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ch, 2012
제주
3월의 제주,
다른 땅보다 조금 이른 봄 햇살이 내리고
다들 새 계절을 맞을 준비가 한창입니다.
20120310-0312
제주에서 첫 봄 햇살을 낚다.
" 여행은 해프닝이다 "
공항 리무진에서 졸다가 국제선 청사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가는 길에도
아침 식사 베이글 샌드위치가 맛이 너무너무 없어도
" 여행은 마냥 즐겁다 "
" 반갑다고 꼬리라도 흔들어 줄 줄 알았냐? "
제주에서 나를 처음 맞아 준 친구는 생각보다 시크한 성격의 소유자
그리고
" 바다 "
얼마나 보고 싶었던 제주의 바다였는지
" 등대 "
발길도 닿기 힘든 곳에 홀로 서 있는 저 등대는
바라보는 이의 눈엔 바다와 하늘을 장식하는 멋진 마침표이지만
정작 저 녀석은 꽤나 외로워하고 있을지도.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
말 없이 상처들 들어 보여 이야기 해 주는
감히 셀 수도 없는 오랜 시간, 그 무게.
" 기다리고 있어요 "
아직 그대를 만나기 전
모든 것이 외로움과 그리움으로 보였던 시간
모든 것을 그렇게 담던 시선
" 하늘에 닿을 때 까지 "
수 없이 몰아치는 파도는 그렇게
애꿎은 바위만 녹이고 있다.
" 한림항 "
늦은 점심을 위해 들른 작은 항구
그 곳에서 섬의 정취를 만끽하다.
" 휴식 "
늘 바쁘고 빈 틈 없어 보이는 항구의 일상도
잠시나마 이렇게 시간이 멈춘 듯 흐를 때가 있다.
하지만 또 해가 지면 거짓말처럼 시끌벅적해진다.
" 정취 "
어릴 적 언젠가 와 본 듯한, 본 적 있는 듯한 풍경
잠시 후면 까까머리 꼬맹이들이 방역차 따라 깔깔대며 뛰어갈 듯한
아직까지 그렇다, 적어도 이 곳 한림항만은.
" 섬 "
섬 끝자락에서 다른 섬을 탐하고 상상하는 마음
섬은 곧 섬으로 이어진다.
이런 바다를 등 뒤에 두고는 정말
"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아요 "
" 비현실 "
거짓말같은 에메랄드빛 바다와
사랑하는 여인의 살결 같은 백사장
그 비현실 위에서 마냥 멍하니 감탄만 하고 있는 나.
사람이 쌓고 시간이 다음은
" 누군가의 소망 " 과
이제 은은한 잔화로 남은
" 누군가의 바다 "
그 오랜시간에도 변함 없이 바탕이 되어주는
" 하늘, 섬, 또 바다 "
" 소년은 아직 바다가 마냥 신기하다 "
" 한 줄기 봄 햇살 "
제주에 내리고
녹색과 파랑색이 썩 잘 어울리는
" 이른 봄 제주의 하늘 "
마음에 봄 바람을 뿌리던 날의 이야기
" 어둠과 그리움의 끝자락 "
이 때만 해도
참 많이 기다렸었다.
어쩐지 봄 날이 그다지 반가워 보이지 않는
" 제 각각의 표정 "
" 새 계절의 향기 "
누구보다 봄을 기다리는 이들을 지나
" 노을을 향해 "
달려가는 길
" 해가 진다네 "
내 시선 따라 날아가는, 아니 빨려들어가는
" 제주 저녁놀 "
눈의 초점을 흐리고 얼마간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볼 수 있는
" 파도자국 "
바다는 언제나 내 호흡만큼의 감동을 선물한다.
목 덜미 물든 노을 빛 채 빠지기 전의
" 섬 향기 가득한 저녁식사 "
이렇게 저무는 제주에서의 첫 날.
LEICA M8 + ELMARIT-M 28MM
@ JEJ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