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하 여행의 시작과 끝에서 우린
마지막을 상상했고, 처음을 돌아봤지
두 달여간 포스팅한 프라하 여행기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갑니다. 5박 6일의 짧은 여행을 자그마치 두 달 동안 추억하다보니 찍어온 사진 수천 장도 외우다시피 수십번을 봤고, 너무 자주 떠올리다보니 제가 다녀왔다기보단 마치 지인에게 상세하게 여행기를 들은 것 같습니다.
낭만의 땅 프라하에서의 5박 6일은 기적같은 장면들과 감동적인 인연들로 채워진 꿈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프라하가 어땠냐고 묻는다면 대번에 숨도 안 쉬고 프라하의 구석구석을 이야기하겠지만, 그에 못지 않게 기억에 남고 고마웠던 추억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번 프라하 여행의 시작과 끝을 채워준 체코 항공의 서비스와 감동의 정점에 있었던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에 대한 것이죠.
이 공항을 찾아오거나 비행기를 타고 싶어 떠난 여행은 아니지만 여행의 마지막에서 이들을 꼭 기억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체코 항공과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에 대한 기억들을 이야기 해 보려고 합니다.
인천-프라하
왕복 22시간을 함께한 체코 항공
왕복 22시간이니 꼬박 하루를 이 체코 항공과 함께 했습니다. 5박 6일 중 하루를 보냈으니 굉장히 긴 시간이죠. 그래서 프라하의 관광지 못지 않게 체코 항공에 얽힌 추억들이 있습니다. 제가 '프라하'라는 도시를 동경만 하며 정작 체코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었던 것처럼 인천-프라하 직항 노선을 운영 중인 체코 항공에 대한 정보도 전무했습니다. 이번 올림푸스 프라하 블로거 여행 소식을 처음 듣게 되었을 때 어디서 경유를 해서 갈 것인지가 궁금했을 정도로요. -모스크바를 경유해서 가는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인천에서 프라하를 경유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체코 항공의 직항 노선 덕분에 이번 여행이 많이 편하고 쾌적했어요. 그래서 고맙습니다. 그 동안 있는지도 몰랐던 '체코 항공'의 존재가 이번 여행을 계기로 저에게 특별한 인연으로 남았네요.
프라하를 유독 좋아하는 한국인들을 위해 체코 항공은 인천-프라하 직항 노선을 매일 운항합니다. 이 날 우리가 이용한 항공편은 체코항공 OK 191편입니다.
대한항공에서도 프라하 직항 노선을 운영하는데, 아무래도 한국인 관광객은 대한항공을 선호하시겠지만, 체코항공의 서비스도 그에 뒤지지 않았습니다.
출국일 인천 공항에서 만난 체코 항공의 비행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두근두근' 하기 시작했죠.
모니터를 통해 나오는 기내 방송의 주인공이 익살스런 캐릭터라 매우 흥미로웠던 것이 체코 항공의 첫인상
이 캐릭터의 움직임과 표정 때문에 아직 도착하기 전이지만 체코와 프라하에 대해 '유쾌한 나라'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었습니다.
물론 실제 여행하면서도 거리 공연이나 순박한 사람들을 통해 이런 생각들이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얼마 전 모스크바를 여행할 때 대한항공편을 이용했었는데, 같은 스카이팀 소속인 체코 항공의 기내 시설과 서비스는 대한항공과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더불어 아무래도 체코 항공 비행기다보니 비행기를 타는 순간부터 이미 체코에 있는 분위기를 즐길 수 있었죠. 물론 기내 승객의 대부분이 프라하로 여행을 떠나는 한국인들이었습니다만, 다시 선택하라고 해도 저는 대한항공보단 체코 항공을 이용할 것 같아요. 그만큼 서비스와 시설에서 만족했거든요.
자, 비행기가 뜨기 전 모니터를 통해 비행 정보를 미리 확인합니다.
8245km의 거리는 어느 정도인지 감도 오지 않네요. 이 곳은 오후 두시가 넘었지만 한국보다 7시간 느린 시차의 체코는 이제 막 아침 일곱시가 됐네요.
