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서브 카메라 찾기, 이번엔 라이카 X2
지난해부터, 아니 어쩌면 몇 년 전부터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서브 카메라’를 찾기 위한 모험은 최종 후보였던 라이카 X1과 후지필름 X100을 저울질 한 끝에 X1으로 최종 결정(?) 된 것 같았지만 (http://mistyfriday.tistory.com/1911) 그 후 제 맘을 한 차례 사로잡은 D-LUX Typ109로 다시 한 번 바뀌게 되었고,(http://mistyfriday.tistory.com/2119) 더 없이 좋다고 생각했던 그 D-LUX에도 결국 적응을 하지 못해 다시 출발점으로 되돌아 와 버렸습니다. 그리고 요즘엔 D-LUX에 이어 다시 라이카 X 시리즈로, 그 중에서 X1의 후속 제품인 X2를 사용 중입니다. X1에서 X2로 이름은 바뀌었지만, 결국 제자리로 온 셈이죠.
서브 카메라로서의 X1의 장점은 저렴해진 가격과 만족할만한 화질이었는데, 최근 X2 역시 new X의 발매와 다양한 경쟁 제품들 때문에 그 못지 않게 저렴해졌고,
사용해보니 X1과 상당 부분 차별화에 성공한 것들이 있어서 현재는 이 X2를 서브 카메라로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 대비 깡통인 AF 성능과 처리 속도 등은 여전히 그대로입니다.
끝난 줄 알았던, 하지만 결국 다시 시작된 ‘나의 서브 카메라 원정기’, 이번엔 어느덧 ‘올드 카메라’ 소리를 듣게 된 라이카의 컴팩트 카메라 X2입니다.
라이카 X2
- 1620만 화소 APS-C 이미지 센서
- 라이카 DC Elmarit 24mm F2.8 렌즈 (환산 35mm)
- ISO 100-12500
- 1/2000 ~ 30 초
- 30 cm 접사
- 2.7인치 23만 화소 LCD
위 열거한 사항 외에는 특별히 적을 것도 없는 ‘깡통 카메라’입니다.
그저 APS-C 이미지 센서와 엘마릿 렌즈의 화질, 이 둘만 보고 사용하는 카메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혹자는 여기에 ‘라이카’의 감성 혹은 특별한 느낌이 들어간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특이하긴 하나 특별하다고 하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어 제외했습니다.
2012년 출시되었으니, 디지털 카메라의 수명으로선 이제 꽤 늙어버린 카메라지만 그걸 감안하더라도 성능에서 매우 열악합니다.
동영상 촬영도 되지 않고 후면 LCD는 대체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저질이죠.
그나마 ‘태생적 불량’에 가까웠던 X1의 느린 AF나 저장 속도에 비하면 조금이나마 성능 향상이 있는 것이 다행입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1600만 화소 APS-C 이미지 센서와 라이카 24mm 엘마릿 렌즈 이 둘의 조합이 이미지 품질 면에서는 동급 어느 카메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아 현재까지도 많은 분들이 사용하고 계시죠. 저 역시도 다른 모든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이 X 시리즈의 화질 만큼은 매우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X1에 이어 X2를 결정하게 된 것이겠죠.
그럼 짧은 기간동안 사용해 본 라이카 X2에 대한 소감을,
그간 찍은 사진과 소감을 중심으로 적어보겠습니다.
제가 사용 중인 카메라는 X2 폴 스미스 에디션으로, 외관을 제외하면 일반 모델과 동일합니다.
가장 먼저, X1과의 차이점
X2를 평가하기에 앞서, 전작 X1에 대한 이야기가 빠질 수가 없습니다.
APS-C 이미지를 탑재한 라이카의 첫 컴팩트 카메라, X 시리즈의 시작인 X1은 믿을 수 없는 저속, 저성능에도
이미지 센서와 렌즈가 만드는 뛰어난 화질 때문에 시장에서 적지 않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출시 가격이 꽤 비쌌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X2 그리고 현재 new X와 X-E까지 계속해서 시리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라이카 X2는 X1의 후속작이지만, 전작의 불편함을 개량한 ‘마이너 업데이트’의 성향이 강한 제품입니다.
외관이 일단 동일하고, 배터리와 액세서리 등을 공유하는 같은 ‘플랫폼’인 제품이며, 무엇보다 가장 핵심인 렌즈가 동일하게 탑재됐죠.
물론 또 다른 핵심 요소인 이미지 센서가 1200만에서 1600만 화소로 크게 업그레이드 되었고,
무엇보다 X1 사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AF 속도와 저장 속도가 향상 되었습니다.
사실 이 둘 만으로도 X2로의 업그레이드가 충분히 설득력 있을 만큼 촬영 만족도가 크게 올라가죠.
