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의 포스팅. 그것도 제가 좋아하는 카메라 장비 이야기입니다. 3개월 여행을 다녀와서 그간 밀려있던 일들을 해치우느라 바빴는데요, 최근에는 영상 촬영 일이 추가되면서 그 핑계로 장비를 영입했습니다. 긴 고민이 무색하게도 제일 흔한 소니, 남들 다 쓰는 A7M4입니다. 렌즈는 '소니에선 당연히 24-70mm F2.8 GM이지'라는 생각에 렌즈부터 중고 영입했고요. -24-70mm F2.8 GM II는 비싸더군요- 그런데 사진은 몰라도 영상 촬영에선 24-70mm F2.8 GM 렌즈가 왕도가 아니라는 생각이 계속 들더라고요.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 강점인 F2.8 개방 촬영은 영상에서는 빈도가 낮을테니. 무엇보다 실내 촬영에서 24mm 광각이 답답했어요. 그때쯤 20-70mm F4 G 렌즈에 대한 정보를 접했습니다. 제가 여행 중일 때 출시된 신상 렌즈더군요.
렌즈 사양
소니 FE 마운트
13군 16매 구성
초점 거리 20-70mm
조리개 값 F4-22
최단 촬영 거리 25cm / 0.39X
9매 원형 조리개
필터 규격 72mm
손떨림 보정 없음
78.7 x 99 mm
488 g
1,699,000 원
20mm부터 시작하는 표준 줌렌즈는 아직 생소합니다. 파나소닉 20-60mm F3.5-5.6, 탐론 20-40mm F2.8 렌즈 정도가 생각나는데 전자는 조리개 값, 후자는 최대 망원 초점거리에 약점이 있죠. 소니 20-70mm F4 G는 양쪽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양입니다. 다만 가격이 둘을 합친 수준입니다. (파나소닉 약 600달러, 탐론 약 700달러, 소니 약 1100달러)
영상 촬영을 고려할 때 20mm 최대 광각과 작은 크기, 가벼운 무게가 매력적이었고 F4의 조리개 값은 큰 단점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손떨림 보정 장치가 없다는 것 그리고 GM이 아닌 G 렌즈라는 것 정도. 아, 사양 대비 비싼 가격을 빼놓을 뻔 했습니다. 그래도 16-35/24-70mm 렌즈 둘을 운용하는 것보다 20-70mm 하나로 대응할 수 있다면 값어치는 충분히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에 24-70mm F2.8 GM 렌즈에는 없는 조리개 링까지.
조리개 값을 F4로, 최대 망원을 70mm로 타협한 결과 작고 가벼운 렌즈가 되었습니다. 카메라보다 무거운 24-70mm F2.8 GM 렌즈를 들다 이 렌즈를 드니 20mm F1.8 G 렌즈 생각이 날 정도로 손에 쏙 들어오더군요. 영상 촬영에 대응하는 최신 렌즈인만큼 무단 조리개, 포커스 홀드 버튼 두 개, 조리개 잠금(IRIS LOCK) 버튼 등 외부 인터페이스가 꼼꼼하게 적용돼 있습니다.
후드를 체결한 모습. 무엇보다 휴대성이 마음에 듭니다.
소니 FE 마운트 표준 줌렌즈 크기 비교입니다. 완벽하게 리뉴얼 됐다고 평가받는 FE 24-70mm F2.8 GM과 GM II의 관계만 아니라면 각각의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용도에 맞춰 사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중고 가격이 안정된 24-70mm F2.8 GM 렌즈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고요. 사진 중심이라면 더더욱.
저는 이번엔 영상 비중이 높기 때문에 20-23mm 구간과 휴대성, 포커스 브리딩 등 영상 촬영 대응 등을 고려해 20-70mm F4 G로 기변을 했습니다. 둘의 부피와 무게 차이는 체감상 배로 느껴질 정도로 컸어요.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GM도 아닌, 조리개 값도 어두운 G 렌즈를 중고 GM 렌즈보다 비싸게 구매했지만 잘 구매한 것 같습니다.
마침 지방 강의 일정이 있어서 A7M4와 20-70mm F4 G 렌즈 조합을 챙겼습니다. 최고의 여행용 카메라인 Q2로 짐까지 다 싸 놓았지만 새 렌즈 테스트 해 보고 싶은 마음에. 이틀간 짬을 내서 촬영해 보니 역시나 걸음이 가벼웠고 20mm 광각의 만족도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 20mm vs 24mm ]
이 렌즈를 구매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고 예상만큼 만족합니다. 광각에서 1mm 차이는 생각보다 크잖아요. 촬영에서도 분명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실내 영상 촬영에서 덕을 볼 것으로 기대합니다. 여행 때도 Q2와 함께 챙기면 상호 보완적으로 좋은 조합이 될 것 같아요.
[ 20mm ]
이너 줌이 아닌 것은 아쉽지만 크기와 무게를 보면 납득하게 됩니다. 광학 3.5배 줌을 지원하는 만큼 경통 돌출이 제법 됩니다. 로닌 S 짐벌에 올려보니 이 정도 줌 조작은 모터 힘으로 충분히 버티더라고요. 그럼 뭐 넘어갈 만하죠.
[ 20-70mm ]
단렌즈를 주로 사용하지만 줌렌즈의 편리함을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이만큼 작고 가벼우면 굳이 단렌즈를 고집할 필요도 없겠고요. 이 날 날씨가 말 그대로 눈부시게 화창해서 사진 찍기 참 좋았습니다.
[ 해상력 ]
어느 사용자의 후기를 보니 수 년 전에 나온 24-70mm F2.8 GM 렌즈보다 이 렌즈의 해상력이 좋다고 하던데 저 역시 불만이 없습니다. 그보단 F4 개방 촬영의 일부 구간 비네팅을 더 신경 쓰고 있어요. 이미지 품질은 조금 더 찍어보면서 평가해 보겠습니다.
[ 25cm 근접 촬영 ]
최단 촬영 거리 25cm. 준수한 편입니다. 70mm 망원에서는 위 사진 정도의 간이 매크로 촬영도 가능하고요. DSLR-미러리스 카메라 과도기에 광학 기술의 발전이 정체됐다는 생각을 했는데 요즘 렌즈들 보면 정말 좋다는 말 밖에 안 나옵니다. 어느 수준 이상의 렌즈들은 약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빛 갈라짐도 깔끔. 여행용 렌즈로 의외로 꽤 중요한 요소라죠.
역시 사진은 장비빨이라는 것 그리고 신상이 좋다는 걸 다시 느꼈습니다. 파나소닉 S5M2와 끝까지 고민했는데 이 렌즈의 존재가 일단은 소니의 손을 들어주게 만듭니다. 35mm F1.8 렌즈가 있지만 A7M4는 대부분 이 조합으로 촬영할 것 같으니 많이 사용해보고 후기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