확실히 외국 항공사의 승무원 분들은 확실히 한국 승무원들처럼 '곱지' 않습니다. 자칫 스낵 하나 더 달라고 했다가 혼이 날 것 같은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다소 강해보이는 인상과는 달리 영어와 짧은 한국어를 구사하시며 친절하게 대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특히나 외국 여행에 생소한 중장년층 관광객이 프라하행 비행기에는 유독 많아 보였는데요, 그 분들에게도 천천히 침착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제가 괜히 더 기분이 좋았달까요?
그렇게 인천에서 프라하로 가는 11시간의 비행이 시작됩니다.
승무원이 챙겨준 물건들을 보며 긴 비행이 무사히 빨리 지나가길 기도해봤어요.
그렇게 생각보다 힘들었던 열한시간의 비행,
비행기에서 저는 책 한 권을 두 번 읽고, 영화를 한 편 봤고, 잠도 한 시간 잤지만 프라하는 정말 멀더군요.
비행기 안에서 있었던 일 중에 이야기할 게 있다면, 역시 이것 아니겠어요?
'기내식 퍼레이드'
프라하까지 가는 열 한시간의 비행에서 두 번의 기내식을 먹었습니다. 왕복이니 총 네 번의 식사네요.
창문도 모두 닫혀 바깥 구경도 할 수 없는 답답한 기내에서 유일한 '낙'이 기내식인지라 배가 고프지도 않으면서 참 많이 기다렸던 기억입니다.
위 사진이 인천에서 프라하로 가던 길의 첫 식사였어요.
체코 항공 비행기이지만 인천에서 출발하다보니 한식이 제공되더라구요, 특히 저 '모닝 두부'
첫 식사는 소고기와 밥, 한식을 그리 즐기지 않는 한국인이라 지금 생각해보면 왜 이걸 시켰는지 모르겠습니다. 맛이 그냥 평범했거든요.
옆에 앉은 형님이 시키신 메뉴를 부럽게 바라봤죠.
그래도 이 케이크는 맛있었습니다.
가장 즐거웠던 식사는 프라하에 도착하기 직전의 식사.
음식 맛도 맛이지만, 이제 잠시 후면 꿈에 그리던 프라하에 도착한다는 기대감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이 때는 기내 모니터에서 프라하 관련 프로그램을 찾아 보며 식사를 했습니다.
햄과 치즈 그리고 마카로니. -평소였으면 절대 안 먹을 메뉴-
근데 남김 없이 전부 먹은 걸 보니 역시 음식은 분위기도 중요한가봐요
돌아오던 날엔 의도적으로 한식을 피해 이국적인 메뉴를 선택했죠. 다른 승객과의 대화를 들으니 비빔밥이 기내식으로 제공되더군요.
하지만 제가 선택한 이 메뉴들 정말 좋았습니다. 외국에 나왔으니 이왕이면 한식 말고 다른 걸 먹어야죠.
낭만의 땅으로 향하는 첫 관문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
열 한시간의 비행이 끝나고,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장으로 걸어가는 길
오른쪽에 보이는 이 장면, 그리고 이 순간 느낀 짜릿함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새파란 프라하의 봄 하늘을 향해 솟은 공항 건물, 그리고 PRAHA라는 이름.
프라하가 제게 준 수 많은 감동 중 최고는 아니지만 분명히 가장 첫 번째를 안겨 준 이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죠.
프라하, 그리고 체코를 대표하는 국제 공항이면서, 작지만 아름다운 공항으로 프라하를 꿈꾸는 이들에게 소개할만한 곳입니다.
이 땅을 밟는 누구라도 꼭 거쳐가야 하는 곳이니까요.
