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문동 안쪽 속칭 쌍리단길-이 말을 싫어하긴 하지만- 가면 개성있는 식당들이 많아요. 아직 골목 자체가 자리를 잡지 못했는지 갈 때마다 이집 저집 바뀌어 있지만. 이 골목에서 좋아하는 집이 몇 곳 있는데 완니는 최근에 리스트에 추가됐습니다. 흔하다면 흔한 태국 음식이지만 맛도 가성비도 웬만한 곳들보다 낫습니다.
가게에 걸린 '자신 있습니다'라는 멘트가 마음에 남았어요. 첫 방문 때 뿌팟퐁커리와 팟타이를 먹었는데 기교를 부렸다기보단 기본을 잘 지켜서 맛있게 만들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픈한 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벌써 꽤 알려졌더라고요.
태국 음식점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메뉴들도 있고 바질 쌀국수나 완니 치킨처럼 이 집의 특선 메뉴들도 있습니다. 메뉴 라인업이 괜찮은 건지 갈 때마다 고민하는 시간이 길어요. 두 번째 방문에는 똠얌꿍을 먹었습니다. 면을 추가하면 두 명이 먹을 수 있더라고요. 다음에는 대표 메뉴라는 바질 쌀국수를 먹어 보려고 합니다.
소프트 크랩의 식감, 코코넛 밀크 풍미가 인상적이었던 뿌팟퐁커리. 태국 음식점은 많지만 뿌팟퐁커리는 하는 집도 드물고 제대로 하는 집은 더 귀하죠. 이 가격에 이 정도 맛이면 다른 곳 안 가도 되겠다 싶습니다. 밥도 무료로 추가돼서 든든하게 먹었어요.
달걀이 듬뿍 올라 간 팟타이. 원체 실패하기 어려운 메뉴라 맛보다는 이 집만의 개성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이 집 팟타이는 특별함보단 단맛 신맛 고소한 맛의 균형이 돋보입니다. 양도 괜찮고요.
똠얌꿍은 좀 의외였어요. 다른 곳에서 먹어 봤던 똠얌꿍과 달리 코코넛 밀크 향이 강했습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똠얌꿍 고유의 신맛은 덜하지만 단맛과 풍미가 좋습니다. 신 음식 싫어하는 저는 이쪽이 오히려 낫더라고요. 면이 넓은 쌀국수라는 것도 좋았고요. 그리고 새우. 재료를 좋은 것을 썼는지 새우가 단맛이 났습니다. 새우 안 좋아하는 제가 먹어 본 새우 중 손 꼽히게 맛과 식감이 좋았어요.
공통적으로 좋은 재료로 정직하게 만들었다는 인상을 준 집입니다. 자주 방문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