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보 터치 리뷰를 위해 제품 사진을 찍다가 벌어진 일입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구조상 애플 펜슬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고 자석으로만 고정돼 있죠. 파우치에 넣어뒀던 아이패드를 꺼내는데 펜슬이 분리되었습니다. 그대로 수직 낙하해 바닥에 떨어졌어요. 에어팟을 끼고 있어서 그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예감이 몹시 안 좋았습니다. 순간적으로 본 장면이 뇌리에 각인이 됐거든요. 펜슬 촉이 바닥을 향하고 떨어지는. 그렇게 재산 일부 손실과 바꾼 사용기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용 키보드 고민하시는 분들은 봐 주세요.
로지텍 콤보 터치 for 아이패드 프로 13인치 M4 사용 후기 - 매직키보드와 다른 결에서
낙하 후 펜슬을 보니 여지없이 촉이 뭉개져 있었습니다. 테스트를 해 보니 기울인 상태에서는 펜슬 인식이 안 되는 상황. 펜촉만 손상된 것이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내부 하드웨어 손상이라면? 마침 명동 애플 스토어가 가까워서 매장 방문해 전시품의 팁으로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운이 좋았어요. 팁을 교체하니 정상 동작했습니다.
펜슬 팁을 구매했습니다. 정품의 가격은 28000원. 네 개가 한 세트니 개당 7000원입니다. 사고에 비하면 가벼운 지출이지만 저 작은 플라스틱 덩어리의 가격 치고는 호되게 비싼 것이기에 호환품을 사 볼까도 했지만 평이 하나같이 극명하게 나뉘더라고요. 아예 인식을 하지 않는다는 것부터 스퀴즈, 호버링 등 특정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는 얘기, 새제품을 받을 때부터 이미 변색이 되어 있었다는 것까지. 고민 끝에 정품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안타까운 낙하 사고의 흔적. 팁 끝이 완전히 눌려 안쪽으로 들어갔고, 화면에 닿는 부분이 납작해져 있기에 더 이상 사용이 불가능했습니다. 이전 경험자(?)들의 후기를 찾아보니 이대로 사용하면 아이패드 화면뿐 아니라 펜슬 내부 센서에도 손상이 갈 수 있다고 합니다. 되도록 빨리 교체하는 것으로.
네, 별다른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 할 말도 없어요. 교체용 팁 4개가 들어 있습니다. 친절하게 하나 하나 중국에서 만들어졌다는 설명도 덧붙여서.
교체 방법 간단합니다. 기존의 팁을 왼쪽으로 돌려 분해한 뒤 새 팁으로 바꾸면 끝. 덕분에 펜슬 내부 구조를 보게 됩니다. 끝이 납작한 형태라 낙하 사고에서 무사했던 것 같아요. 금박지(?)로 감은 것 같은 모양새가 재밌기도 하고 애플 제품 답지 않게 허술해 보이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교체 완료. 다행히 정상 동작합니다. 필기용으로 사용하고 있는 노타빌리티에서 곡선을 그릴 때 선이 좀 구불구불해서 마음이 쓰였지만 프로 크리에이터나 메모 앱에선 문제 없는 것을 보니 노타빌리티의 문제인 것 같아요. 결론은 펜슬 프로던 1,2세대건 USB C건 떨어뜨리지 말자, 최소 28000원 많게는 펜슬 가격만큼의 지출이 발생한다, 입니다. 참 펜슬 팁은 현재까지 발매된 모든 애플 펜슬 제품이 동일합니다.
쓰린 마음을 달래는 보복 소비. 아이패드 프로용 키보드 찾기 여정이 결국 매직키보드까지 왔습니다. 이것도 그간 사용했던 것들과 비교해 볼게요. 아무래도 정품이 마음 편하긴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