처음 X2을 잡고 느낀 점도 생각보다 많이 빨라진 AF 속도였습니다. 사용하기 전엔 X1과 크게 차이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 정도면 꽤나 의미 있는 발전입니다. 애초에 X1으로는 종종 촬영을 포기해야 했던 순간들이 이제는 느리지만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바뀐 것이 큰 변화죠.
이와 함께 X1의 ‘눈엣가시’였던 접사 모드 변환이 없어졌습니다.
30cm 접사를 이용하기 위해 X1에서는 매크로 모드를 따로 설정해야 하지만, X2는 별도의 접사 모드 없이 일반 촬영 모드에서도 30cm 근접 촬영이 가능합니다.
물론 30cm 접사가 ‘접사’라고 하기에도 조금 민망한 거리이긴 하지만 그래도 종종 근접 촬영을 해야 할 때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환영할 만 합니다. 안그래도 느린 X1으로 접사모드 설정까지 하려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니었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와닿은 x2의 큰 변화로 외장 EVF 사용을 들 수 있습니다.
뷰파인더가 없는 X 시리즈의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는 그냥 ‘유리 파인더’ 형태의 광학 외장 뷰파인더를 사용했지만,
X2 부터는 전자식 뷰파인더를 지원하게 되면서 야외 촬영에서 잘 보이지 않는 후진 LCD를 보완해주고, 다양한 앵글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X1, X2의 LCD는 열악한 화질도 화질이지만 무엇보다 야외에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불만이었는데요,
EVF를 사용하게 되면 그 단점이 상당부분 해소가 됩니다. 물론 파인더 크기가 큰 편이라 X 시리즈의 장점인 휴대성이 크게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이제 조금 덛 카메라답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만족하면서 늘 EVF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X1 대비 X2의 가장 큰 변화이자 장점입니다.
1620만 화소 이미지 센서
물론 가장 큰 변화인 이미지 센서의 발전을 빼 놓을 수 없습니다. 렌즈와 함께 화질을 결정 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자 X 시리즈의 핵심인데요,
사실 서브 카메라로서 X1 역시 이미지 품질로서는 불만을 느낀 적이 없어 X2에서 극적인 감흥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물론 1220만에서 1620만 화소로 높아진 화소는 확실히 이미지를 볼 때, 그리고 활용할 때 장점이 있습니다. X1을 사용할 때 부족하지 않다고 느낀 1200만 화소가 막상 1600만 화소 사진을 만지다 보니 부족했었구나 라고 생각이 드는 것도 그런 맥락이겠죠.
이미지 품질을 평가하면서 화소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화소의 장점은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동일한 포맷, 즉 같은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라면, 그리고 같은 수준의 이미지 프로세스가 적용됐다면 아무래도 높은 화소의 이미지가 조금 더 풍부한 느낌을 갖고, 이미지를 보정하거나 잘라내서 사용할 때에도 이점이 있습니다. X1과 X2의 이미지는 크지 않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는데, 많은 분들은 그것을 이미지 센서에서 오는 색감과 대비 등의 차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저는 거기에 더 하나, 화소에서 오는 깔끔함의 차이를 이야기 하고 싶어요, 높은 화소의 X2의 이미지에서 X1보다 덜 거칠고, 세련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뛰어난 색 균형, 훌륭한 원본 이미지
색감에서는 사실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던 것이, X1과 X2 모두 DNG 촬영 후 보정해서 사용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둘 사이의 색감 차이를 크게 느껴지는 못했지만, X1이 상대적으로 대비가 강해 조금 더 인상적인 이미지를 만든다는 것이 제가 느낀 차이입니다. X2는 X1보다 조금 더 부드러워져서 기본 JPG 촬영 결과물은 항상 채도와 대비가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그것은 하이 컨트라스트 모노인 경조 흑백 모드에서도 동일하게 느껴졌는데요, X1의 경조 흑백 사진이 확실한 대비, 때로는 과하게 느껴지는 대비 때문에 오히려 부담스러웠다면, X2의 경조 흑백 이미지는 오히려 너무 부드러워서 대비를 조금 더 줘야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라이카 X 시리즈 = 경조 흑백
X 시리즈에선 역시 이 경조 흑백이 백미입니다. 강한 대비의 이 흑백 이미지 하나만으로도 이 카메라의 존재 가치를 설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매력적인 결과물을 안겨 주는데요, X2의 경조 흑백 역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인상적입니다. X1과 비교하면 조금 더 밝고 옅은 느낌인데, 그래서 경조 흑백으로 촬영할 때에는 노출을 1/3스톱 낮추고, 대비 효과를 조금 올려서 촬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X1에서 느꼈던 경조 흑백의 ‘쾌감’(?)을 비슷하게 느낄 수 있거든요.
