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저트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 지유가오카. 특히 이름난 파티시에들이 운영하는 케이크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편의점 케이크도 맛있는 일본에서 손에 꼽히는 디저트는 얼마나 맛있을지 궁금해 지유가오카를 찾았습니다. 케이크와 초콜릿, 아이스크림 가게가 즐비한 것이 듣던대로 천국이더군요. 제가 가 봤던 곳들 중 세 곳을 정리해 봤습니다. 이 곳 때문에 일부러 지유가오카로 갈 필요까진 모르겠지만 지유가오카에 간다면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곳들입니다.
1.몽블랑

https://maps.app.goo.gl/xPQXKGzhgz9YZU1Q7
Mont-Blanc · 일본 〒152-0035 Tokyo, Meguro City, Jiyugaoka, 1 Chome−25−13 岩立ビル 1階
★★★★☆ · 서양과자 판매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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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3년에 오픈한 이 카페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몽블랑 케이크를 판매한 곳입니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죠. 게다가 당시의 몽블랑 케이크를 여전히 맛 볼 수 있어요. 케이크뿐 아니라 취급하는 차 메뉴, 찻잔과 접시에서도 고풍스러운 느낌이 물씬 나는 곳입니다.

이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몽블랑. 우리나라였으면 '원조 몽블랑'이라고 팔았을까요?


그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몽블랑 케이크가 있습니다. 먹어보니 밤 향이 진한 것이 고급 디저트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듣기로는 일본 밤 디저트가 유명하다죠? 우리나라의 공주 밤처럼 밤 맛 좋기로 유명한 도시들에서 공수해 만드는 곳도 있을 만큼.

몽블랑의 대표 메뉴 몽블랑입니다(?). 케이크 위에 올린 밤 크림이 노란색인 게 인상적이었어요. 옛날 레시피라 그런지 현대 케이크처럼 매끈한 느낌은 없습니다만 그 투박함이 오히려 매력입니다. 밤보다 빵, 크림의 양이 더 많은 것이 흡사 동네 제과점에서 파는 머핀 같았어요.

물론 맛은 그보다 훨씬 좋습니다. 특히 주인공인 밤 크림의 향이 좋더라고요. 농도도 적당히 녹진한 것이 전복 내장 소스나 익힌 간 요리처럼 입에 착 붙습니다. 지금처럼 먹을 것이 풍부한 시대가 아니라 그런지 밤 자체의 맛이 강한 케이크는 아닙니다만 빵과 크림, 밤의 향과 맛이 꽤 잘 어울렸습니다.

함께 시킨 또다른 몽블랑. 원조 몽블랑보다 확실히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밤 크림의 색이 요즘 나오는 몽블랑과 같아서 훨씬 익숙하고 슈가 파우더를 뿌린 것도 다분히 현대적입니다.

안은 더 화려하죠. 원조 몽블랑이 다소 평범한 케이크 시트를 썼다면 이 몽블랑은 아랫쪽에 파이를 놓고 그 위로 부드러운 빵과 크림, 밤 크림을 올려 식감이 훨씬 다채롭습니다. 밤 향도 좀 더 진하고요. 두 개의 디저트로 몽블랑 케이크의 변화와 발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양쪽 모두 밤의 맛과 향이 좋으니 몽블랑 좋아하시는 분들은 가 볼 가치가 있습니다.
몽 상 클레르

https://maps.app.goo.gl/yAeer82DioinLWJM8
몽 상 클레르 · 2 Chome-22-4 Jiyugaoka, Meguro City, Tokyo 152-0035 일본
★★★★☆ · 패스트리 판매점
www.google.com
일본 천재 파티시에 츠지구치 히로카즈의 베이커리 카페입니다. 지유가오카가 도쿄 디저트 성지가 된 데 몽 상 클레르의 역할이 컸다고 할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곳이고요. 창의성이 돋보이는 케이크와 구움 과자들을 판해하고 있습니다. 내부에 카페도 있지만 좌석이 워낙 적어서 자리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합니다. 가장 유명한 곳이니 당연히 가 봐야했죠.




