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소개할 렌즈는 소니 소니 FE 마운트의 광각 단렌즈 바티스 25mm F2. 괜찮은 여행용 광각 렌즈를 찾던 중 20mm F1.8G와 함께 구매했습니다. 평소 광각 촬영 빈도가 높지 않아 둘 중 하나는 다시 방출하게 될 것 같고요. 바티스 25mm의 매력은 ZEISS라는 이름. 평소 자이스 렌즈를 좋아해서, 그것도 소니 발매 ZA 렌즈가 아닌 자이스에서 출시한 렌즈라 더 마음에 듭니다. 게다가 크기,무게도 적당하고 AF 성능까지 뛰어난 렌즈라는 평까지. 출시된 지 오래된 렌즈라는 것과 상당히 높은 발매 가격 정도를 제외하면 단점을 찾기 힘든 렌즈가 아닐까 싶습니다.
제품 사양
8군 10매
초점거리 25mm (82°)
조리개 값 F2-22
최단 촬영 거리 20cm
최대 배율 0.19X
손떨림 보정 미지원
방진방적 지원
필터 규격 67mm
81 x 78 mm
335 g
자이스에서 직접 제조한 소니 FE 마운트 렌즈입니다. 초광각이라고 하기엔 아쉽지만 활용도 높은 25mm 광각 초점거리, 비교적 밝은 F2 조리개 값을 갖습니다. 최단 촬영 거리가 20cm로 근접 촬영 성능이 뛰어난 것은 많은 분들이 꼽는 이 렌즈의 장점입니다. 경통 길이 78mm, 무게 335g으로 휴대성도 좋고요. 출고가 200만원에 육박하는 고급 렌즈 답게 방진방적을 지원합니다. 2015년에 출시했으니 다른 브랜드였으면 진작 리뉴얼이 됐을 렌즈지만 이 렌즈의 사양과 광학 성능은 지금도 현역으로 활동하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디자인
소니 제조 ZA 렌즈들은 몇몇 사용해봤지만 자이스에서 제조한 렌즈는 처음 경험해 봅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부터 특유의 실루엣이 매력적이다 생각했는데, 직접 봐도 다른 브랜드 렌즈들과 차별화되는 모양이 마음에 듭니다. 이 렌즈를 포함한 자이스 렌즈들의 특징은 곡선과 일체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물 렌즈쪽으로 가면서 경통 지름이 크게 증가하는 형태인데, 곡선을 강조한 덕에 우아한 인상을 풍기고 경통과 초점링은 마치 하나처럼 부드럽게 이어져 있습니다. 후드를 결합했을 때도 한 덩어리처럼 보이게 디자인 한 것이 돋보입니다.
후드를 결합한 모양을 중심으로 디자인했기 때문에 이 렌즈는 후드 없이 사용하면 모양이 영 어색합니다. 다만 후드의 플라스틱 소재가 스크래치에 취약하고 내구성도 그리 좋아 보이지 않은 것이 아쉽습니다. 초점링은 다른 브랜드에서 보기 힘든 투박한 생고무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손에 닿는 느낌과 조작 편의성이 일반적인 메탈/플라스틱보다 부드러운데 반면 고질적인 늘어짐, 오염 등의 문제가 있어 호불호가 크게 갈립니다. 저도 사실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요. 거기에 경통에는 OLED 디스플레이가 있습니다. 여러모로 여태 봐왔던 렌즈들과는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소니의 광각 단렌즈 20mm F1.8 G 렌즈와의 비교입니다. 비슷한 초점거리를 갖는 24mm F1.4 GM 렌즈가 있지만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높고 휴대성에서도 차이가 나서 저는 이 둘을 비교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최신 렌즈인 20G가 장점이 많지만 바티스 25 렌즈에 자꾸 맘이 가는 건 역시 ZEISS라는 이름 때문이겠죠? 휴대성은 사실 큰 차이가 없지만 초점거리와 인터페이스 등 둘은 직접 비교가 어려울만큼 다른 점이 많습니다. 다음에 제대로 비교를 해 보겠습니다.
경통 길이가 짧고 무게가 가벼운 편이라 휴대하기에 부담스러운 렌즈는 아닙니다. 오히려 FE 마운트 광각 단렌즈 중에서 휴대성이 좋은 편에 속하죠. 다만 경통 지름이 다소 크고 소니 카메라 크기가 작아서 보는 각도에 따라 가분수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표면 마감이나 곡선 중심의 디자인이 현행 소니 카메라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요.
이 렌즈에는 OLED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습니다. 전원을 켜면 ZEISS로고와 함께 부팅이 되고 피사체와의 거리 등 촬영 관련 정보가 표시됩니다. 기존 렌즈들이 기계식 거리계 창을 탑재한 것, 최근에는 그마저도 사라진 것을 생각하면 과거의 것을 다분히 현대적인 형태로 구현한 이 발상이 무척 흥미롭습니다. 기존 아날로그 방식 거리계 창과 비교하면 필요한 값을 정확한 숫자로 표현하는 직관성에 점수를 줍니다. 특히 AF보단 MF 촬영에서 쓰임새가 있습니다. 그래서 AF 촬영에선 이 OLED 화면이 아예 꺼지도록 기본 설정돼 있습니다. 전력 소모가 적은 디스플레이라 카메라 배터리가 빨리 소모될 것이란 걱정은 들지 않습니다만, 디스플레이다보니 고장의 우려가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화면을 보호하는 플라스틱 창이 흠집에 무척이나 취약해서 차라리 없는 편이 나았을 거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을 것 같아요.
자이스에서 직접 생산한 렌즈는 기존의 렌즈들과 많은 점이 다릅니다. 우아한 곡선 중심 디자인, 생고무 소재, OLED 디스플레이 등. 그 차별화 포인트를 좋아하는 사람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흥미로운 렌즈라는 데는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 같아요. 저 파란 ZEISS 방패 로고가 없어도 그렇게 여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광각 렌즈 본연의 목적에는 함께 영입한 20g 렌즈가 적합해서 바티스 25는 이미 천덕꾸러기가 되고 있는 것 같지만 매력있고 호기심 불러 일으키는 렌즈임은 분명합니다. 매끈한 현행 소니 렌즈와 어떻게 다른 결과물을 안겨줄 지 기대가 큽니다. 자이스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