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가을이 점점 짧아지는 걸 체감하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우스개로 '이러다 가을이 없어지겠어.'라고 했는데 이제는 정말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싶어요. 사진 찍기 좋은 계절이라 특히 더 아쉽습니다. 어쩌겠어요, 이마저도 지나가 버리기 전에 최대한 즐겨야죠.

가을 분위기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생각하다 오래전부터 추천 받았던 길상사가 떠올랐습니다. 서울 어느 곳보다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곳이라는 말을 여러 사람들에게 들었는데 정작 저는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어요. 마침 강수 확률 0%의 쾌청한 날이라 카메라 들고 나서 보기로 했습니다. 늘 그렇듯 이런 가벼운 산책, 출사에는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조합을 챙깁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의 주류는 완전히 풀프레임이지만 여전히 APS-C가 유리한 영역이 있습니다. 시스템 전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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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는 서울 도심, 성북동에 있는 작은 절입니다. 1997년 법정 스님이 세운 절로 역사가 짧은 편이죠. 기존엔 최고급 요정인 대원각이 이 자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동안 가 본 절과 구조가 다르다고 느꼈어요. 오르막, 내리막이 적당히 있어 산책하는 즐거움이 있다고 할까.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맞은편 뷰도 좋고요. 한성대입구 역에서 02번 마을버스를 타면 쉽게 갈 수 있습니다.

가을이 너무 갑자기 와 버린 탓에 사찰에 있는 나무들이 아직 채 옷을 갈아입지 못했더군요. 방문 전 찾아본 길상사의 가을 풍경은 노란색과 빨간색의 단풍이 그림처럼 아름다웠는데 조금 더 기다려야 하나 봅니다. 그래도 하늘색이 새파랗고 햇살도 강해서 산책하기엔 더없이 좋았습니다. 아래는 초가을 길상사의 풍경입니다. 크지 않지만 내부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중간 중간 연못과 꽃들이 반겨 줍니다.


아이폰으로도 함께 사진을 찍었지만 역시 이런 날씨, 풍경은 카메라로 찍어야 특유의 선명하고 눈부신 느낌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죠. 칠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청이 햇살을 받으니 그야말로 반짝반짝하더군요.



무종교인 입장에서 사찰의 매력이라면 자연 그대로의 풍경과 좋은 뷰 그리고 언제 찾아도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입니다. 생태 공원이나 식물원 등을 방문하기 전엔 휴무일을 확인해야 하지만 길상사는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월요일 오후라 사람이 많지 않았고 규모도 크지 않아서 여유롭게 내부를 두,세 바퀴 돌았습니다. 중간 중간 마련된 의자에서 앉아 바람 소리도 듣고요. 가장 높은 곳에는 법정 스님이 머물렀던 진영각이 있습니다. 내부는 사진 촬영이 불가능해요.

날씨가 좋으니 사진 찍을 맛이 났습니다. 이래서 가을을 좋아하죠. 무성한 잎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흰 구름만 보고 있어도 마음이 편안해졌고 사찰 곳곳에 내려 앉은 가을 풍경이 반가웠습니다. 도시는 여름에서 겨울로 바로 넘어가는 느낌이지만 이렇게 가을 정취를 흠뻑 머금은 곳이 분명 있어요. 시간 내 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빛이 충분할 때는 카메라, 렌즈를 특별히 조작하지 않는 편이지만 가끔 연출을 위해 설정값을 변경할 때가 있습니다. 흐르는 물줄기를 촬영할 때는 셔터 속도를 짧게 설정합니다. 물방울의 형태를 온전하게 답기 위해서요. ZV-E10의 셔터 속도는 기계식 셔터 기준 1/4000까지 줄일 수 있습니다. 이 때 ISO 감도가 높아져 이미지 품질이 떨어지거나 노출 부족이 생길 수 있는데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은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2.8로 밝아서 무리 없이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광원을 아름답게 촬영하는 방법. 조리개 값을 높여서 빛갈라짐을 연출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의 최소 조리개 값은 F22지만 회절 현상으로 인한 화질 저하를 방지하기 위해 F13-16 값을 주로 사용합니다. 강한 태양빛이 아름답게 표현됐어요. 동영상에 사용해도 매력 있습니다. 특히 역광 촬영에서 즐겨 사용합니다.


빛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렌즈의 화질도 절정에 올라섭니다. 위 사진은 70mm 최대 망원, F2.8 최대 개방으로 촬영한 근접 사진으로 확대했을 때 잎 표면의 가는 솜털까지 제대로 표현된 것을 볼 수 있어요. 이 렌즈는 개방 해상력 저하가 있어 보통 F4 이상을 사용하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을 때는 F2.8 개방도 거리낌 없이 사용합니다.





두 시간 가량의 짧은 산책. 그래도 마음에 드는 사진들을 꽤 많이 얻었습니다. 날씨와 계절 덕분입니다.





첫 길상사 방문 그리고 이날의 날씨를 두고 두고 보고 싶어서 영상으로도 담아 봤어요. ZV-E10+17-70mm F2.8 Di III-A VC RXD 조합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때는 4K 24p, S-LOG3 촬영 후 컬러 그레이딩을 합니다. 렌즈에 손떨림 보정이 있어서 별도 액세서리 없이 핸드헬드로 촬영해도 충분합니다.






어느 해보다 가을이 짧을 것 같아요. 당장 다음주부터 겨울에 접어들 지도 모르겠습니다. 늦기 전에 가을 정취 물씬 풍기는 곳으로 나들이 떠나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가까우시면 길상사 추천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