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제품을 제공 받아 작성했습니다.

이어폰 시장의 중심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이동하면서 제품들의 종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몇천원에서 수십 만원까지 가격도 형태도 제각각인 제품들 사이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물론 이름 알리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됐어요. 저는 편의성을 이유로 애플 제품을 사용하고 있지만 음색에서 늘 불만을 가지고 있고 이를 해결해 줄 제품을 끊임없이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은 오디오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기업의 제품들에서 찾는 편입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데논 역시 110년 역사를 가진 오디오 전문 기업입니다.


데논(Denon)은 1910년에 설립되어 11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대표적인 프리미엄 음향 기기 브랜드입니다. 하이파이 오디오부터 홈시어터, 헤드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자사의 헤리티지와 기술력을 접목한 무선 오디오 시장까지 발을 넓혔습니다.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고급 오디오 제품에 적용된 사운드 튜닝이 무선 이어폰에도 적용됐을 것이란 생각에 기대가 됐습니다.

마침 얼마 전 방문한 카페에서도 데논의 이름을 발견했어요. 클래식한 턴테이블이 바로 데논 제품이었는데 이날 들었던 음악이 아주 만족스러워서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호감도가 커지더군요. 마니아가 아니면 이름조차 생소할 수 있지만 오디오, 사운드에서는 이미 검증된 회사입니다.
무선 이어폰 AH-C840NCW

데논의 최신 무선 이어폰 제품입니다. 오디오 전문 기업답게 사운드 튜닝에 공을 들였다는 것이 제조사의 설명입니다. 핵심은 12mm 구경의 프리 엣지 바이오 셀룰로오스 드라이버. 일반적인 무선 이어폰 제품에 채용된 것보다 큰 드라이버을 탑재했고 데논의 하이파이 오디오에 적용되는 수준의 사운드 튜닝을 거쳤습니다. 거기에 최신 트렌드에 맞춰 하이브리드 ANC, 무선 충전, 방진방수 등의 기능도 적용돼 있습니다. 아래는 AH-C840NCW의 주요 사양입니다.




AH-C840NCW는 2021년 발표된 AH-C830NCW의 후속 제품입니다. 프리미엄 사운드와 ANC 채용 등 기본적인 사양은 비슷하지만 드라이버를 11mm에서 12mm급으로 키웠고 배터리 성능 등 몇몇 사양에서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외형으로도 쉽게 구분이 될 정도로 크게 바뀌었죠. 케이스와 유닛의 모양 모두 전작과 달라졌습니다.
패키지 & 디자인


제품의 구성은 충전 케이스를 포함한 본체, 세 가지 크기의 여분 이어팁, USB C 충전 케이블입니다. 제품의 색상에 맞춰 구성품도 블랙/화이트로 제작됐습니다.


충전 케이스는 유닛을 눕혀 보관하는 형태로 높이가 낮고 폭이 넓은 형태입니다. 전작은 유닛을 세워 보관하는 방식이었죠. 개인적으로 이쪽이 이어폰을 꺼내기 편해서 좋아합니다. 케이스 상단에는 데논의 브랜드 로고가 새겨져 있습니다.




케이스에는 USB C 충전 포트와 상태 알림용 LED 램프, 페어링 버튼이 있습니다. 플라스틱 소재로 무게가 가벼운 것(총 54g)이 장점이지만 쉽게 브라이트마크, 흠집이 생길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파우치나 케이스를 사용하시는 게 좋겠어요.

최신 제품답게 무선 충전을 지원합니다. 충전 중에는 LED 램프를 통해 현재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유닛은 귀 안에 삽입되는 인이어 형태입니다. 터치 조작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스템은 타원형으로 제작됐습니다. 손으로 쥐었을 때 조금 더 안정적이에요. 거기에 양 끝단을 직선으로 마감해 디자인을 차별화했습니다. 비슷비슷해 지는 최신 무선 이어폰 제품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보입니다.

착용감이 기대 이상으로 괜찮습니다. 유닛 하나의 무게가 5g이라 착용하지 않은 것처럼 가볍습니다. 달걀형으로 디자인 된 유닛 헤드의 모양도 귓구멍 안에서 잘 안착되고요. 기본 제공되는 실리콘 팁은 차후에 폼팁 등으로 교체해 볼 생각입니다. 일단 그동안 썼던 에어팟과 달리 검은색을 선택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듭니다.

사용 중인 에어팟 프로 2세대와의 비교입니다. 전체적인 실루엣이 곡선, 직선으로 나뉘는 것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데논 AH-C840NCW의 유닛이 조금 더 큰 편이지만 무게 차이는 느낄 수 없습니다. 귀에 안착되는 헤드 부분에 실리콘을 덧대 착용감이 좀 더 안정적인 것이 AH-C840NCW의 장점입니다.

