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카페의 입구에 서니
'오늘 하루 어땠어요?'
라는 질문을 받는 것 같았습니다.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동네가 있는 줄 몰랐던 것이 후회가 됐던 늦 봄 어느 날,
처음 찾은 성북동의 카페 '일상'입니다.
좋은 분께 추천을 받고 다녀 왔어요
카페 일상에 오기까지 걷던 성북동 길은 서촌 골목을 걷는 듯 여유롭고 좋은 정취들이 곳곳에 있었습니다.
목적지였던 이 카페의 분위기 역시 제가 느낀 성북동의 분위기를 꼭 빼닮았어요.
크지 않지만 여유롭고, 낡았지만 멋스러운.
주문을 하려는 저에게 사장님이 먼저 오늘은 케냐 원두가 좋다며 말을 건네십니다.
날씨가 많이 따뜻해졌으니 차가운 것이 좋을 거라면서요.
그렇게 오늘의 '일상'은 차가운 커피로.
커피잔까지 서늘한 느낌의 시원한 아이스 커피!
사실 이 날은 오전부터 이미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온 터라 다른 차를 마실까 했는데,
사장님의 추천이 있기도 했고, 원두를 구입해 가시는 분들을 보니 이 카페의 커피가 궁금하기도 했죠.
다른 커피와 조금 다른 점을 느꼈다면 맑고 깨끗하다는 것?
점심도 거르고 커피만 두 잔 째라 마시기가 힘들 줄 알았는데
걱정과 다르게 향도 맛도 충분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오며 흘린 땀을 식혀줄 만큼 시원해서 좋기도 했고요.
크지 않은 실내에 내부 인테리어도 참 소박합니다.
'이런 분위기의 카페를 어디선가 또 본 적이 있는데'라고 생각 해 봤는데,
직접 로스팅 하는 카페들이 대부분 비슷한 느낌을 제게 줬던 것 같습니다.
가구나 테이블 등에서 오는 것이 아닌
'향기'와 '여유'에서 오는 느낌이요.
앉아서 시간이 조금 흐르니 작은 카페를 가득 채운 인파가 빠지고 저 혼자 남아
잠시나마 '일상'의 여유를 즐겨 봤는데요,
그러던 중에 방금 내렸다며 드셔보시라는 커피 한 잔.
이런 여유가 아직 서울에 남아 있었군요 :)
너무 늦게 발견한 보석같은 동네 성북동 골목
조만간 꼭 다시 찾아 오겠노라 다짐하며
그 때는 이 카페 일상의 입구에서
'오늘 참 좋은 하루였어요'
라고 대답할 수 있길 소망 해 보았습니다.
추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