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가 DOA(Dead on Arrival)라며 삼성의 갤럭시 탭에 대해 독설을 쏟아낼 때만 해도 아이패드 미니가 세상에 나올 것이라고 상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7인치 갤럭시 탭이 국내에선 꽤나 큰 화제가 되긴 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아이패드에 참패했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무엇보다 그 당시 안드로이드 2.2 Froyo는 태블릿에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습니다.
전 세계인의 시선과 마음을 빼앗았던 애플의 마법이 조금씩 그 힘을 잃어가는 2012년의 끝자락에 애플은 7.9인치의 아이패드 미니를 발표했습니다.
모두의 시선이 아이폰5와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 4세대에 쏠려 보급형 모델격인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생각보다 미지근했지만
애플 역시 아이패드 미니를 킬러 타이틀보다는 다양한 라인업의 확충과 안드로이드가 잠식해가고 있는 소형 태블릿 PC 시장에 대한 견제의 목적으로 낸 것으로 보입니다.
어느새 휴대가 쉽지 않은 10인치 대형 태블릿이 된 아이패드의 아쉬움을 훌륭하게 채워줄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에서,
그리고 작지만 이게 '아이패드'라는 것이 무엇보다 큰 의미겠죠.
아직 많은 사람들은 성능 좋은 7인치 태블릿보다 가볍게 휴대할 수 있는 iPad를 원할테니까요.
처음이지만 익숙한 디자인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전면 디자인은 출시 이래 거의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역시 익숙한 홈 화면과 버튼으로만 구성된 전면 디자인은 기존 아이패드와 동일합니다.
하지만 왠지 조금 어색한 느낌도 드는데요, 휴대를 위해 좌/우 베젤을 대폭 줄였기 때문입니다.
줄어든 베젤 덕분에 아이패드 미니가 버겁게나마 한 손에 쥘 수 있는 아이패드가 된 것이죠.
따라서 4:3의 화면 비율에도 16:9 비율의 태블릿과 큰 차이가 나지 않고, 이동중에 사용하기 한결 수월해졌습니다.
하지만 전체 면적에 비교해 매우 작아진 베젤은 아이패드를 파지한 엄지 손가락으로 화면을 종종 터치하게 되어
멀티 터치를 지원하는 아이패드 미니의 오작동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디자인이나 휴대성에서 얻는 이익을 생각하면,
개인적으로는 아이패드 미니의 디자인이 더 맘에 드네요.
후면 역시 기존의 실버 알루미늄 처리에서 새로운 금속 가공을 통해 전면과 같은 색상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블랙 모델의 경우 후면 색상은 블루블랙에 가깝고 기존 아이패드보다 매끄러운 느낌이 강합니다.
기존 아이패드와 유니바디 맥북의 까실하고 단단한 감촉을 좋아하는 사용자로서
아이패드 미니의 후면 재질과 디자인은 깔끔하긴 하지만 세련된 맛은 전보다 떨어진다고 평하고 싶네요.
하지만 아이폰 5와 아이패드 미니부터 적용된 새로운 금속 가공 기술은 살펴볼수록 높은 완성도에 놀라게 됩니다.
아이팟부터 10여년을 이어오던 애플의 30핀 단자가 보이지 않는 것은 생각보다 큰 어색함으로 다가옵니다.
새로운 8핀 라이트닝 단자는 microUSB에 버금가는 작은 크기, 자성을 이용한 단단함과 방향에 상관 없이 연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죠.
기존 애플 30핀 사용자들은 케이블부터 시작해서 젠더와 오디오 악세서리 등등 골치 아픈 부분이 많겠지만, 언젠가는 변해야 했을 것이니까요.
양쪽 구멍은 스테레오 스피커로 작은 크기에도 생각보다 좋은 소리를 들려줍니다.
물론 한 쪽에 몰려있어 사운드의 풍부함이나 스테레오 효과가 사용자가 느낄 정도로 좋지는 못한 것이 함정.
카메라는 500만, 아이폰 4, 아이패드 3와 같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휴대폰보다 사용 빈도가 월등히 떨어지는 태블릿의 카메라 용도를 생각하면 적당해 보이는 성능이죠.
아이폰과 달리 led 플래쉬를 지원하지 않는 점은 아무래도 아쉽습니다.
