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열시 삼십분 집을 나서는 길,
떨어지는 비를 보며 한참을 서있다가
'그냥 가지 뭐.'
더이상 잃어버릴 우산이 없어서
그러다 비 맞는 게 익숙해지고 좋아지고.
언제부터였더라, 우산 챙기게 된 게
오랫만에 신발에 속옷까지 흠뻑 젖으니 기분 너무 좋아.
잠깐 쓰다 마는 휴대폰쯤이야
젖으면 버리면 되는데 그동안 왜 핑계를 댔지?
' 모든 비 오는 날이 우산 쓰는 날은 아니다 '
부르지도 않았던 그 때 나를 만난 걸 보니
자기야, 나 좀 어려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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