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을 먹고 온 식당입니다. 얼마 전 근처 볼 일이 있어 지나가다 동네 분위기와 상반된 식당이 있어 눈여겨 봤었죠. 찾아보니 분위기며 맛이 꽤 좋다는 평을 봐서 다녀왔습니다. 상호명은 옥돌, 성신여대입구 근처에 있습니다.
1인 쉐프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수용인원이 많지 않습니다. 대략 8-10명이 들어갈 수 있어 보입니다.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니 예약 후 방문을 추천합니다. 도산 공원에 어울릴 법한 차분하고 부드러운 분위기. 클래식한 음악이 식사 내내 흘러나오는 것도 좋았습니다.
메뉴는 직접 생면을 뽑아 만드는 파스타와 고기류, 사이드 메뉴로 구성돼 있습니다. 거기에 위스키와 와인을 곁들이는 것이 이곳의 방식입니다. 실제 음식을 맛보니 술 생각이 절로 나는 집이었습니다. 식전빵의 만족도가 특히 높았는데 바삭하게 구운 빵 위에 꿀과 향 좋은 올리브 오일을 올렸습니다. 4천원에 빵 추가가 가능해서 라구 소스와 함께 먹었습니다.
눈 앞에서 직접 뽑는 생면. 숙성된 반죽을 떼어 내서 얇게 펴고, 제면기로 면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보았습니다. 흔히 먹는 건면과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하더군요. 클래식한 디자인의 제면기와 작두 덕분에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굵은 면과 가는 면 두 가지는 각각 오리 라구 파스타와 카치오 에 페페에 들어간다는 설명. 그렇게 잠시 후 주방에서 요리가 되어 나옵니다.
페코리노 치즈와 후추로 맛을 낸 카치오 에 페페. 재료는 심플하지만 그 향과 맛이 대단합니다. 특히 좋은 올리브 오일을 쓰는지 오일의 향이 좋더라고요. 생면의 식감도 일반 건면과 차별화가 분명 되었습니다. 심 없이 부드럽고 나중에 느끼기로 소화도 잘 되는 느낌. 집에 가서 연습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레시피를 찾아봤습니다.
오리 라구 파스타는 소스에 고구마를 넣어 단맛을 더했다는 설명이 곁들여졌습니다. 먹어보니 정말로 생고구마의 풋풋한 단내가 났습니다. 그게 생각보다 라구 소스와 잘 어울려서 카치오 에 페페만큼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추가한 빵에 라구 소스를 얹어 먹는 것도 별미. 개인적으로 넓은 면을 좋아하는데 생면에서도 넓은 면의 식감이 돋보이더군요. 이렇게 생면의 매력을 알아갑니다.
술은 없었지만 치즈와 후추의 향, 입에 퍼지는 풍미, 식사 내내 흐른 음악 덕분에 기억에 남을 것 같은 시간이 됐습니다. 다음엔 또 다른 메뉴인 곱창 파스타나 보타그라 파스타를 먹어보고 싶습니다. 발렌타인 데이 모임에도 추천할 만한 곳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