35mm 단렌즈가 만들어내는 한정되지만 설득력 있는 프레임, 그리고 뛰어난 샤프니스까지
이 카메라가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바로 이 경조 흑백으로 찍을 수 있는 사진과 상당 부분 겹쳐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래서 이 카메라로는 주로 JPG + DNG 촬영을 통해 무보정 DNG 파일과 경조 흑백 JPG 사진 두 장을 촬영합니다.
물론 X1대비 적잖이 바뀐 흑백 톤 때문에 후보정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경조흑백만의 매력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35mm 단렌즈의 솔직함
오랫동안 35mm 렌즈 하나만으로 사진을 찍다 보니 서브 카메라에도 저도 모르게 35mm를 강요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X2 역시 환산 36mm 화각으로 가장 많은 분들이 사용하시는 표준 화각을 제공하고 있고 그만큼 찍을 수 있는 사진의 폭이나 광각, 망원에 치우치지 않은 활용도 등이 장점이죠.
좁아서 답답하지 않고, 넓어서 부담스럽지 않은 35mm는 아무래도 단 하나의 렌즈만 선택하려고 하면 어쩔 수 없는 ‘결론’입니다.
물론 서브 카메라에서 단렌즈는 큰 단점이기도 합니다. 여행이나 풍경 등 주제에 맞는 촬영을 하기보단 가볍게 일상을 촬영하게 되는 주 용도에서 한정된 단일 화각은 곧 표현의 한계와도 같기 때문인데요, 오랫동안 단렌즈에 익숙해진 저는 24-75mm를 지원하는 D-LUX의 줌렌즈가 무척 편리함에도 오히려 집중도가 떨어져 적응에 실패했고, 제 용도에는 단렌즈쪽이 맞겠다 싶어 X2의 이 35mm 렌즈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처음 사용하시는 분은 이 답답한 렌즈 때문에 앞뒤로 이동하면서 불편함을 호소하시겠습니다만, 곧 적응 되니까요. 곧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게 되고, 자신만의 프레임을 갖게 되실거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 카메라의, 그리고 35mm의 가장 큰 장점을 꼽자면 ‘솔직함’입니다.
광각 렌즈의 왜곡도, 망원 렌즈의 배경 정리 효과도 배제된 35mm는 비교적 눈에 보이는 장면 그대로를 솔직하게 표현해 줘 사용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대로 전하기에 매우 좋은 ‘펜’이 됩니다. 그래서 처음엔 이 35mm가 참 재미없게 느껴지지만, 이 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은 하나같이 담백하고, 그만큼 전달력이 있죠.
미사여구 없는 글이 우리에게 오히려 더 강하게 와 닿는 것처럼요.
X2의 렌즈는 라이카에서 제조한 고성능의 엘마릿 렌즈이지만 -그래서 바디 가격이 곧 렌즈 가격이라는 얘기도- 이미지 센서는 소니의 비교적 구형 센서입니다.
따라서 이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에 대해서는 굳이 환상을 갖지 않아도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 센서가 우수한지 이미지 품질에는 X1부터 X2까지 줄곧 만족하고 있습니다. 우선 화이트 밸런스가 매우 정확한 편이라 JPG 촬영에서도 만족할 만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고, 높은 수준의 명/암부 표현도 가지고 있어 DNG 촬영 후 후보정 역시 매우 수월합니다. 저는 X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가장 크게 만족하는 점이 이 DNG 파일의 매력인데요, 동일하게 무보정 RAW 촬영한 비교 카메라 - 후지필름 X100, 파나소닉 LX100 등- 의 RAW 이미지들의 후보정에서 유독 어려움을 겪었는데, X 시리즈는 이런 점에서 큰 만족도를 주었습니다. 특히나 화이트 밸런스의 정확도는 함께 사용중인 라이카 M 보다도 뛰어난 경우가 많아서, 35mm를 주력으로 컴팩트한 카메라를 원하시는 분은 이 X2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추천하게 되었죠.
30cm 접사의 높은 활용도
30cm 근접 촬영은 이제 따로 접사 모드를 설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무척 편합니다.
X1은 포커스 버튼을 눌러 접사 모드를 설정하고 그 느린 AF를 참고 기다려야 했지만 -그래서 보통은 포기하고 아이폰을 꺼냅니다-
X2는 그 번거로움이 크게 줄었죠, 그래서 전보다 접사를 많이 찍었습니다. 저에게 서브 카메라는 접사 비중이 높은데, 그런 점에서 30cm가 부족하긴 해도 확실히 활용도가 늘었다는 점에서 반갑습니다.
대형 이미지 센서에 조리개 값도 F2.8이니 이렇게 배경 흐림도 연출할 수 있고요.