체코의 민주화를 이끈 인물이자 극작가 출신으로 대통령 자리에까지 올랐던 바츨라프 하벨의 이름을 딴 프라하 국제 공항은 1937년 문을 열었습니다. 80년 넘게 운영 중인 이 오래된 공항은 현재도 프라하의 관문 역할을 하고 있는데요, 프라하 시내에서 10km 떨어진 거리에 있어 접근성이 좋습니다. 인천 국제공항에 익숙한 우리에겐 이 공항의 규모가 무척 작아 보이지만 이래뵈도 동유럽에서 가장 많은 이용객이 찾는 공항이라고 하네요. 대한항공이 지분의 44%를 가지고 있는 점 역시 흥미롭습니다.
잠시 후에 다시 소개하겠습니다만 바츨라프 하벨 공항은 정말 '작은 공항'입니다. 한 바퀴를 전부 도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 궁금해질 정도니까요.
처음 이 공항에 도착해서 가장 놀랐던 것이 바로 이 작은 규모였어요. 비행기에서 출국 심사대까지, 그리고 수하물을 찾고 공항 밖으로 나가기까지의 거리가 그 동안 방문했던 공항에 비해 너무나도 짧았기 때문이죠. 그마저도 출/입국자들이 공통으로 사용하게 되는 공간이 많아 입국 때 지나친 길과 모았던 표지판을 출국때 다시 보기도 했습니다.
시설의 크기만 따지면 서울에 있는 큰 고속버스 터미널하교 비교할 정도랄까요, 하지만 80년 된 공항치고는 내부 시설이 깔끔하게 잘 유지되어 있습니다.
밖에서 바라본 프라하 공항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국제 공항'의 규모와는 조금 차이가 있죠? 인구가 많지 않은 도시임을 감안해도 정말 아담합니다. 그래도 체코의 눈부신 봄날씨 덕분에 공항이 반짝반짝 빛나 보이더군요.
여의도 환승 센터를 연상시키는 공항 앞 정류장, 국제 공항이 이렇게 소규모라니 보면 볼수록 재미있습니다.
하지만 이 공항을 소개한 관계자는 이 작은 규모의 공항에 분명한 장점이 있다며 소개했는데요, 입국 심사부터 탑승 게이트 이동, 그리고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하기가 매우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공항 입구에서 입국 수속장에 도착하는데 채 5분이 걸리지 않고, 수월하게 수속을 마친다면 30분이 되지 않는 시간에 탑승 준비를 모두 마칠 수 있는 것이죠. 우리가 인천 공항에 갈 때 평균적으로 2-3시간의 여유를 두고 가는 것을 생각하면 오히려 이 바츨라프 하벨 공항의 효율성이 부럽기도 합니다.
그렇게 잠시 잊고 있었던 이 바츨라프 하벨 공항을 한국으로 돌아가던 날 다시 찾게 되었죠. 추적추적 비가 와서 여행 첫 날의 풍경보다 어쩐지 슬퍼 보였어요.
출국장 역시 인천 공항에 비교하면 매우 작은 규모입니다. 어딘가 옹기종기 아늑하다는 느낌까지 들 정도였으니까요.
출국장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위 사진과 같이 항공편 정보를 표시하는 대형 모니터가 보이고, 좁은 공간에는 공항 이용객이 가득합니다.
오른쪽을 돌아보면 항공권을 발권할 수 있는 각 항공사 부스가 있죠. 이 역시 동유럽 최대 이용이라는 규모를 생각해 보면 단촐한 편입니다.
하지만 확실히 좋은 것이 있다면 출국장에 들어서자마자 탑승정보 확인과 항공권 발권을 지근거리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인천 공항에서는 출국장 입구에서 게이트까지 20분, 또 티켓 발권하는데 30분, 그러면서 탑승 시간이 점점 촉박해지니까요. 작아서 좋은 것도 분명 있나봅니다.
바로 건너편엔 이렇게 카페와 레스토랑 등의 부대 시설이 있습니다.
큰 강당 하나 정도의 공간에 탑승 전 필요한 많은 시설이 몰려있어 처음 이 공항을 찾는 사람도 헤매기가 쉽지 않습니다.
