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업체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클래식 디자인과 높은 완성도 그리고 조작의 즐거움. 제가 느끼는 보이그랜더 렌즈들의 장점입니다. 이 매력이 가장 잘 발휘되는 시스템을 꼽으라면 단연 라이카 M이지만 그 못지 않게 후지필름 X와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후지필름 X 카메라를 사용하게 된다면 렌즈군은 보이그랜더 렌즈들로 구성해 보고 싶었습니다.
후지필름 X 마운트 용 보이그랜더의 컬러-스코파 18mm F2.8 asph 렌즈는 경통 길이 23.5mm, 무게 115g에 불과한 광각 단렌즈입니다. 사진 속 X-T50처럼 작은 카메라에 마운트하면 주머니에도 넣을 수 있을만큼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35mm 환산 약 27mm의 초점거리는 여행, 일상 스냅 촬영용으로 활용도가 높고 F2.8 개방 촬영으로 야간/실내 촬영에도 대응 가능합니다.
제품 사양
5군 7매 (비구면 렌즈 1매, 이상부분분산 글래스 1매)
초점거리 18mm (35mm 환산 약 28mm)
조리개 값 F2.8-22
최단 촬영 거리 17cm
필터 규격 43mm
59.3x23.5mm
115g
5군 7매 구성 중 비구면 렌즈 2매가 포함됐습니다. 소형/경량화 렌즈에서 쉽게 발생하는 화질 저하를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 보입니다. 최대 조리개 값은 F2.8로 APS-C 포맷임을 감안하면 다소 어둡습니다. 휴대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결과겠죠. 덕분에 경통 길이를 23.5mm로 줄여 외투 주머니에도 휴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17cm까지 근접 촬영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네요. 렌즈 컬러는 블랙/실버 두 가지입니다.
후지필름 X 시리즈 카메라들의 디자인 언어를 좋아하지만 렌즈 디자인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저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보이그랜더 렌즈들이 좋은 대안이 될 거예요. 경통 전체가 메탈 소재로 보기에 견고하고 고급스럽고 조리개 링과 초점 링의 조작감도 뛰어납니다. 일단 카메라와 잘 어울려요. 관심 없는 지인이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제짝 렌즈로 생각했을 정도로.
기본 제공되는 후드는 경통 외부로 거의 돌출되지 않고 대물렌즈 주변을 감싸는 형태입니다. 렌즈의 휴대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후드 역할을 하는 효율적인 형태입니다. 렌즈 디자인이 깔끔해 보이는 효과도 있고요. 나사식이라 필터 사용에도 문제가 없지만 프레임이 두꺼운 필터를 쓰면 주변부 간섭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컬러-스코파 17mm F2.8 asph, 울트론 27mm F2 비교
울트론 27mm F2 렌즈와 함께 놓으면 형제처럼 닮았습니다. 조리개 링의 위치와 면적, 거리계 표기 등 초점 거리를 표시한 숫자를 제외하면 구분이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경통 길이는 23.5mm로 완전히 같고 무게도 5g 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요. 다른 것은 초점거리로 35mm 환산 약 28, 40mm입니다. 광각, 표준 초점거리로 렌즈군을 구성할 수 있도록 기획된 시리즈라고 볼 수 있겠어요.
풀프레임 포맷 라이카 M10과의 크기 비교입니다. 크기와 무게에서 상당한 차이가 납니다. 함께 들고 다녀 보니 APS-C 포맷이 갖는 장점이 체감 되더군요.
아날로그 조작
후지필름 X 시리즈는 그 출발부터 찍는 즐거움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아날로그 다이얼, 클래식 디자인 등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감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웠고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습니다. 시리즈가 이어져 오면서 하이브리드 뷰파인더 등 몇몇 요소들이 퇴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디자인과 조작성은 고집스럽게 유지하고 있죠. 그것이 보이그랜더의 수동 조작과도 잘 어울립니다.
조리개 링은 F2.8부터 22까지 1/3단계로 조절 가능합니다. 저항이 강하지 않으면서도 단계별로 끊어지는 느낌이 분명해 경쾌한 느낌을 줘요. 카메라를 양 손에 쥐고 이동할 때 자꾸 조리개 링을 돌려보게 됩니다. 초점링은 상대적으로 조작하기가 까다롭습니다. 면적이 좁은 데다 안쪽에 있거든요. 돌출된 포커스 노브로 조작하는 데 익숙해지면 조금 나아집니다. 저는 이 렌즈를 팬 포커스 스냅 촬영에 주로 사용한 터라 조작에 대한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습니다.
전용 렌즈의 장점
X 마운트로 발매된 보이그랜더 렌즈의 장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전용 설계가 갖는 화질의 이점입니다. 타 마운트 렌즈를 어댑터로 연결했을 때보다 주변부 해상력과 비네팅, 컬러 캐스트에서 장점이 있죠. 이는 결과물의 완성도와 직결됩니다. 두 번째는 카메라와의 데이터 통신입니다. 렌즈에 탑재된 전자식 접점을 통해 촬영 설정과 초점, 손떨림 보정 등의 정보를 주고 받게 됩니다. 후지필름에서 출시한 렌즈들과 동등한 수준의 연동은 써드파티 렌즈에 대한 우려를 크게 줄입니다. 아래는 연동이 지원되는 카메라 목록입니다.
제가 한창 쓰던 시절의 후지필름은 알아보는 사람도 드문 비주류였던 터라 최근의 인기가 어리둥절합니다. 가볍게 다니며 즐기길 원하는 취미 사진가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겠죠. 눈으로 뷰파인더를 보고 조리개 링과 초점 링을 조작하는 즐거움도 강점으로 작용했을 겁니다. 이런 재미를 제대로 느끼는 방법으로 수동 렌즈 만한 게 없죠. 작고 가볍고 예쁜 이 렌즈가 재미있기까지 하니 후지필름 X 렌즈들이 전혀 욕심나지 않습니다.
[ 보이그랜더 컬러-스코파 18mm F2.8 asph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 (X-T50) ]
COLOR-SKOPAR 18mm F2.8 Aspherical for Fujifilm X-Mount Black - 썬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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