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초 발매된 소니 Xperia z는
번쩍번쩍 빛나는 디자인마저 바래게 한 항상 한 발짝 늦은 하드웨어로 고전한 끝에
처음으로 경쟁사의 대표 스마트폰에 근접한 사양으로 발매된 제품입니다.
실질적인 소니의 첫 플래그쉽 스마트폰이기도 하구요
아쉽게도 한국에는 출시하지 않아
해외구매를 통해 3개월째 사용하고 있는데요
오늘은 소니 Xperia Z의 카메라 기능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소니 Xperia Z
1.5GHz 스냅드래곤 600 쿼드 코어 프로세서
2GB메모리
5인치 Full HD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XMOR RS 카메라
방수 / 방진
함께 사용중인 카메라 RX1을 비롯해 미러리스 카메라 NEX 시리즈와 DSLT A 시리즈 등을 만드는 최고의 카메라 제조사이기도 한 소니의 휴대폰인만큼
카메라 화질에 대한 기대가 크기 마련입니다.
Xperia Z의 카메라는 1300만 화소로 출시 당시에는 비교적 좋은 사양이었지만 이미 대부분의 브랜드에서 같은 화소의 카메라를 채택한 만큼 현재로서는 평범하지요.
하지만 고감도 품질이 뛰어난 EXMOR RS 기술이 적용되어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인 야간 촬영에 기대감이 들었고, 사이버샷 카메라 제조사인만큼
스마트폰 카메라 역시 다양한 촬영 메뉴와 특수 효과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디카 못지 않은 촬영 메뉴
Xperia Z의 촬영 메뉴
사이버샷 디지털 카메라를 연상 시키는 다양한 메뉴를 볼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드는 인공지능 자동 모드인 '슈페리어 오토'이고 색다른 연출과 색감을 위해 장면모드와 사진 효과를 함께 사용하게 되죠
터치 기반의 메뉴 구성은 최근 스마트폰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삼성, LG, 애플 등 주요 제조사 역시 터치 조작에 최적화한 메뉴 구성에 디카 수준의 부가 기능을 점점 확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실제 사용해보면, 삼성과 소니 스마트폰의 카메라 메뉴가 조금 더 완성도가 높습니다.
아마도 카메라를 만드는 회사라서 그렇겠죠?
Xperia Z의 장면 모드
풍경, 인물, 야경 외에 애완동물, 파티, 스포츠, 불꽃놀이 모드까지 지원하는 Xperia Z의 장면 모드 역시 인상적입니다.
아이콘 방식으로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 야외 촬영에서도 비교적 선택하기 쉽구요.
설정 화면
장면 모드와 설정 화면만 봐서는 최신 터치 디카라고 해도 이질감이 없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사진과 동영상에 대한 대부분의 옵션을 제공하며
기존 스마트폰에선 쉽게 찾기 힘든 측광 모드와 스마일 셔터 등을 지원합니다.
적어도 기능 지원만큼은 Xperia Z의 카메라는 어떤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삼성 갤럭시 S 시리즈와 함께 가장 다양한 부가 기능과 폭 넓은 설정을 지원한다고 생각합니다.
메뉴 화면과 설정 화면을 통해 Xperia Z의 카메라 성능에 대한 기대는 잔뜩 커지지만,
그렇다고 디지털 카메라만큼의 이미지 품질을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출시한 4000만 화소의 루미아 1020이나 갤럭시 S4 줌 등이 디지털 카메라에 비견되는 혹은 그 이상의 화질을 목표로 제작되고
각 제조사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역시 굳이 컴팩트 디카를 따로 사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높은 성능의 카메라를 탑재했지만
Xperia Z의 카메라는 딱 그 직전 세대의 전형적인 특징과 한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시대에 뒤쳐진 편은 아니고,
'화질이 많이 좋아졌는데, 아직 폰카는 폰카다' 하는 2013년 상반기 스마트폰 카메라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위 샘플은 흐린 날 오후 촬영한 사진으로
궂은 날씨에도 비교적 디테일한 표현을 하고 있지만, 역시나 디지털 카메라의 사진에 비교할 수는 없죠.
하지만 날씨가 좋다면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두 사진의 큰 차이는 최근 스마트폰의 전형적인 특징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충분하다, 단 빛만 충분하다면.
그래도 1300만 화소의 채용이 스마트폰 카메라의 품질을 크게 올려놓은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에 비해 까다로운 조건들이 붙지만 그 조건만 충족된다면 분명 깜짝 놀랄 사진들이 한두장씩 튀어나오니까요.
1300만 화소의 장점
1300만 고화소 채용으로 휴대폰 화면을 통해 사진을 확인하거나, 작은 크기로 블로그나 SNS로 이용할 때 기존 800만 화소 이하의 스마트폰 카메라보다
대부분의 상황에서 좋은 화질을 보장받게 됩니다.
더군다나 줌이 불가능한 스마트폰 카메라에서 멀리 있는 장면을 촬영하게 될 경우
원본 이미지에서 원하는 부분을 잘라서 사용할 때에도 높은 화소는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을 갖게 되죠.