- 모스크바 공항에서 한참 헤맸었거든요 -
우리 올림푸스 프라하 블로거팀에게 바츨라프 하벨 공항을 소개해 주신 공항 관계자분의 모습입니다. 이 공항의 역사와 프라하 그리고 체코 내에서의 의미, 이 공항 시설만의 장점을 차근차근 설명해 주셨습니다. 체코 국기를 상징하는 듯한 빨강, 남색, 흰색 코디가 인상적이죠?
모든 시설이 지근거리에 있다보니 티켓을 받기에도, 수하물을 부치기도 너무 편합니다.
사실은 우리가 대형 공항이 좋다고 좋아하면서도 생각보다 많은 번거로움을 견디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천공항은 확실히 '으리으리'하지만 바츨라프 하벨 공항 특유의 여유로움과 묘한 정겨움(?)도 나쁘지 않았어요.
그렇게 손쉽게 인천행 티켓을 받았습니다. -아, 사실 수하물 무게가 크게 초과해서 좀 곤란한 상황을 겪긴 했어요-
뒤이어 우리를 맞아준 이 분은 공항 내부 시설을 안내해 주실 또 다른 관계자분이셨습니다.
-체코 남자다운 외모의 멋쟁이-
가장 먼저 들은 바츨라프 하벨 공항의 장점은 수속에서부터 탑승까지 일련의 출국 과정을 어느 공항보다 빠른 시간내에 끝낼 수 있는 '효율성'입니다.
입구부터 출국 심사장부터의 거리, 그리고 비행기 탑승 게이트까지의 거리가 약 10-15분정도로 무척 가까운 편이라 다른 공항보다 비행기를 탑승할때까지 낭비하는 시간이 적다는 것이 바츨라프 하벨 공항의 장점이라는 이야기를 몇 가지 예를 통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장점은 담당자의 설명이 끝남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는데요, 비행기 티켓을 받고 나서 문을 나서면 바로 출국 심사대에 마주하게 됩니다. 인천에서 출발하던 날 비행기 티켓을 확인한 후 긴 줄을 선 후에 몸과 소지품을 수색하고 나서야 여권에 도장을 찍을 수 있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언뜻 이 공항이 대충 사람을 보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지만, 소지품 검색은 비행기 탑승 게이트 앞에서 이뤄집니다. 티켓 확인과 소지품 검색에서 여행객들이 특히나 '진이 빠지는' 경험을 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바츨라프 공항을 이용하는 과정은 여유롭기까지 합니다.
5박 6일간 만난 체코인들은 순수한 표정과 유쾌한 성격으로 기억에 남아 있는데요, 출국 심사장에서도 미소와 가벼운 농담으로 가볍게 통과했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티켓을 받고 공항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출국 심사대를 통과하기까지의 시간이 30분이 걸리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이런 것들이 바츨라프 하벨 공항을 이용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
너무 '빠르게' 진행되어서 오히려 잘 보지 못했던 이 공항 내부의 풍경, 확실히 인천 공항과 비교하면 버스 터미널처럼 느껴질 정도로 작지만, 유럽의 보석이라 불리는 프라하의 국제 공항다운 멋스러움이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참, 출국 심사대를 통과한 후 비행기 탑승 게이트까지의 거리도 도보로 약 5분에 불과합니다. 프라하를 여행하실 분은 적어도 바츨라프 하벨 공항을 방문하실때는 인천 공항을 갈 때처럼 2-3시간 일찍 긴장하고 갈 필요 없이 조금 더 프라하의 정취를 즐기시고 가셔도 좋겠습니다.
너무나도 손 쉽게 공항 깊숙이 들어온 우리 블로거팀은, 한국으로 출발하기까지 남은 두 시간 동안 이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 안의 즐거움을 하나씩 경험하러 발길을 옮겼습니다.
선택된 자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
바츨라프 하벨 국제공항 VIP 라운지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서 우리 블로거 팀에게 조금 특별한 공간을 소개했는데요, 바로 이 공항의 VIP 라운지입니다.
