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일상용 카메라로 활용 중인 소니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8월의 기록은 맛집, 먹거리입니다. 폭염과 폭우가 반복돼 나들이와 출사가 영 어려웠고 그 결과 일상의 기록들이 먹거리에 몰렸더군요. 잘 먹어야 무더위도 이겨낼 수 있으니 여름에 어울리는 포스팅이라고 생각합니다. 8월 한달간 제가 다닌 맛집들 중 인상적이었던 곳들을 정리했어요. 사진들은 모두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로 촬영했습니다. 렌즈에 대한 정보와 사용 후기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B070 for Sony E-Mount - 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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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 APS-C의 존재 가치
디지털 카메라 시리즈의 주류는 완전히 풀프레임이지만 여전히 APS-C가 유리한 영역이 있습니다. 시스템 전체 부피와 무게를 줄일 수 있다는 것, 저렴하게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는 것을 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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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관의 돼지곰탕
무더위에 지친 몸,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에 좋은 메뉴였어요. 흔히 돼지국밥이라면 진하고 쿰쿰한 향이 나는 부산식 돼지국밥을 상상하지만 이집 음식은 국물이 맑고 맛도 담백한 돼지곰탕입니다. 실내 인테리어도 차분하고 세련된 느낌이고요. 옥동식이나 광화문국밥 등 요즘 이런 스타일이 인기가 있죠. 동봉관은 옥동식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실제로 과거 옥동식 분점이었다가 이름을 바꿨다는 이야기도 있네요.
무채색을 사용한 인테리어는 사진도 예쁘게 나오고 제 취향에도 잘 맞습니다. 넓지 않은 크기에 전 좌석이 바로 된 이 식당의 첫 인상이 좋았던 이유입니다. 일부러 점심 시간이 좀 지나서 방문했고 쾌적하게 식사할 수 있었어요. 식당 사진을 찍을 때는 대체로 17mm 광각, 70mm 망원 둘을 사용합니다. 실내 공간을 보여줄 때는 가장 넓은 광각인 17mm가 적합하죠. 메뉴판이나 가구, 집기 그리고 요리하는 모습을 찍을 때는 70mm 망원을 사용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여기저기 두리번거리지 않아도 앉은 자리에서 다양한 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어요. 맛집 포스팅에서는 굳이 단렌즈를 고집할 필요가 없어요. 줌렌즈가 최고입니다.
푸짐하게 담긴 특 사이즈의 돼지국밥. 가격은 16000원인데 먹어보면 돈 값은 충분히 합니다. 밥보다 고기가 훨씬 많을 정도로 양이 푸짐하기도 하고 조리 수준이나 맛이 꽤나 만족스러웠어요. 고기는 잡내가 전혀 없고 간이 삼삼합니다. 썰기도 얇게 썰어서 시골보단 확실히 도시밥상 느낌이 나요. 맑은 국물과 토렴한 밥, 담백하게 삶은 고기 그리고 쪽파 조금. 늘어 놓으니 구성 참 간결한데 이것만으로 충분합니다.
개인적으로 먹으러 다닐때도, 음식점에 취재를 다닐 때도 찍는 사진들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습니다. 가게 내/외부 사진들과 식탁 위 차림새 그리고 각 음식들의 세부 컷. 대략 이 정도로 추릴 수 있어요. 줌렌즈를 사용한다면 공간과 식탁 위 차림새에서는 최대 광각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넓게 찍고 나중에 주변부를 잘라내 조절할 수 있으니까요. 음식 사진을 찍을 때도 그렇습니다. 일단 주인공이 되는 음식과 주변 상차림이 다 나올 수 있도록 광각으로 테이블 위를 찍습니다. 흔히 '항공샷'이라고 부르는 구도입니다. 프레임 확보를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의자를 밟고 올라갈 때도 있지만 APS-C 포맷 기준 17mm 광각이면 책상 위로 올라갈 필요까지는 없어요.
다음으로는 세부 사진. 이때는 70mm 망원 그리고 F2.8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을 적극 활용합니다. 보여주고 싶은 것을 확실하게 부각하기 위해서입니다. 70mm면 35mm 풀프레임 환산 약 105mm로 꽤나 망원이에요. 음식 크기가 크면 오히려 프레임이 너무 좁다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50-70mm의 초점거리를 상황에 맞게 사용합니다. F2.8 최대 개방은 배경 흐림 효과, 저조도 대응을 위한 선택입니다. 이 렌즈는 F2.8에서 해상력 저하가 다소 있지만 음식 사진에서는 크게 신경 쓰이지 않습니다.
