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발견한 보석같은 집입니다. 종묘 근처 먹을 게 뭐가 있을까 하다 어김없이 버거집을 검색했고 근처에 제법 많은 수제버거집이 있는 것을 알았어요. 그 중에 가장 가까운 집으로 범위를 좁히는데 루프탑 뷰가 근사해 보이는 겁니다. '버거집에 이런 뷰가 있다고?' 생각하며 후기를 보니 카페와 버거집을 함께 운영하는 곳이더군요. 주변 분위기와 상반되는 인테리어에 여러모로 힙한 기운이 느껴져 다녀왔습니다.
가끔 가는 계림 바로 옆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죠. 검색해보니 종로점 오픈은 얼마 되지 않았더군요. 제가 이 골목에 온 지 그만큼 오래됐다는 얘기고요. 노포들 사이에 꽤나 세련된 입구가 있습니다. 간판이 미국의 극장 상영 안내판을 연상 시키더군요. 상호는 자이온, 사무실을 겸하는 건물로 저층은 카페, 고층은 버거집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버거집은 5,6층 거기에 루프탑 공간을 함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번 검색으로 처음 알게 됐는데 진작 좀 더 알려져야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공간에 공을 많이 들였더군요. 저는 뷰 하하나에 이끌려 왔지만 공간 자체도 매력이 있습니다.
전형적인 수제버거집의 인테리어. 메뉴 역시 미국 냄새 납니다. 시그니처는 자이온버거. 클래식한 구성의 햄버거이고 그 외에도 치폴레 스파이시버거, 내쉬빌 핫 치킨 버거 등 아메리칸 레시피를 활용한 버거들을 취급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쿠반 샌드위치를 떠오르게 하는 패티 멜트 그리고 버거 재료를 이용한 타코 메뉴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첫 방문엔 역시 시그니처를 먹어야죠. 기본 자이온 버거에 해쉬브라운을 추가했습니다.
버거집은 5,6층을 쓰고 있습니다. 6층은 계단을 통해 옥상으로 연결되고요.
옥상 뷰는 이렇습니다. 사방으로 주변 경치를 내려다 볼 수 있는데 앞쪽으론 종묘의 푸른색, 양 옆으로는 종로의 스카이라인, 뒷쪽으로는 옛 정취 남아있는 을지로 뒷골목들이 대비를 이루고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어요. 무엇보다 이 뷰를 보며 커피를 마시고 버거를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생각하니 버거 가격이 저렴하다 느껴집니다. 해질녘에 가서 노을 보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날 주문한 자이온 버거와 패티 멜트. 2인 세트 메뉴를 주문하면 감자 튀김에 콘 샐러드 그리고 음료 둘이 나옵니다. 감자튀김도 두툼한 게 식감 좋고 맛도 진짜 미국 느낌 나더라고요.
기본에 충실한 버거. 패티를 눌러 감칠맛을 살린 스매쉬 버거입니다. 이 역시 미국에서 인기 있는 스타일이라죠. 저는 버거 나올 때 체크하는 것 중 하나가 온도입니다. -채소의 익심 정도도 물론 중요하지만- 번까지 뜨끈뜨끈하게 나온 버거가 좋더라고요. 반드시 그렇게 해야 맛있지는 않지만 많은 버거들을 맛보니 그렇게 음식 내는 식당들이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여기 버거도 번부터 속재료까지 따뜻하게 나왔고 맛은 특출나진 않아도 기본에 충실해서 나무랄 데 없었습니다. 다른 메뉴도 먹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으니 제 기준 꽤 괜찮은 집입니다. 물론 눈 앞에 보이는 뷰 그리고 야경에 둘러싸여 먹는 분위기가 맛을 더했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