이 공항을 이용하는 하루 수천-수만명 중 단 몇 명만이 이용할 수 있는 VIP 라운지가 있다는 사실도 생소했을 뿐더러, 이 곳에 입장하고 둘러보는 내내 저를 놀라게 한 순간이 참 많았습니다. 가장 먼저 저를 놀라게 한 VIP 라운지의 입구. 일반 공항 사용자와는 다른 입구를 사용해 특별한 손님에 맞는 대우를 확실하게 하고 있습니다. 따로 입구를 사용해 좋은 점은 많은 이용객 사이의 혼잡을 피하고, 필요한 경우 리무진 서비스를 통해 프라하 시내까지 빠르게 다녀올 수 있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어요.
반갑게도 바츨라프 하벨 공항 곳곳에서는 한국어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공항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프라하 공항에서는 총 4개의 주 언어가 사용되는데 체코어, 영어, 러시아어 그리고 한국어라고 합니다.
언어 사용 지역과 해당 국가 인구수를 생각하면 중국어, 일본어도 아닌 한국어가 이 공항의 네 번째 언어가 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에요.
그만큼 체코, 그리고 프라하에 대한 한국인의 사랑이 대단하다고 볼 수 있겠죠? 실제로 여행 기간 동안 프라하 관광지 곳곳에서 한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은 지분 44%를 보유한 대한항공의 입김이라는 이야기가-
공항 VIP 라운지 입구에서도 역시 당당하게 네 번째 자리를 차지한 한국어, 그 아래로 중국어와 일본어가 나란히 보입니다. 아시아인들이 프라하를 정말 좋아하나 봅니다. -하긴 저도 뭐 평생 오고 싶어했으니까요-
공항 한 쪽 깊숙한 통로를 통해 VIP 라운지로 입장합니다. 각국의 언어로 된 환영 메시지를 지나다보면 어느새 이 시끌벅적한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 안에 묘할만큼 조용한 공간에 도착하게 되죠.
라운지 입구의 모습입니다. 어째 굉장히 고급스러운 미용실이나 병원에 온 것 같은 인테리어인데, 왠지 말 한마디 꺼내기가 어렵더군요. 소수의 고객을 위한 서비스의 특성 때문에 굉장히 정숙하고 묘하게 편안했어요. 잠시 이 곳이 수백편의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공항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말이죠.
VIP 라운지만의 특별한 서비스
특별한 서비스를 위해 기꺼이 상당한 금전적 댓가를 치룬 이 VIP 라운지의 고객들은 그에 맞는 서비스를 누리게 됩니다. 대표적인 것이 수속과 탑승에 대한 것으로 이 VIP 라운지의 고객들은 탑승에 필요한 수속 일체를 이 라운지에서 담당하게 됩니다. 줄을 서고, 가방을 올려 놓고, 재킷을 벗는 수고로움 없이 라운지에서 편안히 비행기 시간만을 기다리면 된다고 하네요.
라운지 내에서 바츨라프 하벨 공항의 모든 항공편의 실시간 정보와 날씨 등 도착지에 대한 정보를 모니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잠시나마 이 라운지 로비에 앉아서 모니터를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그간 당연하게 생각했던 수속 과정들이 얼마나 번거롭고 불편하게 느껴지던지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본 느낌입니다.-
수속은 물론 탑승에서도 VIP 라운지 이용객은 특별한 대우를 받습니다. 비행기 탑승 시간이 되면 일반 이용객과는 다른 전용 통로를 통해 비행기에 직접 탑승하게 됩니다. 탑승에 필요한 몸 수색 역시 라운지에서 무인 탐색기를 통해 이뤄지죠. 게다가 탑승 순서 역시 가장 먼저/ 가장 나중 이렇게 두 가지 방법을 이용객이 직접 결정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정말 '특급' 서비스죠. 이 VIP 라운지를 1%만을 위한 서비스라고 소개한 관계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웬만한 면세 쇼핑 역시 이 라운지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습니다. 라운지 복도에는 이렇게 면세 상품이 가격 소개와 함께 진열되어 있고 곳곳에서 쇼핑 관련 책자를 볼 수 있었습니다. 이 곳에 진열된 면세 상품은 아무래도 높은 가격대의 귀금속과 액세서리 위주로 구성되어 있더군요. 이 VIP 라운지는 그 자체로 바츨라프 하벨 공항 내의 또 다른 '고급 공항'입니다. 수속부터 탑승, 쇼핑까지 공항의 서비스를 모두 이 곳 안에서 이용할 수 있으니까요. -그것도 아주 고급지게-
VIP 라운지의 로비를 감탄하며 바라본 후 들어간 곳은 객실입니다. 각 객실 앞에는 런던, 프라하 등 도시 이름을 딴 명패가 있었습니다.