동봉관의 돼지곰탕의 특징이라면 국물은 맑지만 간이 좀 강해요. 따로 양념이나 소금을 넣을 필요가 없을 정도고 제 입에는 오히려 조금 짜게 느껴졌어요. 고기, 밥과 함께 먹는 것을 고려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집에서 파는 보리 증류주의 안주로도 찰떡이더군요. 이날 사진들을 보니 빛이 가장 좋은 시간에 실내 분위기도 깔끔해서 대체로 마음에 듭니다.
참맛집의 소고기+구운김 조합
소고기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소고기 먹으러 간다고 하면 괜히 기분이 달라요. 설레기도 합니다. 흔한 일이 아니라 그렇겠죠. 소고기 파는 집은 흔하지만 이런 조합은 다른 곳에서 못 본 것 같아요. 구운 소고기를 구운 김에 싸 먹는 특이한 쌈. 평소 김을 워낙 좋아해서 기대가 컸습니다. 식당으로 이어진 전용 계단을 내려가면 한옥을 연상 시키는 풍경을 보게 됩니다. 맛집 포스팅에서 이런 것들을 그냥 지나칠 수 없죠. 정성껏 꾸민 것들을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 17mm 최대 광각으로 넓게 촬영했습니다.
이 식당은 모든 좌석이 룸으로 되어 있어요. 그리고 복도에는 청사초롱을 길게 달아 놓았습니다. 외관뿐 아니라 실내 인테리어도 한옥을 적극 차용한 것이죠. 한옥 마을의 밤거리를 연상 시키는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70mm F2.8로 촬영했습니다. 망원 화각에서의 배경 압축 효과로 늘어선 청사초롱들이 돋보이고 배경 흐림이 분위기를 더 근사하게 만들어 주거든요. 실내 공간은 주로 광각을 사용하지만 위와 같이 특정 소품이 부각될 때는 망원도 선택합니다.
룸 내부를 촬영할 땐 역시나 17mm 최대 광각입니다. 한정된 실내를 넓고 근사하게 보이게 만드는 가장 쉽고 효과적인 방법이거든요. 호텔이나 팬션, 카페 등 실내 인테리어 사진들 중 상당 수가 초광각 렌즈로 촬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초광각 특유의 왜곡 때문에 그리 선호하지 않지만 사진을 보는 사람들 대부분은 공간이 넓게 보일 수록 호감도가 증가하기 마련이니까요. 제가 식사한 방이 크진 않았지만 17mm 광각으로 촬영하니 천장부터 바닥, 벽에 걸린 메뉴판까지 한 장에 다 담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인 고기 사진들은 평소와 같이 망원, 최대 개방 촬영입니다. 특히 위 사진처럼 서로 다른 메뉴들이 한 데 담겨 있을 때는 전체-개별 순서로 촬영하는데 이 때 70mm 망원의 배경 압축, F2.8의 배경 흐림이 큰 효과를 발휘하죠. 두 메뉴를 동시에 보여주면서도 주인공이 되는 메뉴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구워지는 고기들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생한 장면을 담기 위해 망원을 주로 사용하지만 불판 전체를 담기 위해 광각으로 전환하기도 합니다. 이런 것이 줌렌즈의 장점이죠.
잘 구운 고기를 먹기 전에 한 컷.
추가한 비빔면은 정석적인 항공샷으로. 참맛집의 소고기+구운김 조합은 채소쌈보다 마음에 들었지만 김을 굽는 게 생각보다 까다롭더라고요. 시간이 조금만 길어지면 김이 다 타버려서 고기와 김을 함께 굽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래서 식당에서는 고기를 굽기 전에 김을 전부 구워놓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그럼 또 김이 식어서 별로더라고요. 저는 이날 혼밥이라 고기와 김을 굽느라 중간중간 사진 찍느라 바빴어요. 김도 두어 장 태워 먹었고요. 그래도 이집만의 조합이 있다는 것, 오붓하게 방에서 식사할 수 있는 것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쌤쌤쌤의 스테이크와 파스타
용리단길에서 가장 인기있는 식당 중 하나인 쌤쌤쌤. 늘 대기가 길어서 엄두도 못 냈는데 광화문점이 생겼다기에 다녀 왔습니다. 주변의 칭찬이 자자했거든요. 사장님이 파스타의 달인으로 방송 출연까지 했다고 하니 단순히 유명한 걸로 유명한 식당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공간이 넓기도 했지만 실내에 볼 것들이 많더라고요. 찍을 게 많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죠. 이날은 벽에 걸린 액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빈틈 없이 벽을 채운 액자들을 찍을 때는 역시나 광각/망원을 모두 사용해야 합니다. 전체 풍경은 17mm 최대 광각으로. 그래야 식당의 의도가 잘 드러납니다. 다음으로 액자들 중 마음에 들어나 식당의 정체성이 담긴 것을 클로즈업 해서 촬영하면 끝납니다. 수십 장을 찍어도 쓰는 것들은 정해져 있으니 무턱대고 찍는 것보단 리스트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겠죠.