전면 디자인과 재질은 이제 식상할 정도로 기존 아이패드와 같습니다.
확대한 사진에선 기존 아이패드와 차이점을 느낄 수 없을 정도지만 좁아진 좌우 베젤이 그나마 아이패드 미니임을 알게 해 주네요.
하지만 전면 디자인에서도 눈에 잘 띄지 않는 디자인의 큰 변화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디스플레이와 후면 금속의 이음새 부분.
기존 아이패드가 후면 금속 판에 디스플레이를 '끼워 넣은' 느낌이었다면
아이패드 미니의 옆 라인은 마치 화면과 후면 케이스가 하나로 연결된 것 같은 부드러운 금속 처리를 볼 수 있습니다.
전, 후면 강화 유리와 금속 프레임의 빈 틈 없는 조합으로 입을 떡 벌리게 했던 아이폰 4의 등장 이후
애플의 금속 가공 기술과 하드웨어 설계의 발전 폭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화면에서 부드럽게 떨어지는 느낌이 손에 쥘 때도 무척 큰 만족감을 주고요.
아이폰 5와 아이패드 미니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저 금속 프레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금속 모서리가 쉽게 까지고 흠이 생긴다는 사용자의 불만도 매우 크죠.
실제로 기존 아이패드보다 후면 케이스의 내구성은 많이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스크래치에도 약하고, 무엇보다 모서리 부분이 벽이나 금속에 닿으면 바로 까져나가 반짝반짝한 속을 드러내버리니까요.
Perfomance
애플 A5 칩과 512MB 메모리 등 아이패드 미니의 기기 성능은 요즘 쟁쟁한 태블릿 PC와 비교하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합니다.
경쟁 관계에 있는 넥서스 7이 쿼드코어 프로세서와 1GB 메모리로 저렴한 가격에도 더 좋은 사양을 가졌으니 말이죠.
엄밀히 말해 아이패드 미니의 부품은 아이패드 2의 '재고처리'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단순 스펙으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 애플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이죠.
단일 모델만을 위해 최적화 된 운영체제의 힘은 낮은 성능에도 최신 제품 못지 않은 쾌적함을 제공합니다.
iOS 6의 아이패드 미니는 동영상에서 확인이 가능하듯 빠른 웹 서핑과 어플 전환, 손가락만으로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제스쳐 등
현재까지의 어떤 태블릿 못지 않은 성능을 보여줍니다. 특히 최신 사파리 웹 브라우저의 빠른 페이지 로딩과 멀티 터치를 이용한 줌 인/아웃 등은 정말 발군이에요.
실제로 아이패드의 AP와 메모리는 후기를 작성하기 위해 찾아보았을 정도로
아이패드 미니에서 한 세대 뒤쳐진 하드웨어 성능을 체감하기는 힘듭니다.
물론 최신 기술이 집약된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더욱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겠죠
나란히 세워 놓고 본 두 제품의 크기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편입니다.
하지만 줄어든 폭 때문에 실제 손에 쥐었을 때 체감하는 크기 변화는 눈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컸습니다.
비교한 제품은 2012년 초 출시한 아이패드 3세대,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처음으로 적용된 아이패드입니다.
전체적으로 동일한 디자인과 버튼 위치 등을 보이지만, 후면 재질과 스피커의 위치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넓은 베젤 때문에 오리지널 아이패드가 '넓적한' 느낌이라면 아이패드 미니는 한결 날렵해보이는 것이 외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차이입니다.
그러고보니 아이패드 미니는 뒷면에 용량 표시가 없어졌네요
물론 iPad mini 라고도 표기하지 않았습니다.
사진으로는 느낄 수 없지만 두 제품의 금속 프레임 처리는 시각과 촉감 모두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전/후면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듯한 느낌을 주는 아이패드 미니에 한 표를 주겠습니다.
오리지널 아이패드 역시 크기에 비해 굉장히 얇은 두께를 가지고 있는 만큼
두 제품의 두께 차이 역시 크지 않습니다. 대략 '액정 한 장 차이' 라고 하면 비슷할까요?
