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쓴 편지
봄 여름, 그리고 얼마 전 가을까지 내내 알록달록했던 남이섬은 늦가을엔 하나 둘씩 색이 빠지고 떨어져 내려 색에 현혹되어 나를 돌아보지 못하는 여행따위는 할 수 없게 된다. 저채도의 이 작은 섬을 하염없이 걷다보면 옆사람의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어 좋다.
볼수록 신기하고 환상적인 느낌의 국화꽃
누군가 오랜시간 힘들게 완성시켰을 조금은 색다르고 수줍은 사랑고백
남이섬 배 타러 가는 길에 가을바람과 하늘이 만들어 내는 그림
남은 게 거의 없던 아침고요 수목원에서 그렇기 때문에 유난히 눈에 띄었던 당당한 나무 한 그루
다음 걸음이 닿을 곳이지만 얼마 남지 않은 낙엽을 차마 밟을 수 없다
물고기가 하늘을 헤엄치듯 새파란 하늘과 시원한 바람, 청명한 종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