원본 크기로 확대한 이미지를 비교한 두 장의 샘플 사진은
적어도 컴팩트 카메라와는 충분히 비교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이미지 품질을 보이고 있습니다.
멀리 있는 글자나 딸기의 씨를 확인할 수 있는 고화소의 장점 역시 빼 놓을 수 없겠죠.
하지만 가장 좋은 점은 역시,
높은 화소, 다양한 기능 모두
스마트폰 카메라의 가장 큰 장점의 곁다리에 불과합니다.
어디서나 찍을 수 있다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큰 장점이겠죠.
따로 카메라를 챙기지 않은 모임과 장소에서도 멋진 장면을 발견하게 되거나 맛있는 음식이 나오게 되면
노래를 듣다가도, 전화 통화를 하고 웹서핑을 하다가도 바로 찍으면 되니까요.
스마트폰 카메라의 사진은 다른 사진보다 더 친근한 느낌이 있고,
그래서 사람들은 고화질 카메라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도
조금 더 좋은 카메라 기능이 있는 스마트폰을 기다리는 거겠죠.
사실 밝은 오후의 추억을 담는다면 이미 Xperia Z로도 충분합니다.
하지만 그 이상이 되면 더 좋을 테니까요,
가끔 나오는 멋진 사진 때문에 이 정도면 충분해 하다가도
정작 중요한 순간에 여지 없이 휴대폰 카메라의 한계를 보이는 Xperia Z의 카메라에
아직은 좋은 평보다 아쉬움을 더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EXMOR RS 카메라의 야간 촬영 성능
1300만 화소와 함께 Xperia Z의 카메라를 대표하는 단어로 EXMOR RS를 꼽을 수 있습니다.
저조도에서 기존 이미지 센서보다 적은 노이즈를 보여주는 것이 EXMOR 이미지 센서의 대표적인 장점인데요,
NEX 시리즈와 사이버샷 등을 통해 많이 알려진 EXMOR 기술이 스마트폰에 채용되었습니다.
스마트폰으로 야간 촬영을 할 경우도 생각보다 많죠.
추억은 어쩌면 밤에 더 많이 만들어지니까요.
자동 모드에서 야경을 자동으로 인식해서 고감도 촬영이 이뤄지게 됩니다.
물론 기존 스마트폰에 비해 아주 어두운 환경에서도 그나마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고,
이미지 품질 역시 크게 좋아진 것이 사실입니다. 조금 더 보태면 저가형 똑딱이 디카와 비교할 수준, 어쩌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겠네요.
확대 사진에선 '역시나'지만, 1000 픽셀로 줄인 사진에서는 그래도 이제 아쉬운대로 밤에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겠다 정도는 됩니다.
주간 촬영에서는 크게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오히려 삼성 갤럭시 S4와 아이폰 5에도 다소 뒤지는 Xperia Z의 카메라지만
어둠 속에서는 두 제품보다 미세하게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부가기능 지원
연사 설정
3가지 속도의 연사 촬영을 지원합니다.
정확한 성능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속 연사는 초당 약 10장의 사진이 촬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고속 연사는 HD급으로 크기가 작아집니다. 중간 연사에서 3920 x 2204의 가장 큰 이미지로 촬영이 가능하며 빠른 프로세서 탑재로 이미지 처리 속도는 빠른 편입니다.
사진 효과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기능이 사진 효과가 아닐까요?
물론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지만
저처럼 별도의 카메라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에겐 기본 카메라 어플의 지원 역시 중요하니까요.
9가지 사진 효과를 지원하며 분할 화면을 통해 효과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사진 효과 샘플
(좌 - 스케치, 우 - 향수)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재미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죠.
어쩌면 스마트폰 카메라는 화질보다 이런 다양함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잘 하고 있습니다, 소니.
다음에 또 봅시다.
5인치 Full HD 디스플레이와 함께 방수와 카메라 기능을 전면에 내세운 소니의 플래그쉽 스마트폰 Xperia Z,
하지만 많은 발전에도 불구하고 아직 스마트폰 카메라가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몇 달간 사용해 보고 내린 결론입니다.
물론 Xperia Z에 미러리스 카메라 수준의 사진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형적인 스마트폰 카메라의 한계를 보이는 것,
대부분의 상황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구별할 수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었는데요
그럼에도 소니가 스마트폰을 통해 카메라 성능과 화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
알파와 사이버샷 시리즈 등 최고의 카메라를 만든 기술이 현시대 최고의 컨버전스 기기인 스마트폰에 점점 넓게 적용되고 있는 점은
앞으로 발매될 소니 스마트폰의 카메라에 기대를 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당장 하반기 출시될 Xperia I1은 컴팩트 카메라와 같은 1/2.3인치 207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소니 G 렌즈를 탑재한다니 말이죠.
앞으로 스마트폰 선택할 때 카메라도 유심히 살펴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