들어서자마자 진동하는 단내 그리고 눈을 사로잡는 빛깔들. 디저트 마니아들은 가게에 들어서는 순간 테마 파크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일 지도 모릅니다. 저도 이것저것 구경하고 무엇을 먹어볼까 상상하며 신이 났거든요. 발을 가만히 둘 수가 없을만큼. 케이크 종류도 무척 많고 식사 대용으로 먹을 만한 빵과 구움과자들도 제법 많았습니다. 포장해서 먹을 것이라면 크게 서두르지 않아도 괜찮겠어요. 물론 인기 메뉴는 오전 중에 품절된다고 합니다만.

당연히 내부 좌석에서는 먹을 수가 없다고 해서 가장 맛있어 보이는 케이크를 하나 사서 나가기로 했습니다. 이날의 픽은 유자 초콜릿 케이크. 매끈하게 코팅된 겉면에 반했습니다.

적당한 장소를 찾으려다 결국 참지 못하고 근처 놀이터에서 먹어 보기로 합니다.


동그란 모양의 초콜릿 케이크입니다. 표면이 매끈하게 코팅된 것이 특징이고요. 위에도 작은 초콜릿을 올려 장식했습니다. 몽 상 클레르 로고가 있는 저것은 종이입니다. 초콜릿인 줄 알고 함께 씹었다 입맛 버렸어요. 퉤.

스푼으로 한 입 가득 퍼 먹으니 이집이 왜 유명한지 알겠더군요. 향과 식감의 조화가 탁월합니다. 케이크는 표면의 초콜릿부터 안에 있는 무스와 유자, 커스터드 크림까지 모든 것이 부드러운 케이크는 저항 하나 없이 잘리고 입에 물고만 있어도 완전히 녹아버립니다. 유자의 응축된 향이 초콜릿 향과 잘 어울리고요. 자칫 지루하다 싶으면 바닥에 있는 바삭한 파이를 잘라 함께 입에 넣으면 또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어요. 다른 케이크가 몹시 궁금해졌습니다. 도쿄에서 천엔으로 가장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저는 이 집 케이크를 추천할 거예요.
히오 아이스크림 아틀리에

https://maps.app.goo.gl/JyrRD3sDiBskZSsy5
HiO ICE CREAM Atelier 自由が丘 · 7 Chome-4-12 Okusawa, Setagaya City, Tokyo 158-0083 일본
★★★★★ · 아이스크림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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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골목길에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입니다. 아이스크림을 제조하는 연구실이 호기심을 자극했어요. 실제로 주기적으로 메뉴가 바뀐다고 하며 기본 아이스크림 외에도 실험적인 재료로 만든 아이스크림이 많았습니다.


이날의 선택은 유자 크림과 홋카이도 우유. 일본 내에서도 홋카이도 유제품은 유명하다죠. 거기에 이집은 비에이초 목장에서 나온 우유만 사용하는 싱글 오리진 방식을 택했습니다. 먹어보니 고소한 맛과 풍미가 그동안 먹었던 어떤 우유 아이스크림보다 좋았어요. 별다른 가미 없이 우유 아이스크림만 먹어도 매일 질리지 않겠다 싶을 만큼. 유자 크림 아이스크림은 실제 유자 과육이 씹히며 입에 유자 향이 가득 퍼지는 것이 만족스러웠고요. 지유가오카 디저트 투어의 마무리로 제격인 집이었습니다.

식도락의 마무리는 역시 디저트. 게다가 배경이 도쿄라면 디저트 없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고 추천하지도 않습니다. 디저트 마니아라면 반나절 지유가오카 디저트 투어를 추천합니다. 빈 속에 디저트만 먹으면 속 쓰릴 수 있으니 삼각 김밥 하나 먹고 출발하면 서너 곳쯤은 거뜬히 돌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