먹으면 더 맛있다는 말이 이해가 되더군요.
드디어 첫 고기 한점을 들었습니다. 설레는 맘에 카메라가 흔들립니다.
그렇게 한점씩 구워지는 고기들.
'다 익은 거 아냐?'라는 제 말에 친구는 아직 고기가 빨갛다며 핀잔을 주고
저는 소고기는 핏기 사라지면 먹는거라며 대응합니다.
치즈구이가 함께 완성되니 이제 말을 줄이고 본격적으로 먹어야 할 타이밍입니다.
이렇게 치즈와 고기를 함께 먹으면 또 색다른 맛입니다.
물론 고기 자체로 맛있는 안창살은 쌈도 싸지 말고 그대로의 맛을 즐기는 것을 추천하지만요.
아쉽게도 안창살이 금방 사라져버리고 이제 갈비살 타임입니다. 한입크기로 잘 잘린 갈비살을 화로에 구워 올리니 이미 사라진 안창살이 벌써 그리워지기 시작합니다.
안창살을 2인분 시켰어야 했어요.
하지만 갈비살도 참 맛있었습니다. 안창살이 부드럽게 녹는 식감이라면 갈비살은 씹는 맛이 있어 색다른 행복(?)을 줬다는 후기.
이역시 치즈구이와 함께하면 더 좋습니다.
하지만 친구도 저도, 역시나 안창살이 더 맛있다는 최종평가.
식사를 마친 후에는 이렇게 김치말이 국수로 입가심을 했습니다.
시원하게 입가심을 하니 왠지 다시 안창살을 굽기 시작하던 삼십분 전으로 돌아가고 싶네요.
이렇게 오랜만의 고기 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소고기부터 돼지고기까지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는 폭넓은 메뉴와 고기맛을 확실히 살려주는 화로구이의 매력, 치즈구이라는 새로운 맛의 경험 등 오랜만에 찾은 화기애애에서의 시간은 '역시 사람은 고기를 먹어야 한다'는 가르침을 다시 한번 느낀 기회였습니다.
스페셜 안창살은 정말 '스페셜' 했다는 평가를 남깁니다.
신논현, 강남역에 이런 고기집이 있다는 건 다행이죠.
아아, 또 고기를 먹고 싶습니다.
아무래도 저는 정말 고기를 사랑하나 봅니다.
with SONY RX100M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