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골목을 지나다 ‘여긴 뭐하는 곳인데 가게가 이렇게 예뻐.’라는 감상으로 기억에 남은 집. 며칠 전 종로에서 저녁 메뉴를 찾던 중에 생각이 나서 다녀왔어요.
전통 가옥같기도, 어찌보면 일본의 주택같기도 한 외형이 인상적입니다. 초고층 빌딩 사이에 있어서 눈길이 더 가는 것 같아요.
나무결이 돋보이는 외부 자재에 자갈밭과 돌담, 기와, 나무 등이 정겹습니다. 몇 걸음 사이로 서울과 다른 도시의 밥집 같달까요.
사진은 두 테이블이 있는 별채인데 분위기는 이쪽이 더 좋았어요. 운 좋게 여기 한 테이블 남아서 자리를 잡았는데, 단점은 소음에 취약하다는 것.
깔끔한 건물 외관과 달리 반찬은 시골 냄새 풀풀 풍기는 투박한 모양과 맛입니다. 마치 시골집에서 할머니가 손으로 쓱쓱 담아준 느낌.
냄새도 쿰쿰하니 이제서야 좀 국밥집 같습니다.
식사메뉴는 부산식 돼지국밥, 밀양식 돼지국밥, 수육백반 등이 있습니다. 안주 메뉴로 수육 등이 있고요.
제가 주문한 메뉴는 부산식 돼지국밥 극상. 가격은 만원입니다. 부산식 돼지국밥이 좀 더 맑고 깔끔하다고 합니다. 밀양식 돼지국밥은 돈코츠 라멘의 국물이 생각나는 색에 맛과 향도 진했습니다. 하지만 돼지고기 국물의 누린내가 아니라 녹진하고 고소한 느낌이라 별 부담은 없었습니다. 처음엔 ‘어 이거 무슨 맛이지?’하는데 자꾸만 손이 가는 느낌.
극상 돼지국밥은 고기가 좀 더 푸짐하다고 합니다. 실제 먹어보니 밥을 다 먹고도 고기가 한참 남을 정도로 푸짐했어요. 게다가 고기 식감을 기가 막히게 잡아서 야들야들합니다.
부위에 따라 쫄깃한 녀석들은 또 그 맛을 잘 살려서 부위마다 먹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국물은 부산 할매집에서 먹었던 것과 비슷했던 것 같아요. 다소 심심하지만 냄새가 덜하고 누구나 먹을 수 있는 무난한.
일행이 주문한 수육백반의 고기도 먹어봤습니다. 우선 담겨 나오는 양이 맘에 들었습니다. 밥도 한 그릇 가득 줘서 저같은 대식가도 한 끼 든든하게 먹을 수 있겠더군요.
가격은 13000원으로 저렴한 편이 아니지만, 값을 지불한만큼 한 끼 푸짐하고 든든하게 먹고 나갈 수 있도록 한 것이 이집의 방식인 것 같습니다. 특히 고기와 곁들여 먹는 고추장아찌와 생강간장 소스가 입맛을 돋우고 술을 불러서 종종 생각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