취재로 방문했을 땐 부지런히 다니며 식당을 최대한 넓고 근사해 보이게 찍지만 내돈내먹일 때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는 편입니다. 불편하기도 하고 주변 시선을 끌거나 영업에 방해가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럴 때는 망원이 꼭 필요해요. 단순히 크롭하는 것과는 그 차이가 큽니다.
담음새가 예쁜 메뉴는 광각으로 전체를 찍고 세부 촬영을 진행합니다. 중복된 사진처럼 보일 수 있어도 분명히 용도가 다르거든요. 물론 지면이 한정돼 있다면 둘 중 하나를 쓰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한정된 환경에서 얼마나 빠르고 편하게 광각/망원을 전환할 수 있냐는 것. 이것은 아무리 좋은 단렌즈를 써도 따라할 수 없습니다.
스테이크는 음식 자체도 근사한 피사체지만 칼로 고기를 써는 장면이 꼭 필요합니다. 파스타는 스푼, 포크를 넣는 순간 음식의 모양이 흐트러지는 반면 스테이크는 고기의 단면이 보여야 제대로 된 매력이 느껴지거든요. 그리고 그 때를 디테일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점거리는 당연히 70mm 망원이 가장 효과적이고 조리개 값은 F2.8보단 F4가 좋습니다. 해상력이 훨씬 좋아요.
기대했던 쌤쌤쌤의 요리들은 나쁘지 않았지만 유명세답게 가격이 상당하더군요. 스테이크와 파스타, 샐러드로 구성된 세트 메뉴가 십만원이 넘습니다. 분위기도 좋고 음식도 충분히 즐겼지만 이 가격이면 선택지가 너무 많아요. 아마 스테이크 때문에 가격이 비싼 것 같은데 그 값하는 스테이크냐 라고 물으면 자신있게 아니오,라고 할 것 같습니다. 고기보다는 파스타를 추천해요.
베리블리스의 복숭아 시즌
이곳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카페입니다. 제철 과일을 직접 공수해 디저트, 음료를 만들어 파는 곳이에요. 거기에 위치도 번화가라 계절마다 들립니다. 이번 시즌 메뉴는 뭐지, 찾아보고서. 그리고 음식이 얘쁘니 사진도 잘 나옵니다. 음식 사진 잘 나오는 곳을 찾는다면 여기 한 번 관심 가져 보세요.
이날도 역시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내부를 찍었습니다. 메뉴판은 2층에서 망원으로 1층 벽을 당겨 찍었고 중간 중간 빈 자리가 났을 때 70mm 망원으로 가구와 소품을 찍었어요. 그래서 사진은 무척 한가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복작댔다는 것.
알록달록한 과일의 색을 담을 때는 역시나 망원을 쓰게 됩니다. 사진을 보는 사람들도 이것을 느낄 수 있으면 하는 맘에 근접 촬영이 주가 되고요. 70mm에서 이 렌즈의 최단 촬영 거리는 39cm. 간이 매크로급은 안 되더라도 음식 사진 찍기에는 적당합니다.
음식이 나오면 일단 항공샷, 반복해서 보니 왜 필요한지 아시겠죠.
이후로는 빵과 과일, 크림 등을 근접 촬영했습니다. 이날 특히 최단 촬영 거리 39cm를 적극 활용했어요. 눈으로 먼저 먹게 되는 디저트 사진은 다른 음식보다 디테일을 강조하게 됩니다. 날씨가 흐리고 실내 조도가 낮은 편이라 조리개 값을 F2.8로 설정했는데 그래서인지 사진이 쨍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음식 사진은 너무 날카로운 것보단 적당히 흐린 것이 오히려 나은 것 같아요.
더 크고 비싼 카메라도 있지만 맛집에 갈 때는 ZV-E10과 탐론 17-70mm F2.8 Di III-A VC RXD 렌즈 조합을 주로 사용합니다. '나 사진 찍는다.'라고 주변 시선을 끌지 않아서 좋고 구석구석 찍기에 부족함이 없어요. 화보 촬영이 아니니 화질도 이만하면 충분하고요. 풀프레임이 완전히 주류로 자리 잡은 현재도 여전히 APS-C 포맷 카메라들이 출시되는 건 저와 같은 사용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맛집 촬영은 좋은 줌렌즈 하나면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