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맞아 가족과 함께 약속했던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몇 년째 산에 빠져계신 아버님과 힘들다고 하시면서도 종종 따라 나서시는 어머님께서 내심 아들과의 산행을 바라시는 눈치였거든요.
한가로운 명절 늦은 아침 식사를 마치고 출발한 곳은 머지 않은 곳에 있는 도봉산입니다.
명절을 맞아 다들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시는지 휴일임에도 산은 한산했습니다.
도봉산 입구부터 해발 740m의 자운봉까지 총 4시간 정도의 산행으로 지난 주 폭설로 내린 눈이 아직 남아
초행인데다 평소 산에 오른 적 없는 저에겐 무척 미끄럽고 험한 길이었습니다.
특히 자운봉에 들어서는 암벽등반(?)에 가까운 코스는 자칫 굉장히 위험한 사고가 날 수 있겠더군요.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가벼운 산행이라 생각하고 입은 청바지가 약 20cm 찢어지는 불상사가 있었습니다. '-')
아래는 산행 중 촬영한 사진 몇 장입니다
오르는 길은 역시나 힘들고, 찢어진 바지 속으로 한겨울 찬바람이 들어 시리기도 했지만
오르는 길에 그리고 정상에서 보는 풍경은, 그게 아파트만 다닥다닥 붙은 삭막한 서울 풍경이더라도
충분히 감동적이고 가슴 속에 무언가 남겨주었습니다.
오르는 길엔 성가신 장애물이었지만 오르고 나니 폭설이 능선을 더욱 아름답게 해 주더군요.
수 년 만의 가족 산행, 많은 이야기와 추억 그리고 사진을 남긴 길고 힘들었지만 후회 없는 시간이었습니다. :)
SONY DSC-RX1
@ 도봉산,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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