연결 & 전용 앱

블루투스를 통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등의 장치와 연결합니다. 버전은 5.3으로 비교적 최신 버전이 탑재됐어요. 이전 대비 전력 효율성과 연결 안정성이 강화된 버전입니다. 구글의 패스트 페어(Fast Pair)를 지원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는 충전 케이스의 뚜껑만 열면 쉽게 연결이 가능합니다. 아이폰에서는 케이스의 페어링 버튼을 길게 눌러 연결하면 됩니다.


전용 앱인 데논 헤드폰을 다운 받으면 연결된 제품의 정보와 배터리 잔량, EQ 설정, 멀티 포인트 관리 등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연결이 완료되면 현재 연결된 제품의 정보를 볼 수 있습니다. 양쪽 유닛과 충전 케이스의 배터리 잔량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노이즈 캔슬링과 주변음 허용 기능도 터치로 전환할 수 있어요.

AH-C840NCW은 유닛의 스템을 터치하거나 길게 눌러 제어하는 방법을 채택했습니다. 이 조작을 변경하는 것도 전용 앱에서 가능합니다. 지원하는 조작은 총 네 가지. 탭과 길게 누르기입니다. 기본적으로 재생, 탐색, 노이즈 캔슬링 토글이 지정돼 있지만 볼륨 조절, AI 어시스턴트 호출 등의 조작도 지정할 수 있어요.

사운드에 특화된 제품인만큼 앱에서 나만의 EQ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전체 음역대를 5개로 나눠 조절할 수 있어요. 아쉽게도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프리셋은 없습니다. 취향이 뚜렷한 마니아층은 직접 EQ를 설정할 것이란 생각 때문일까요. 그래도 차후 업데이트를 통해 전문가의 손길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단점과 특징

약 일주일간 데논 AH-C840NCW를 사용하며 느낀 장단점을 정리해 봅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역시 사운드. 제조사의 자랑만큼 사운드에서는 현재 사용 중인 애플 에어팟 프로보다 만족감이 컸습니다. 처음 실행했을 때는 생각보다 출력이 작아 당황했는데 노이즈 캔슬링을 켜고 유심히 들으니 해상력과 음 분리가 나은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단순히 출력을 높이기보단 각 음역대의 소리를 충실히 재현하는 데. 중점을 둔것으로 보입니다. 거기에 EQ로 취향에 맞춰 저음을 증폭시키거나 여성 보컬의 날카로운 소리를 살려낼 수 있는 것도 만족합니다.

노이즈 캔슬링 성능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반복적인 소음을 잘라내는 능력은 에어팟쪽이 나았지만 사람의 목소리같은 돌발적인 소음은 AH-C840NCW가 잘 제거했어요.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이 차이가 뚜렷했습니다. 버스에서 AH-C840NCW을 들으면 엔진 소리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밑바닥에 얕게 깔리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아 음악 감상에는 더 좋았습니다.
배터리 성능은 매우 만족입니다. 제조사 발표 기준 최대 10시간, 노이즈 캔슬링을 사용해도 7시간입니다. 어지간한 무선 이어폰과 헤드폰 중간쯤의 지속 시간이죠. 출퇴근뿐 아니라 오후 내내 이어폰을 끼고 작업해도 배터리 부족을 느낄 수 없습니다. 특히 장시간 비행할 때 좋을 것 같아요. 충전 케이스와 합친 사용 시간은 총 24시간입니다.
멀티 포인트 연결

스마트폰과 태블릿, 노트북을 번갈아가며 작업하는 제게는 멀티 포인트 연결이 중요한 사양입니다. AH-C840NCW은 최대 두 개의 장치에 동시 연결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제품을 연결하는 방식은 첫 번째와 같습니다. 유닛을 충전 케이스에 넣고 페어링 버튼을 길게 눌러 두 번째 장치에 연결하면 됩니다.

전용 앱에서 등록된 장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자동 전환 옵션을 켜면 별다른 조작 없이 두 장치를 오가며 음악과 영상을 감상하고 작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전환 속도도 제가 사용해 본 제품들 중 최상입니다. 딜레이가 거의 없고 전환될 때의 사운드 왜곡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장치의 수가 적다고 느낄 수 있지만 주력으로 사용하는 장치가 두 개라면 사용에 불편은 없을 거예요.

음색에서는 사운드 전문 기업의 손길이, 노이즈 캔슬링에서는 최신 무선 이어폰다운 기술력이 느껴졌습니다. 초창기 무선 이어폰 시장은 삼성,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의 프리미엄 제품군과 저가형 중국산 제품들로 양분됐었는데 이제는 다양한 취향을 품을 수 있는 제품들이 많이 보여 좋습니다. 특히 음질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사용할 만한 고음질 무선 이어폰이 많아졌다는 것이 반가워요. 데논의 AH-C840NCW은 까다로운 귀를 가진, 좋은 음악의 행복을 아는 사용자들에게 추천할 만한 제품입니다. 기본기도 나쁘지 않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