복도와 문 앞의 풍경, 그리고 문 너머 보이는 객실 풍경이 쉽게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로 위압감이 있더군요. 프라하에 왔으니 역시나 '프라하' 방에 들어가야겠죠?
우리 블로거 팀이 모두 머물러도 여유로울만한 커다란 객실에는 편안한 소파와 각종 편의 시설이 비치되어 있고, 이용객을 위한 와인과 다과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고급 와인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소식에 몇몇 블로거들은 '그럼 본전 뽑을 수 있겠다'며 잠시 흥분했지만, 이 라운지 이용 시간은 최대 두 시간이라는 사실을 곧 알게 됩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바깥과 완벽히 차단되는 고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무척 마음에 들더군요. 이 곳에서 충분히 여유롭게 머물게 된다면 장시간 비행의 부담감도 조금은 누그러지지 않을까 싶어요.
이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바츨라프 하벨 공항의 VIP 라운지 체험이 끝났습니다. 상위 1%만을 위한 서비스가 어떤 것인지 간접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궁금했던 이 라운지의 가격에 대한 설명이 있었는데, 1인 기준 약 100유로로 한화로 약 15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탑승 두 시간 전부터 이용할 수 있다고 하니 한 시간에 약 75만원, 상위 1%만을 위한 라운지 다운 가격입니다.
언젠가 저도 당당히 이런 서비스를 누릴 기회가 오기를 바라며,
다음은 그나마 친근한 마스터카드 라운지를 체험하러 갑니다.
프라하 공항이 즐거워지는
마스터카드 라운지에서의 기다림
으리으리하지만 위압감도 동시에 느낀 VIP 라운지 관람을 끝내고 마스터카드 라운지를 찾았습니다. VIP 라운지가 1%를 위한 고급 서비스를 지향한다면, 이 곳은 그래도 많은 분들이 비교적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죠. 실제로 제가 이 곳을 찾은 시간 동안에도 꽤 많은 분들이 라운지를 이용하고 계셨습니다.
저 테이블과 의자가 어딘가 불편해 보이는 것은 VIP 라운지를 먼저 보았기 때문입니다. VIP 라운지 못지 않은 넓은 규모에 이용객이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는 여유롭고 정감있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죠. 이용객의 옷차림과 표정에서도 알 수 있듯 확실히 이 곳은 캐주얼한 라운지입니다.
친절한 공항 관계자의 설명을 들으며 라운지 내부를 구석구석 둘러봅니다. 커다란 원탁이 있는 이 곳은 차와 음료, 간단한 다과가 있는 공간입니다.
VIP 라운지의 고급스러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충분히 감각적이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어요.
라운지 곳곳에 비치된 맥주와 차, 와인 등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일찍 왔다면 많이 먹고 왔을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소담스러운 샌드위치까지, 비행기를 기다리며 보내기 참 좋은 분위기였어요.
가족이나 연인끼리 여행을 한다면 번잡한 공항 한 쪽에서 시간을 보내기보단 이렇게 라운지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갖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VIP 라운지의 가격이 큰 충격이었던지, 이 마스터카드 라운지의 가격은 충분히 납득할만 했어요.
한화로 약 4만원 정도로 기억하는데 PP카드 소지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감각적으로 배치된 좌석에 편하게 앉아 여행을 정리하며 비행시간을 기다리게 됩니다.
