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은 여러 번 왔지만 짬뽕순두부는 첫경험입니다. 추천하는 이에게 짬뽕순두부가 그냥 짬뽕과 뭐가 달라,하고 물었을 때 짬뽕에 순두부를 넣은 것이란 말을 듣고 흥미가 떨어졌거든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한번은 먹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침 혼자 강릉을 갔었고, 새벽 기차를 탔던 터라 몸이 으슬으슬했습니다. 모든 조건이 맞아 떨어진 것이죠.

한가지 간과한 것이 있다면 초당 순두부마을의 식당 중 상당수가 수요일에 쉰다는 것입니다. 원래 가려고 했던 집들이 대부분 문을 닫아서 이집으로 급선회했습니다. 짬뽕순두부를 취급하는 곳들 중에 가장 가까웠고, 평점이 괜찮았어요. 하월당이라는 작은 식당입니다. 아침 열한시쯤 가니 제 앞으로 네 팀이 있었습니다. 테이블이 많지 않은 식당이라 2,30분 정도 기다렸어요. 제가 들어갈 때쯤엔 대기가 훨씬 길어졌습니다.



가게 내부가 예쁘긴 한데 짬뽕 파는 집과는 어쩐지 안 어울립니다. 좀 더 담백하고 소담스러운 음식과 잘 어울릴 것 같은 분위기. 여기도 처음부터 짬뽕순두부를 팔진 않았겠죠? 해 드는 창가쪽 자리는 아늑해서 좋았습니다.

짬뽕 순두부가 가장 인기 있는 메뉴입니다. 차돌을 추가한 차돌짬뽕순두부는 16000원. 거기에 볶음 메뉴인 중화비빔밥도 있습니다. 모든 메뉴는 면과 밥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어요. 오는 길에 찾아 보니 중화비빔밥 평이 좋아서 고민했지만 이번에도 짬뽕순두부를 안 골랐다간 영영 못 먹을 것 같단 생각에 원래 생각했던 메뉴로 주문했습니다.

제 인생 첫 번째 짬뽕순두부입니다. 이렇게 봐서는 일반 짬뽕이랑 다를 것이 없죠. 조금 더 빨갛고 칼칼하긴 합니다만.

해물과 채소 등 재료도 일반 짬뽕과 같습니다.

차이라면 이렇게 몽글몽글 순두부가 들어가 있다는 정도. 먹어보니 꽤나 칼칼합니다. 매운 것 못 드시는 분들은 고생 좀 하실 거예요. 저도 먹는 내내 콧물이 났으니까요. 짬뽕만을 평가하면 잘나지도 못하지도 않은 정석적인 짬뽕입니다. 취향에 따라 불향이 좀 덜한 것을 아쉬워 할 순 있어요. 하지만 간도 좋고 무엇보다 기름지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만약 기름진 메뉴를 좋아한다면 차돌짬뽕순두부를 주문하시면 되겠습니다. 관건은 짬뽕과 순두부가 잘 어울리냐는 건데 저는 굳이,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차라리 면을 아예 빼고 순두부를 넉넉하게 넣었으면 차별화가 됐겠습니다만 이건 그냥 짬뽕에 순두부 토핑 얹은 것에 불과하니까요. 담백하고 고소한 것이 이동네 순두부의 매력인데 짬뽕의 강한 맛과 향이 모두 가려버립니다. 강릉에선 그냥 순두부 정식 먹는 게 낫겠어요.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식사였습니다. 강릉에선 이것저것 좀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넘어가는 것 같아요. 그게 여행의 매력이이기도 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