400장 촬영 가능한 배터리
X1과는 같은 배터리를 사용하지만 배터리 성능이 약 400장으로 크게 향상됐습니다. X1은 200장 남짓인 배터리 성능 때문에 종종 추가 배터리를 가지고 다녀야 했는데
X2는 배터리 하나로 하루 정도는 여유 있게 찍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화소도 더 높고 성능도 더 좋은데 어떻게 배터리까지 더 오래 쓰는지가 새삼 신기하지만, 이것 역시 X2의 장점으로 생각하고 그저 즐겁게 쓰고 있습니다. 사실 저에게는 화소 같은 큰 변화보다 이런 소소한 ‘개선사항’들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건 역시, 나와의 '거리'
그래도 역시나 가장 좋은 것은 작고 가벼운 서브 카메라로서, 그리고 그 가벼움과 비교하면 놀라운 고화질로 매일 함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거운 메인 카메라로는 다가갈 수 없는 장면에 과감하게 다가갈 수 있고, 그만큼 결과물의 느낌 역시 친근하고 가까워집니다.
크기가 작은데다 셔터 소리도 없는 듯 작아서 사진 찍을 때 주변 시선에서도 자유롭죠.
그래서 카페나 음식 사진 찍을 때도 부담이 없습니다.
특유의 가벼움 때문에 걷다가 원하는 장면이 나오면 언제든 가방에서 꺼내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그래서 종종 뜻하지 않은 '마음에 드는 사진'을 얻게 됩니다.
물론 이것은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이미지 품질’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기능과 높은 성능 때문에 출시 직후 구입한 D-LUX Typ109가 끝끝내 채워주지 못한 것이기도 하구요.
그런 면에서 X2는 D-LUX와는 어쩌면 저에겐 정반대 성향의 카메라입니다.
화질 빼고는 모든 것이 불만인 카메라 vs 다 좋은데 끝끝내 사진이 아쉬운 카메라
저는 집에 와서 사진을 보며 보정하는 즐거움을 중요시하는 사용자인지 결국 전자쪽으로 마음이 기울게 된거죠.
그리고 짧은 기간이지만 X2로 찍은 사진들을 보다보면 아직까지는 과감히 X2를 선택한 것이 잘 한 것이다 싶습니다.
이 카메라의 답답함에서 '나'와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우다
사실 이번 X2의 평가에서 1620만 화소 이미지 센서의 화질이나 이 카메라의 열악한 기기적 성능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그건은 이 카메라를 철저하게 ‘서브 카메라’로 접근한 저의 극도로 한정된 용도, 그에 따른 낮은 기대감 때문일 것입니다.
X1에서 X2로, 중간에 다른 카메라들이 있었지만 결국 X 시리즈로 서브 카메라를 유지하면서 '작고 가벼운 휴대성에 만족할 만한 화질’, 이렇게 두 가지를 가장 크게 고려했고
그 점에서 이 X 시리즈가 결국 가장 강한 인상을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검증된 APS-C 이미지 센서와 24mm 엘마릿 렌즈의 화질은 X1이나 X2 모두 동급 카메라에선 어떤 카메라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더불어 같은 구성의 소형 DSLR 혹은 미러리스와 24mm 렌즈의 조합을 생각하면 가격과 성능에선 열세, 휴대성과 화질에선 우세로 평가할 수 있는데 저에게는 후자의 둘이 중요했거든요.
제가 평가하는 X2의 장단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장점-
1620만 화소로 향상된 APS-C 대형 이미지 센서의 풍부한 화질
여전히 놀라운 24mm 엘마릿 렌즈의 성능
35mm 단렌즈 특유의 솔직한 프레임
작고 가벼운 휴대성
DNG 파일의 우수함
그리고 전작 X1과 비교할 때의 장점
체감할 정도로 빨라진 AF 속도
메뉴 조작과 파일 저장 등 전반적인 시스템 속도 향상
1620만 화소로 높아진 이미지의 풍부한 표현
EVF를 이용한 뷰파인더 촬영
두 배 가량 향상된 배터리 성능
-단점-
여전히 느린 AF 속도
동영상 촬영 불가
비싼 가격
다소 재미없는 색감, 경조 흑백의 매력 반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 여러분이 굳이 빠른 AF와 다양한 기능의 카메라가 필요하지 않으시다면
오히려 불편함을 이용해 신중하게 사진을 ‘찍어 내는’ 즐거움에 도전해 볼 의향이 있으시다면
확실히 라이카 X2는 추천하고 싶은, 현재도 분명히 가치가 있는 카메라입니다.
지금 날고 긴다는 카메라도 몇 년이 지나면 답답해서 쓰지 못하는 카메라가 되겠죠,
그러니 애초에 이런 불편함으로 한 번 시작해 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한 건, 찍은 사진들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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