샌드위치와 과일, 맥주를 챙겨 앉으면 남부럽지 않은 여행 마무리가 되겠죠.
맛있어 보이는 음식이 참 많았는데, 이 날따라 어쩐지 속이 좋지 않아 샌드위치와 와인 정도만 이용했습니다.
-그래서 후회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동안 출국날의 공항 풍경이라 하면 탑승 게이트 앞 벤치에서 멍하니 아쉬움만 하나씩 날리던 기억뿐이었는데
깔끔하고 조용한 라운지에서의 시간은 왜 그 동안 이용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좋았습니다. 가까워지는 탑승 시간이 더 아쉬울 정도로 말이죠.
조용한 라운지에서 여행을 정리하던 이 시간이 너무 좋아서, 으리으리한 VIP 라운지보다 저는 이 마스터카드 라운지가 더 기억에 남아요.
편안한 좌석 외에도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눈에 띄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서비스, 해외에선 이만한 게 없죠. 그 동안 바쁘게 여행하느라 잊었던 고국의 소식들을 찾아보고, 마음으로 먼저 귀국 준비를 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더불어 아이들을 위한 놀이방도 라운지 한 켠에 마련되어 있네요. 가족 단위의 여행에서 시끄럽고 번잡한 공항 풍경은 아이들에게 영 낯설고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 이 놀이공간만으로도 라운지 이용을 고려해볼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라운지 관람이 끝나고, 이제 인천으로 갈 비행기를 기다리며 프라하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합니다.
여행의 마지막 일정이 편안한 분위기에서의 기다림이라 개인적으로 무척 좋았습니다.
이렇게 5박 6일, 낭만의 도시 프라하에서의 시간이 마무리 되었어요.
고요한 라운지에 앉아 있으니 정신 없이 지나간 그 동안의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릅니다.
그렇게 이제, 헤어져야 할 시간
Sbohem, PRAHA!
라운지의 시계는 어디가 잘못된건지, 시간이 참 빨리 지났습니다.
잠깐 앉아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구경했을 뿐인데, 금방 우리가 탈 비행기가 도착했다고 하네요.
아마 이 순간엔 다들 저처럼 이 곳에 조금 더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무척이나 큰 공항인 인천 공항에 비해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은 참 아담합니다.
수속을 하면서도, 면세점을 돌고 탑승구로 가면서도 줄곧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조금 걷다보면 금방 도착하거든요.
탑승 전의 소지품 수색 과정 역시 탑승구 입구 쪽 아주 좁은 공간에서 단촐하게(?) 이뤄집니다.
떠나기 전 마지막 프라하의 모습,
처음 바츨라프 하벨 공항에 도착했던 날의 눈부신 봄 풍경과 대비되는 찌푸린 표정으로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안녕, 프라하. 잘있어!
낭만여행, 그렇게 5박 6일이 흘러가 버렸어요,
전부 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그 동안의 일들이 마냥 꿈같고, 비행기가 날아오르기 시작하니 그 동안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사진처럼 한 장 한 장 지나갑니다.
잠도 줄여가며 참 바쁘게 다녔고, 그러느라 어제를 추억하는 것도 사치 같았는데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비로소 그 모든 시간들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첫 날의 성대했던 웰컴 디너를 시작으로 저를 압도했던 성 비투스 대성당과 상상 속에만 있었던 프라하의 그림같은 풍경들, 그리고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걸으며 만난 장면들'까지. 바쁘게 돌아다닌 보람이 있었어요.
인천까지 또 다시 열 한시간의 비행,
프라하로 향하던 날의 설레임이 빠진 귀국길은 무척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가만히 자리에 앉아 하나씩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열한시간이 부족할만큼의 추억들이 있어서
출국길보다 오히려 더 짧게 느껴졌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아쉬움에 다시 프라하 관련 영상을 찾아 감상하구요.
이제 이 장면 속의 장소를 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이 곳에 저의 추억도 있다는 것이 재미있어요.
이 비행기는 40분 후에 인천 국제 공항에 도착합니다-
언제나 그렇듯 제 여행의 마무리는 다시 시계를 이 곳의 시간으로 맞추는 것입니다.
