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것이 종종 생각나는 계절이 됐고, 전보고 가보고 싶던 젤라또 가게 '녹기 전에'에 다녀왔습니다.
근처에선 꽤 유명한 집이라 여기저기 소개도 많이 되고 인기도 있더군요. 골목 안쪽에 있는 작은 가게 그냥 지나치기 딱 좋게 생겼지만 이만큼 인기가 있단 건 맛이 확실하다는 거겠죠.
위치는 공덕역과 대흥역 사이. 대흥역에서 좀 더 가깝습니다. 염리동 주민센터 인근의 작은 안쪽 골목입니다. 건물 자체도 눈에 그리 띄지 않는데 앞에 세워져 있는 아이스크림 모형을 보고 알아봤어요.
매장 내부는 작습니다. 두 테이블 남짓 좌석이 있으니 아무래도 포장 고객이 압도적으로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노란 조명으로 가득 찬 내부는 감각적인 소품들 덕분에 둘러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특히 바닥쪽에 녹은 아이스크림 모형은 정말..!
창가쪽은 책과 스탠드 조명들이 있는 게 왠지 책 보면서 공부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같기도 하더라고요. 그러기에 아이스크림은 좋은 디저트가 아닙니다만.
그날그날 메뉴가 바뀐다고 하네요. 당일 메뉴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공지한다고 하니 확인해보고 마음에 드는 젤라또가 있을 때 방문하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제가 방문한 날은 다소 평이(?)한 날이라 다른 젤라또 가게에서 먹어본 것들이 꽤 있었습니다. 특히 쌀 젤라또는 어딜 가나 맛보는 메뉴죠. 이날은 치즈 케이크를 넣은 젤라또 메뉴들이 많았습니다.
컵 메뉴를 주문하면 두 가지 맛의 젤라또에 맛보기 젤라또를 한 스푼 올려줍니다. 저는 가장 좋아하는 쌀 젤라또와 망고 치즈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초콜릿 메뉴들이 드물어 아쉬웠는데 다음날 인스타그램 공지를 보니 레이어드 스페셜이라고 시커먼 젤라또들이 가득하더라고요. 언제 방문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아요.
쌀과 망고 젤라또 거기에 맛보기로 캐러멜까지.
개인적으로 캐러멜 맛을 좋아하지 않는데 이 날 고른 메뉴 중 의외로 이 캐러멜 젤라또가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특유의 끈적한 느낌 없이 캐러멜 향만 은은하게 퍼져서 디저트로 딱 좋더라고요.
쌀 젤라또는 다른 가게의 것보다 쌀알이 굵게 씹히는 것은 장점, 향이 다소 약한 것은 아쉬운 점이었어요.
망고 치즈케이크는 첫맛에 망고의 달콤상큼함이, 그 뒤에 치즈케이크의 먹먹하고 꾸덕한 맛이 느껴지는 것이 재미있더군요. 다른 치즈케이크 메뉴들도 먹어보고 싶어졌어요.
많은 메뉴들을 접해보지 않아서 제가 좋아하는 다른 곳들과 아직 정확한 비교가 안 되지만 독창적인 메뉴들을 구비하고 있고 메뉴 고유의 맛과 향을 잘 전달하는 것에서 믿음이 생겼습니다. 매일 메뉴가 바뀐다니 자주 가도 좋을 곳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