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처음으로 캘리그라피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들었던
어울림 한글일일달력전,
어찌어찌하다보니, 저도 여기 참여하게 되었네요.
촌놈이 이렇게 멋진 일에 이름 하나, 작품 한 점 밀어넣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게 감격스러워서
전시 시작하자마자 다녀왔습니다.
벌써 세번짼가,
해마다 진행하고 있더라구요.
365명이 참여하는, 나름 큰 행사죠.
세종문화 회관 세종 이야기 전시장 한쪽에 마련된 전시장입니다.
복도 끝까지 일렬로 늘어선 2015년 캘리그라피 달력 전시
지나가는 길에 부담없이 들러 보고가도 좋을 가볍고 즐거운 전시 분위기였어요.
편하게 앉아서 감상할 자리도 있고요
이렇게 한 바닥에 한 달 달력이 모두 모여 있어요.
이 한글일일달력전은 2015년 한 해의 달력을 365일, 총 365명이 하루에 한 글자씩 캘리그라피로 달력을 만드는 전시입니다.
저처럼 이제 막 캘리그라피를 배우는 학생부터 전문 강사와 작가, 그리고 초청된 사회인사 그리고 연예인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완성시킨 전시라 저는 더욱 참여하게 된 것이 기뻤습니다.
저는 거꾸로 12월부터 감상해봅니다-
이렇게 총 1년 열 두달을
열 두바닥 달력으로 완성.
캔버스에 프린트 된 글씨들이 왠지 화선지나 종이에 있을 때보다 훨씬 더 그럴듯해 보이는 데다
365명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 그리고 개성 넘치는 아이디어와 구성이 담겨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다른 해보다 글씨 자체의 수준도 꽤 높더군요, 올해는.
- 아, 괜히 했나 -
센스 넘치고, 완성도 짱짱한 글씨들을 보니
그래서 더욱 부끄러워지는 그 사이의 제 글씨
저는 9월 16일 글씨로 참여했습니다.
쓸 때는 몰랐는데, 프린트 된 걸 보니 너무 얇아서 잘 보이지 않는군요 :(
저 가르쳐주신 캘리향 선생님 작품도 있고
그 외에도 정말 기발하고 멋진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하나하나 보면서 즐거워하고
또 자책하기도 하고.
한쪽엔 저렇게 작품들을 빔 프로젝터로 크게 감상시켜주기도 하구요.
제 이름도 있군요!
- 아니 근데 저 분은 본명이 분홍돌고래신가... 분 씨? -
요즘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하시는 캘리그라피,
게다가 어느 전시보다 많은 분들의 아이디어를 볼 수 있고
올해는 작품 수준까지 높아서
캘리그라피 관심 있으시거나 배우고 계신 분들한테는
정말 많이 도움이 될 전시인 것 같습니다.
꼭 관심이 있지 않은 분들도
그냥 아 글씨가 이렇게 표현될 수도 있구나 하시면서
즐겁게 볼 수 있는 전시인 것 같아요.
내년엔 좀 더 오랫동안 잘 준비해서
창피하지 않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