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돌아가는 날,
오사카 도착해서 신사이바시에서 좀 걷다가
어제 잠깐 오사카항에 다녀오니
벌써 2박3일이 끝나가는, 여행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밥이 참 맛있었던 신사이바시 크로스호텔과도 이제 안녕~ ㅠㅠ
마지막날, 일단 길을 나서보는데
어디를 가야 내년까지 후회를 하지 않을까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오사카성
시내 한복판에 있는 커다란 호수, 그리고 그 위에 지어진 성.
'이런 게 섬나라의 마인드인가'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친숙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세운 오사카성은 입구를 제외한 부분을 커다란 '물'로 가로막아 적의 침입을 막았습니다.
성이 세워진 시대를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지는 엄청난 규모로,
섬나라의 '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재미있었습니다.
경복궁이나 창경궁이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나 가족 나들이 장소로 사랑받는 것처럼,
오사카 성도 절정의 가을을 즐기기 위한 나들이객들과 관광객들로 붐볐습니다.
성곽의 규모나 성의 크기가 한국에서 보던 궁궐보다 워낙 커서,
그 규모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한 곳이 오사카성이었어요.
더군다나 다시 지은지 얼마 안된 오사카성 천수각은 그야말로 반짝반짝 빛이나는
오사카에서 가장 멋진 건물이 아닐까 싶습니다.
천수각 건물 꼭대기에는 오사카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지리를 잘 알면 신기하고 재미있었을텐데, 근처에 있는 니시노마루 정원과 역사박물관 외에는 반가운 건물이 없었어요 ^^;
귀족에서 시민의 쉼터로, 니시노마루 정원
오사카 성곽 내에 있는 니시노마루 정원은 옛날 일본 귀족들이 한가로이 산책을 즐기던 정원이었다고 합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 이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되었지만요.
오랜 세월이 지나서 이제는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원이 되었지만요.
산책을 즐기는 한가로운 정원답게, 별 다른 건물 없이 잘 닦인 산책로와 잔디밭이 있는 니시노마루 정원에는
때맞춰 가을색이 만연하고, 나들이를 온 가족과 연인들이 많았습니다.
정신없는 천수각 주변과 대비되는 한가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여행이 하루만 더 남았어도 저 잔디밭에서 한숨 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물길 따라 오사카를 즐기는 오사카 아쿠아라이너
물의도시 오사카,
즐길만한 곳은 언제나 '물'이 있는 오사카 여행의 마지막 스케쥴은
수상택시를 타고 운하를 따라 오사카를 관광하는 '오사카 아쿠아 라이너'였어요.
서울에서도 못타본 수상버스, 오사카까지 와서 타보게 되었습니다~
오사카성 뒷편의 경기장을 넘어 조금 걸어가면 오사카 비즈니스 파크가 보이는 아쿠아 라이너 선착장이 있습니다.
매 정시에 운행을 하고, 한시간동안 운하길을 따라 오사카 주요 지점을 돌아 한시간 후에 다시 선착장에 돌아오는 코스입니다.
저야 관광을 목적으로 타지만, 실제로 이 배는 '수상버스'로서 오사카 시민들의 이동수단으로 이용이 되고 있다고 하네요.
양복을 입고 서류가방을 든 채 탑승하는 샐러리맨을 위해서도, 관광 목적으로 탑승한 관광객과 연인을 위해서도
잘 개발된 상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사카성, 덴마바시, 요도바시, OAP항의 네곳에서 정차하며 그 뱃길을 따라 오사카의 주요 명소를 창밖으로 편안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비록 일본어지만 상세하게 설명도 해주.. (는 것 같아요 -ㅅ-;;)
이틀 내내 도톤보리와 신사이바시, 베이 에이리어를 걸어다니다 한시간동안 편안히 앉아서 바깥 경치 감상하고 있으니
참~~~~ 좋더라구요, 반쯤 물에 잠긴 낮은 배에 타서 씽씽 달리는 기분도 나쁘지 않구요
(바람이 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요)
오사카를 떠나기 전, 천사를 보았다.
오사카에서의 마지막 시간, 아쿠아라이너에서 만난 오사카 꼬맹이 삼총사들은
연신 뒤에 앉아 알수 없는 다른나라 말을 하는 아저씨를 경계하다가
1분만에 자신의 모습이 찍혀 나오는 폴라로이드 사진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세장을 가지고 삼총사가 싸우길래 세장을 차례차례 찍어주게 되고,
이제는 카메라를 보고 무려 "-_- V" 포즈까지 취하게 되지요.
그 중 가장 욕심이 많았던 막내는 얼굴이 가장 작게 나와서인지 사진을 맘에 들어하지 않습니다 ㅠㅠ
(아빠가 시켜서였지만) 연신 웃으며 '아리가또!'를 외쳐준 의젓한 첫째
아닌척 카메라를 가장 많이 의식하던 둘째는
셔터소리만 나면 또 한장 안주나 눈이 초롱초롱해졌구요.
'자~ 웃어보세요~!'
새로운 땅에서 몰랐던 것들을 보고 새로운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이지만,
그곳의 사람들과 이렇게 교감하고 함께 웃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건지 새롭게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저 아이들은 집에 가서 엄마한테 뭐라고 했을까요? 폴라로이드 사진은 아직 가지고 있을까요? ^^)
이틀간 본 오사카의 수많은 풍경들과
이제 또 서울가면 한참을 그리워할 가무쿠라 라멘,
오사카항의 바닷바람과 언제 또 볼지 모르는 가이유칸의 고래
난생 처음 받아본 캐리커쳐의 즐거움에 얹어
이 꼬맹이 천사들의 웃음을 가슴에 안고 다시 서울로 돌아갑니다.
아쿠아라이너에서 얻은 추억들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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