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여전히 도시를 뒤덮은 장식들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12월의 축제는 적어도 새해가 될 때까지는 이어질 거예요. 그래서 차가운 날씨에도 자꾸만 카메라에 손이 갑니다. 늘 봄, 가을이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이라고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사진을 찍는 때는 12월인 것 같아요. 사진 속에 담긴 2025년 12월의 풍경, 일상을 남겨 봅니다.

올해는 특히 '보케'를 많이 활용했습니다. 담당하고 있는 특강과 기사에서 연말 사진 촬영 팁으로 보케를 강조하다 보니 저도 그 매력에 빠져 들었나 봐요. 데일리 카메라로 사용하는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조합에서는 F2.8 최대 개방 촬영으로 기분을 내 봤습니다. 렌즈에 대한 정보와 사용 후기는 지난 포스팅을 참고하세요.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의 주류는 완전히 풀프레임이지만 여전히 APS-C가 유리한 영역이 있습니다. 시스템 전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꼽을
mistyfriday.kr
일상용 서브 카메라, 렌즈 하나면 다 된다 -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일상용 서브 카메라, 렌즈 하나면 다 된다 -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탐론의 APS-C 포맷용 표준줌 렌즈 17-70mm F/2.8 Di III-A VC RXD에 관한 두 번째 포스팅. 지난 이야기가 줌과 화질, 근접 촬영 등 이 렌즈의 특징에 관한 것이었다면 이번엔 실제로 제가 이 렌즈를 어디에
mistyfriday.kr
원형 보케로 그린 크리스마스 장식

최근 몇 년간 겨울마다 긴 여행을 떠나는 바람에 4년만에 서울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습니다. 유럽 최고의 크리스마스 마켓, 뉴욕에서의 홀리데이 시즌을 보낸 것도 좋았지만 오랜만에 서울에 있다는 것도 충분히 가슴 설레더군요. 당시엔 명동 신세계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이 가장 화제였는데 전면 스크린으로 바뀌고 나서는 감흥도 화제성도 뚝 떨어진 것 같습니다. 화면 위에 펼쳐진 것으로는 마음을 건드리기 부족한 거겠죠. 그래서인지 옆에 있는 롯데 소공점의 장식들이 더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 같아요. 저도 이쪽이 더 마음에 들었고요.


몽글몽글 맺힌 빛망울은 앙증맞은 인형과 소품들을 돋보이게 합니다. 롯데 백화점의 장식들에도 크고 작은 조명들이 많아서 빛망울 연출하기가 수월했어요. 보케의 크기와 형태를 고려해 렌즈의 조리개 값은 F2.8 최대 개방으로 고정했습니다. 풀프레임보다는 보케의 크기가 작지만 F2.8과 70mm 망원 촬영을 활용하면 충분히 느낌을 낼 수 있습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는 F2.8에서 가장 크고 선명한 보케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그 모양이 크리스마스 장식물을 찍기 좋아서 의도적으로 피사체 주변에 조명을 배치하게 되더군요. 아래는 조리개 값에 따른 보케의 형태를 비교한 것입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의 빛망울 형태 비교]




이 렌즈의 장점은 대부분의 조리개 값에서 원형 보케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케의 형태 때문에 조리개 값 설정이 제한되지 않는 것은 야간, 인물 촬영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영상 촬영에서도 그렇고요. 하지만 크기까지 고려하면 역시 F2.8 최대 개방 촬영이 가장 유리합니다. F4와 비교하면 약간의 해상력 저하가 있지만 이런 게 오히려 연말 분위기를 환상적으로 만들어 주기도 해요.


더 선명하고 깨끗하게 기록하는 축제의 밤

12월 첫째 주, 소공동 롯데 백화점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처음 본 날 찍은 사진입니다. 골목 사이로 보이는 전구 장식이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크고 화려해서 한 걸음 딛을 때마다 한 장씩 사진을 찍으면서 다가갔어요. 그 어떤 선명하고 밝은 화면이라도 이 느낌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진짜와 가짜의 차이. 한때 열광했던 신세계 백화점의 장식을 거들떠보지 않게 된 이유입니다.

커다란 백화점의 벽면에 걸린 그림과 한 땀 한 땀 수 놓은 전구들. 이것 때문에 주변 거리가 온통 주황빛으로 물들어서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있는 기분이 들더군요. 낮에 본 아기자기한 인형들도 좋았지만 역시 이쪽이 기분 내기엔 더 좋습니다.



이와 같은 저조도 촬영에서 F2.8 개방 촬영의 장점은 하나 더 늘어납니다. 낮은 ISO 감도를 유지할 수 있어 이미지가 더 깨끗하고 선명해지는 효과입니다. 제가 사용 중인 ZV-E10이 고감도 이미지 품질이 좋지 못해서 가급적 ISO 1600 이상을 사용하지 않는데 F4 이상의 번들 렌즈 급에서는 적절한 셔터 속도와 ISO 감도를 유지하기 어렵거든요. 밤이 주무대인 12월, 크리스마스, 연말 풍경에는 조리개 값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커피를 내리던 직원이 제 카메라를 보고 '렌즈가 되게 크네요.'라고 말하더군요. 물려 놓은 ZV-E10 카메라가 워낙에 작다보니 가분수로 보였나 봅니다. 하지만 이 렌즈의 F2.8은 무게와 크기에 대한 부담을 감내할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화려한 크리스마스 장식 외에도 곳곳에서 볼 수 있는 겨울의 풍경들, 분위기 좋은 카페, 좋은 사람들과의 파티 역시 렌즈의 조리개 값에 따라 결과물의 완성도가 달라지거든요.


촛불 하나뿐인 이런 장면도 F2.8이면 충분히 찍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렌즈는 손떨림 보정 장치까지 있으니 셔터 속도를 더 과감하게 설정할 수 있어요. 1/15는 물론이고 잘만 하면 1/2초에서도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임, 일상에서도 F2.8


연말 회식과 송년회에서도 이 렌즈는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안겨 줬습니다. 위 두 장의 사진은 매우 어두운 식당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셔터 속도는 1/30 또는 1/40초, ISO 감도는 1600으로 설정했습니다. 이 설정에서도 결과물이 어두워서 RAW 데이터의 노출값을 보정한 결과물입니다. 그 과정에서 노이즈와 색 왜곡이 일부 있지만 일반적인 용도로 활용하기엔 부족함이 없죠. 만약 조리개 값이 F2.8보다 어두웠다면 꽤나 애를 먹었을 것 같아요.



12월 촬영은 실내, 밤이 주무대였고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의 F2.8 최대 개방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렌즈를 평가하거나 추천할 때 왜 조리개 값에 신경 쓰는지 새삼 다시 한 번 확인했던 한 달이었어요. 얼마 남지 않은 연말 풍경들도 F2.8을 적극 활용해 찍어볼 생각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