오리지널 아이패드는 후면 굴곡이 더 커서 실제보다 더 얇게 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Display
1024 X 768 해상도의 7.9인치 디스플레이, 아이패드 1,2와 같은 해상도에 크기를 줄여 화면의 선명함은 한결 나아졌지만
HD급 해상도가 기본이 된 스마트 폰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과 2000 픽셀 이상의 고 해상도 태블릿이 하나 둘 등장하는 시점에
아이패드 미니의 화면을 바라보며 느끼는 답답함은 어쩌면 당연한 것입니다.
화면 크기의 감소 이상으로 해상도는 4배가 차이나는 두 아이패드의 화면 가독성의 차이는 생각보다 큽니다.
확대 사진에서도 픽셀 구분이 쉽지 않은 레티나 디스플레이, 하지만 아이패드 미니는 기본 아이콘에서도 픽셀이 눈에 띄어 아이콘 주변과 텍스트 처리가 떨어지네요
웹 페이지의 작은 텍스트에선 그 차이가 더욱 벌어지는데, 같은 글자에도 아이패드 미니의 텍스트 표현은
부족한 픽셀 숫자 때문에 글자가 작아질수록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입니다.
물론 실제 아이패드의 사용에서 화면 확대에서만큼 그 차이는 크지 않지만
작은 텍스트의 가독성에서 아이패드 미니의 낮은 해상도는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습니다.
아이패드 미니의 7.9인치 화면에 왜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넣지 않았냐는 사용자의 아쉬움이 많습니다.
보급형 제품에 맞는 원가 절감이 이유일 수도 있겠고, 아직 기술적으로 8인치의 2048 X 1536 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에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겠습니다만
애플의 전략은 아이패드 미니는 '이 정도가 적당하다'가 아닐까요?
아마 당장 2세대 제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 될 확률은 희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Wi-Fi 통신 상황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두 제품을 동시에 테스트 해 본 결과
웹 서핑과 기본 어플 실행, 멀티 태스킹에서 아이패드 미니와 레티나 디스플레이 아이패드의 차이는 생각보다 적습니다
하드웨어 성능이 떨어지지만 그만큼 디스플레이 해상도 역시 작아 아이패드 미니 역시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적어도 웹 서핑에 있어서는 아이패드 미니와 아이패드 3는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vs NEXUS 7
아마도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를 불러온 구글의 7인치 태블릿 넥서스 7과의 비교입니다.
7인치와 7.9인치의 차이가 생각보다 매우 큰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4:3 / 16:10의 화면 비율과 화면의 일정 부분이 안드로이드 OS의 소프트웨어 키에 할당되어 사용할 수 없는 약점 때문에
실제 화면에 표시되는 정보의 양 역시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1인치 가량 작은 화면 크기에도 넥서스 7의 해상도가 1280 X 800 해상도로 더 높아 텍스트 가독성은 더 좋지만
저가형 제품인 넥서스 7의 떨어지는 액정 밝기와 시야각 등은 큰 약점입니다.
해상도의 넥서스 7, 패널 품질의 아이패드 미니.
이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습니다.
두 제품을 나란히 비교하면 아이패드의 작은 베젤에 높은 점수를 주게 되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1인치 (2.54cm)의 화면 크기에도 두 제품의 휴대성 차이는 생각보다 큰 차이가 없으며
두께는 오히려 아이패드 미니가 압도적으로 얇습니다.
구글 넥서스 7은 모두가 사용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에 상대적으로 최선의 품질의 태블릿이라면
아이패드 미니는 애플의 치밀한 마감과 미니멀리즘, 최상의 하드웨어 성능을 이어가는 제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적어도 휴대성 때문에 아이패드 미니 대신 넥서스 7을 선택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아이패드를 미니를 사용할 수록 기존 9.7인치의 아이패드와 큰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나 손에 쥐고 나가도 부담 없는 가벼운 무게와 크기, 마침내 수첩처럼 사용할 수 있는 캘린더와 메모, 미리 알림 등의 개인 비서 기능들,
버스나 전철 안에서도 스스럼 없이 꺼내 즐기는 고화질 동영상과 음악, e-book 등 성능의 제한보다 더 큰 휴대와 활용의 자유를 얻을 수 있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휴대를 위한 태블릿을 원한다면, 눈부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패드보다 단연 아이패드 미니를 권하고 싶습니다.
가벼운 만큼 더 즐겁고, 더 가까워지게 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