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hoot as you see it "
드디어 나왔습니다,
게다가 '라이카'에서 나와버렸습니다.
나와'버렸다'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이 카메라의 정체는
28mm Summilux 렌즈를 붙인 풀 프레임 카메라
완전히 새로운 라이카의 라인업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 라이카 Q입니다.
- 여기서 잠시 추억해보는 이 방면에선 시조새 같은 존재, 소니 RX1 -
사실 이 렌즈 붙박이 풀 프레임 카메라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카테고리입니다. 아직까지도 가장 인상적인 카메라를 꼽으면 소니의 풀프레임 컴팩틑 카메라 RX1을 꼭 세 손가락 안에 꼽을 정도니까요. 이미지 품질을 보장하는 '풀 프레임 센서'에 화질을 최적화 한 '붙박이 렌즈', 그리고 그 구조상의 장점으로 탄생한 '작고 가벼운 바디'. 이 셋이 조화를 이룬 이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는 아무리 생각해도 저의 궁극적 그리고 최종 목표입니다.
지금도 풀 프레임 카메라에 35mm 렌즈 하나만을 사용하고 있으니까요.
카메라 열심히 많이 만드는 소니가 RX1 시리즈는 유독 오랫동안 침묵하고 있는 사이에 경쟁 제품이 느닷없이 라이카에서 나왔습니다.
아시다시피 빨간색의 아우라를 등 뒤에 깔고 말이죠.
솔직히, 놀랐습니다. 요즘들어 '될 것 같은 건' 다 만들고 있는 라이카라지만 자사 디지털 M 시리즈를 위협할 수 있는 제품은 당분간 내놓지 않을 줄 알았거든요.
어쩌면 이것이 M과 비교될 카메라는 아니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겠지만요.
그렇게 탄생한 카메라가 바로 이 라이카 Q입니다.
라이카 Q (LEICA Q)
포맷 : 24 x 36mm Full Frame
이미지 센서 : 2,400만 유효화소 CMOS
렌즈 : LEICA Summilux 28mm F1.7 ASPH (9군 11매, 비구면 렌즈 3매)
초점 방식 : AF/ MF
최단 촬영거리 : 30cm (MACRO 모드시 17cm)
셔터 속도 : 1/2000 - 30초 ( 전자식 셔터 사용시 최대 1/16,000초)
감도 : ISO 100 - 50,000
동영상 : 1920 x 1080 Full HD / 60p
디스플레이 : 3인치 104만 화소 LCD (터치 조작)
뷰파인더 : 368만 화소(1280 x 960) 전자식 뷰파인더
무선 통신 : Wi-Fi
배터리 : 리튬 이온 배터리 / 1,200mAh
크기 : 130 x 80 x 93 mm
무게 : 590 g / 640 g
무척 흥미롭습니다. 2400만 화소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야 이미 RX1이 있으니 그렇다 해도 이 28mm Summilux 렌즈는 아주 흥미롭습니다.
스냅용으로 사랑받는 28mm 초점거리에 F1.7의 매력적인 조리개, 최대 17cm의 근접촬영 등 사양으로도 손색 없지만, 그보다 먼저 라이카의 Summilux 렌즈라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LEICA X 시리즈를 통해 이미 검증받은 렌즈 고정식 컴팩트 카메라에서의 라이카 렌즈의 존재감을 생각하면 말이죠.
그 외에도 ISO 100 - 50,000의 고감도 지원, Full HD 동영상에 눈이 가고 최근 라이카 T 등의 새로운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첨단 기술의 도입도 이뤄졌습니다. 104만 화소 디스플레이는 터치 조작을 지원하고, Wi-Fi 무선 통신 기능으로 스마트폰을 이용한 전송/원격 촬영을 할 수 있는데다 전자식 뷰파인더는 타사의 최신 카메라보다 높은 368만 화소의 초고화소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었습니다. 최근 라이카 카메라들이 기존에 고수했던 고집을 버리고 어떤 브랜드 못지 않게 최신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데, 라이카 Q에서도 이런 점이 잘 드러납니다.
디자인은 역시나 전통적인 라이카 카메라의 실루엣입니다.
최근 발표된 라이카 시리즈인 X, D-LUX, C, VARIO가 크기는 다르지만 모두 비슷한 디자인을 채용했으니 이게 최근 라이카 카메라의 패밀리 룩이라고 보아도 되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얼마 전 사용했던 D-LUX나 컴팩트 카메라 라이카 C와 비슷해 보입니다.
물론 크기도, 무게도, 화질도 무엇보다 가격도 현저하게 차이가 나겠죠. 볼커나이트가 상당히 고급스럽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면 출시될 '실버' 버전이 기대가 되는군요.
뒷면은 조금 더 '전통적' 디자인입니다. 버튼의 디자인과 전체 실루엣, 디스플레이 주변 모습들이 예전 라이카 시리즈인 M9을 연상시키는데요
고해상도 뷰파인더 부분이 생각보다 흉하게(?) 위치합니다. -아, 저건 좀-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후면 그립부인데요, 대부분의 라이카 카메라들이 돌출 형태의 그립 혹은 별도 액세서리를 이용해 그립부분을 보충했던 것과는 다르게
라이카 Q는 그립부가 오히려 안쪽으로 들어가 손가락을 파지할 공간을 마련한 것이 눈에 띕니다.
이런 방식은 영 생소해서 실제 제품을 쥐어보고 평가해야겠지만, 미관상으로는 그리 좋지 않네요.
최신 기술을 대거 넣었지만, 뒷면 디자인과 버튼의 배치에 있어서는 여전히 고집을 부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금 썰렁해요.
