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의 한복판
대림 미술관에서 전시 중인 트로이카전을 관람하고 왔습니다.
세 명의 핫한 아티스트로 구성된 트로이카의 시선을 통해 보는 환상의 세계라고 소개하면 될까요?
제목 트로이카:소리,빛,시간-감성을 깨우는 놀라운 상상
기간 2014.04.10. ~ 2014.10.12.
주최 대림미술관
장소 대림미술관
개인적으로 일반 갤러리보다 편하고 아늑한 관람 분위기에도
정작 전시 때마다 미어터지는 인파 때문에 제대로 관람이 불가능한 적이 많아 대림 미술관의 전시에는 안 좋은 기억이 더 많았는데요
평일 오후의 관람은 사람도 적고 한여름 더위를 잊게 할 만큼 시원하고 쾌적해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마도 대림 미술관에서의 첫 번째 좋은 관람 기억이 되겠네요.
관람료는 5천원이며 멤버쉽 등의 방법을 통해 조금 더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시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일반적인 미술, 사진전과 달리 조형, 설치 작품 등을 통해
시선을 포함한 다양한 감각을 이용, 작품을 감상하게 됩니다.
요즘 듣고 있는 미술/예술학 강좌를 통해 부쩍 관심이 생긴 형태의 전시라 기대가 되었습니다.
2층 전시장에 들어가면 처음 만나게 되는 Falling light
조명을 통해 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혹은 빛이 퍼지는 효과를 연출했습니다.
빛이 퍼지는 모양이나 하얀 전시관과의 조화 등이 아름다워서 많은 분들이 이 전시를 더욱 반가운 마음으로 맞게 해 주는 작품입니다.
다음은 한 장의 사진에 담은 잉크의 번짐
검정색 잉크가 사실은 이렇게 다양한 색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있다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적인 작품은 이 Electro probe입니다.
누구나 경험해봤을 전자 기기간에 발생하는 소음 - 이를테면 노래방 마이크가 스피커 쪽을 향할 때 발생하는 괴로운 소음 - 들을 다양한 기기들로 표현했는데요,
노트북이나 휴대폰, 게임기, 전등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항상 귀를 막아야 하는 소리, 조심해야 하는 소음으로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색다른 느낌이 들더군요.
그 외에도 그림 작품과 다양한 조형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히나 만 개가 넘는(기억이 정확하다면) 주사위로 만든 저 작품은 신선한 경험이었고,
가까이에서 볼 때와 멀리서 볼 때의 느낌이 달라 한참을 감상했습니다.
그 외에도 '자연의 파괴적인 힘'을 표현하기 위해 전기 불꽃으로 종이를 태운 종이와
왠지 유심히 보지 못했던 미로 조형물
그리고 수 많은 삼각형이 모여 결국 하나의 원을 만든다는 깊은 의미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일반적인 미술, 사진전과 달리 다양한 장르와 표현 방법의 작품들이 있어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다시 전시관 한 쪽 귀퉁이를 독차지한 커다란 조형물
The sum of all possibilities
전기 모터의 동작 원리를 응용해
서로 다른 회전을 가진 개체가 만들어 내는 수 없이 다양한 형태를 감상하는 것이 이 작품의 즐거움이라고 하네요.
시시각각 변하는 형태의 신기함, 또 아름다움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멈춰 서서 감상한 작품이었습니다.
마지막 4층에 전시된 arcades는 빛 만으로 구성된 작품입니다.
프리즘을 통해 빛을 구부리는 시도로, 아치 형태의 조형물을 가상으로 연출한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아 빛이 이렇게 휠 수도 있구나"
많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하나하나가 그 의도가 분명하고 인상적이었고, 표현 방법 역시 다양해서 좋았던 전시였습니다.
부착된 작품 설명 역시 친절한 편이었습니다만, 조금 더 작가의 의도를 깊이 알기 위해 대림 미술관 어플리케이션의 제품 설명을 들으면서 감상하면
조금 더 많이 생각하고 깊이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도 혹시 근처에 들를 일이 생기면, 다시 한 번 찾아서 천천히 볼 생각입니다.
물론, 사람이 없는 한가한 시간대라면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