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좋아하는 분이기도 하고,
홍대에 있는 카페도 종종 들러서
팬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이 분의 생각들과 글들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우연찮은 기회에
카페에 들렀다가 작가님께 직접 티켓을 받게 됐지요.
그 계기로 소중한 오후에 밤삼킨별 김효정님의 사진전을 보고 왔습니다.
아쉽게도 지난주 토요일에 끝난 밤삼킨별 사진전.
장소는 이색적인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
와, 그 이상하게 생긴 건물이 벌써 공사가 끝났나..? 하며 찾아갔습니다.
입구부터 시작된 밤삼킨별 특유의 사진과 글
그 동안 봐왔던 포토그래퍼들의 사진전과는 분명 다른 스타일로
특유의 감성과 다른 곳에서 느낄 수 없었던 시선들을 감상할 기대로 설렜습니다.
1층에 마련된 로비는 상당히 넓었습니다.
사람들과 이야기도 나누고 차도 마실 수 있고,
주말에는 이 곳에서 공연도 열렸다고 하죠?
오후 햇살을 받아 더욱 여유롭게 느껴지는 분위기였습니다.
평일 오후라 다행히 사람도 많지 않았구요.
지하 전시장으로 내려가는 길엔
이렇게 촘촘하게 사진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작지만 특유의 감성적인 사진들을 저도 모르게 한장 한장 감상하면서
걷다가 멈추다, 사진도 찍고 글도 읽어보고
그렇게 어렵싸리 전시회장에 들어갔습니다.
사진전의 제목은
'사진을 쓰다, 사진을 읽다'
글과 사진을 접목한 작가의 작품들과 잘 어울리는 문구입니다.
사랑이 물씬 느껴지는 메인 사진이 한 쪽 벽을 가득 채우며 관람객을 환영해주고 있네요.
평일 오후라 관람객이 없어서 편하고 한가롭게 사진 한장 한장을 제가 원하는 만큼 상세히, 눈으로 가슴으로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전시장에 가면 앞,뒷사람 발걸음에 맞춰 작품의 형태만 확인하고 일렬로 걷기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개인적으로 그런 전시회는 가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처럼 맘껏 감상할 수 있는 이 전시회의 작품들이
어느 유명 작가들의 작품보다 뇌리에 각인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벤트 홀을 한바퀴 크게 돌며 사진들을 감상하는 사진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사진들이 촘촘하게 배치되어 작품 숫자는 부족하지 않은 편이었고,
중간에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나무 인테리어가 있어 조용하고 엄숙하기만 한 다른 사진전과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갤러리 카페에 온 듯한 이런 분위기를 아마 많은 분들이 좋아했을 것 같습니다.
여행과 사랑, 사람 등 주제별로 전시된 사진들은
작가가 곳곳을 여행하면서 포착한 절묘한, 혹은 익살스럽고 때로는 환상적인 순간들의 연속입니다.
전시 방법이나 작품 스타일 역시
'나 이렇게 잘 찍었지?'라는 자랑보다는 '나의 여행에 이런 순간들이 있었어요'하고 이야기해주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사진들의 느낌도 따뜻하고 자연스러우며
때로는 따라 웃게되는 사진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이 사진은 한참을 보며 웃었네요
나의 여행에선 얼마나 많이 이런 순간들을 마주할 수 있을까?
전시를 보며 드는 생각은 전시장을 나올 때까지 계속됐습니다.
손꼽히는 유명 포토그래퍼의 사진들에서 느껴지는 '일생에 한 번 마주치기 힘든 찰나'와는 다른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누구나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의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이 전시회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었죠.
개인적으로 많은 기대를 하고 간 이유는
글과 사진이 접목된 특유의 작품들이었는데,
전시장 끝자락에서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 둘의 접목에 부쩍 관심을 갖고 있는 요즘에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었습니다.
이 분만이 할 수 있는 특유의 시선과 터치로 이뤄진 작품들은
조금씩 그 반경을 넓혀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저도 이 분의 글과 사진들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앞으로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밤삼킨별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모처럼 즐겁고 따뜻한 전시였습니다.
곧 다시 또 볼 수 있게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