상단에는 전원 레버와 셔터 버튼, 동영상 녹화 버튼이 있고, 아날로그 조작 체계를 위한 셔터 속도 다이얼, 그리고 메뉴 이동과 기타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멀티 다이얼이 보입니다. 상단 인터페이스 역시 극도로 간결하고 깔끔합니다. 레버를 통해 전원과 싱글/연사 촬영을 선택하는 것은 라이카 X 시리즈에서 보던 방식이네요. 무게감이 느껴진 전/후면 디자인과 달리 상단은 이 인터페이스 때문에 컴팩트 카메라 같은 인상이 강합니다.
또 좌, 우를 보면 그런대로 또 라이카의 '비싼' 카메라 같고요. 붙박이 카메라에서 오는 구조적인 이점으로 카메라 본체의 두께가 기존 풀프레임 카메라인 라이카 M 시리즈보다 얇아졌다고 하는데, 사진에서도 그런 점을 확실히 느낄 수 있습니다. 렌즈가 본체에 비해 무척 크군요.
전용 후드를 끼우면 렌즈가 차지하는 체감 부피가 절반 이상이 될 정도로 이 카메라는 '렌즈 중심'의 카메라입니다.
모두 이 카메라가 '풀 프레임 카메라'라는 것에 가장 먼저 주목하시겠지만, 정작 라이카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이 카메라의 '렌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초로 시도된, 라이카 Q만을 위한 렌즈 LEICA Summilux 28mm F1.7 ASPH렌즈 말이죠.
라이카 X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이 카메라를 이루고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렌즈'라고 설명했을만큼 라이카는 카메라보단 '렌즈' 위주로 평가받는 광학 기업이죠.
실제로 디지털 카메라의 중심인 이미지 센서는 타사에서 생산하고 있으니까요. 아직 본격적인 평가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그럼에도 이 카메라의 실질적인 주인공은 이 28mm Summilux 렌즈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스냅 촬영에 사랑받는 28mm 초점거리와 F1.7의 밝은 조리개, 그리고 최대 17cm 근접 촬영이 가능한 접사 성능까지. 28mm를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라이카 M에 28mm 렌즈를 사용하시는 것보다 오히려 이 카메라가 매력적일 수 있겠어요.
그 동안 X, VARIO 시리즈를 통해 라이카의 최적화된 붙박이 렌즈가 보여주는 엄청난 성능을 우리는 경험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이 카메라가 교환식 카메라와 28mm 렌즈를 사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이미지를 뽑아줄 수 있을 거라고, 저는 조심스레 기대해 보게 되구요.
그리고 이 카메라에 새롭고 즐거운 기능들이 있는데요,
크롭 모드를 통해 35/50mm 촬영을 지원하는 것을 첫 번째로 꼽을 수 있습니다.
이미지 일부분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각각 35mm와 50mm 촬영에 해당하는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는 것이죠.
28mm 렌즈에 못내 아쉬움을 느끼실 수 있는 저같은 유저들에게 위안이 되는 기능입니다.
물론 이미지 일부분을 사용하는 방식이라 사진 크기는 작아지게 됩니다. 이 빛나는 Summilux 렌즈의 주변부 표현을 떼어내야 한다는 점도 아쉬움이고요.
파인더와 LCD에 위와 같이 프레임 라인이 표시되어 35 / 50mm 촬영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라이카 M의 뷰파인더에 표시된 프레임라인과 동일한 표현 방식인 것으로 보입니다.
- 아 이러면 또 고민되는데 -
그 외에도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터치 스크린과 Wi-Fi를 라이카 카메라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의미있는 일입니다. 제가 사용했던 라이카 카메라들이 사진을 위해 여러가지를 포기해야만 했다면, 이제 이런 기능들이 충분히 보상을 해 주겠죠.
그래서 살만한 카메라인가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온 라이카 Q,
화려하고 매력적이지만, 그래서 살만한 카메라냐 하면 아직은 "글쎄?"입니다.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의 수요층, 그리고 라이카 카메라의 주 고객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이 카메라가 자리잡을만한 위치가 단단하지 못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인데요,
라이카 카메라 마니아층이 라이카의 다양한 렌즈를 사용해 보기 위해 카메카를 선택한다는 것을 보면, 정작 이 카메라는 라이카 마니아들이 열광할 카메라는 아닙니다. 게다가 그 외 다른 브랜드 사용자를 흡수하기엔 500만원이 넘는 가격적인 부담, 그리고 머지않아 발표될 RX1의 후속 시리즈가 낮은 가격에 앞선 성능으로 출시될 것을 예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 가격은 이미 나왔습니다 -
이 카메라의 28mm 렌즈는 호불호가 갈리는 초점거리이기 때문에 이 카메라의 단점으로 꼽을 수는 없지만 RX1이 채용했던 35mm보다 범용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저도 처음 이 카메라의 루머가 들려오기 시작할 때부터 35mm Summicron 렌즈가 달린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라면 현재 사용중인 M과 35mm 렌즈 대신 가볍고 작은 구성으로 전환하겠다 마음 먹었지만 28mm는 개인적으로 선호하지 않는 초점거리라 아쉽습니다. 물론 크롭모드가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죠.
이쯤되면 사실 이 라이카 Q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풀프레임 카메라의 전성시대, 렌즈 고정식의 풀프레임 컴팩트 카메라가 여러 브랜드에서 러시하길 기대해 봅니다. 역시나 가장 기대되는 것은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소니의 RX1 Mark II겠죠. 카메라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점차 시들해지고 있지만, 이런 핫한 카메라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가격까지 발표가 된 것을 보니 곧 라이카 Q의 여러 사용 후기가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여유있게 지켜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