프라하를 떠난지 열 시간, 시계는 네시를 가리키고 있지만 한국은 일곱시간 더 앞에 있습니다.
항상 시계 태엽을 돌릴 때면 설명할 수 없는 아쉬움에 사로잡힙니다.
그래서 항상 이건 미루고 미루다 마지막에 하는 일이 됐죠.
그렇게 인천 공항에 도착하고, 여행도 꿈도 모두 끝이 났습니다.
오래 기다린 시간에 비해 너부 짧았다고,
짧은 꿈 치고는 너무 달콤했었다고 중얼거리며
낭만 여행의 마지막 페이지가 이렇게 넘어갑니다.
행복했어요, 프라하
고마웠어요, 올림푸스와 체코 관광청
즐거웠어요, 우리 블로거 팀
안녕, 언젠가 또 만나요!
[ 낭만 여행 in 프라하, 올림푸스 OM-D E-M5 Mark II와 함께 ]
올림푸스 OM-D E-M5 Mark II과 함께 떠난 프라하 낭만 여행 - 시작. 블로거 체험단 발대식
Prologue. 낭만의 도시 프라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땅에서의 이야기들
1. 안녕, 프라하! (Ahoj, PRAHA : 출발하는 날)
2. 낭만적인 야경과 함께 한 저녁 식사 (웰컴 디너)
3.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첫번째
4.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두번째
5. 천년의 수도 프라하,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장소'들 - 세번째
6. 보석처럼 빛나는 프라하의 봄, 잊을 수 없는 '순간'들
8. 프라하에서의 낭만적인 티 타임, 이 곳은 어떠실지? - 스타벅스 프라하 성 지점
9. 낭만여행 in 프라하 - 9. 나를 사랑에 빠지게 한 프라하, 그 곳에서 마주친 '결정적 순간'
10. 잠들지 않는 낭만, 프라하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올림푸스 OM-D E-M5 Mark II로 쓴 야화(夜話))
11. 프라하의 낭만을 품은 린드너 호텔 (Lindner Hotel Prague castle) [숙소 이야기]
12. 낭만의 연속, 그 찰나의 모임. 영상으로 기록한 프라하의 빛나는 봄 (올림푸스 OM-D E-M5 Mark II 동영상 활용)
13. 낭만여행 in 프라하 - 13. 5분 영상에 담은 프라하 순수한 감동의 기록 (올림푸스 OM-D E-M5 Mark II와 함께 보다)
14. 프라하 여행 it place, 800년 역사의 전통시장 '하벨 시장(havelske trziste)'
15. '맥주 화장품'을 아시나요? 체코를 대표하는 코스메틱 브랜드 '마누팍투라(MANUFAKTURA)' 쇼핑 이야기
16. 체코 맥주 '필스너 우르켈'을 원없이 마실 수 있는 곳, 더 펍(The Pub) 프라하
17. 프라하 호텔 이야기 두번째 - 유럽 최고의 정원을 품은 아리아 호텔(Aria Hote Prague) & 코다 레스토랑 (Coda Restaurant)
18. 체코의 정신을 간직한 프라하 '존 레논의 벽(Lenon wall)'
19. 이 땅에선 호우마저 낭만적이어라 (올림푸스 OM-D E-M5 Mark II 방진방적 테스트)
20. 체코 전통 인형 '마리오네트'를 만날 수 있는 곳, 마리오네티 스토어 프라하
21. 프라하 번화가에 위치한 보석같은 호텔 센츄리 올드 타운 프라하 (Hote Century Old Town Prague)
22. 여행의 끝에서 추억하는 프라하 바츨라프 하벨 국제 공항과 체코 항공(Czech Airlines)
올림푸스한국 ㈜ http://www.olympus.co.kr/imaging
체코관광청 http://blog.naver.com/cztseoul
체코항공 http://www.czechairlines.com
‘이 포스팅은 올림푸스한국㈜, 체코관광청, 체코항공의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