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처럼 시작된 '손편지'의 이야기가 오늘이 일년 째 되는 날.
홍대 앞 그 친구가 잘 아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내가 좋아할 거라며 추천한 옛날식 카페에서 정성으로 내린 커피를 마시며
십년 전 편지를 서로 보면서 얼굴도 빨개지다가
조금씩 떠오르는 그시절 얘기로 두시간을 훌쩍 보낸다.
뜻밖의 선물을 받고 기쁘고 고마워하고
다음엔 어떤 곳을 가볼지 궁금해하며
아직 생소한 길을 걸으며 차마 다 못한 얘기를 한마디라도 더 쏟아내다가
돌아가는 길엔 오늘 시간이 너무 짧았다며 투덜대본다.
이렇게 하루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엔,
왠지 정해진 인연이란 게 정말 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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