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꼭 사용해보고 싶었던 카메라를 영입했습니다. 오랜만에 쥐는 라이카 카메라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늘 휴대하면서 일상을 기록해보려고 해요.
35mm 렌즈와 렌즈 붙박이 컴팩트 카메라를 좋아해서 여러 제품을 사용해 보았습니다. 후지필름 X100 시리즈와 소니 RX1 시리즈 그리고 라이카 X 시리즈 등을 사용해 보았는데, 결과물은 역시나 풀 프레임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소니 RX1 시리즈가 가장 좋았지만, 마음에 남는 사진은 라이카 X 시리즈가 많았어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엘마릿 렌즈의 뛰어난 표현력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특유의 불편함 때문에 좀 더 집중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라이카 X1, X2를 사용하면서 새로운 X 시리즈인 X Typ113 모델도 궁금했는데 이번 기회에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지금 쓰기엔 너무 느리고 불편하지만 과거의 좋은 기억들이 거짓이 아닐 거라 믿습니다.
라이카 X Typ113은 APS-C 포맷을 사용한 렌즈 고정식 컴팩트 카메라 시리즈입니다. X1, X2는 환산 35mm 초점거리와 F2.8 조리개 값을 갖는 Elmarit 렌즈를 F1.7 SUMMILUX 렌즈로 바꾼 것이 가장 큰 차이점입니다. 그에 따라 디자인과 인터페이스 역시 변화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새로운 디자인이 제가 좋아하는 라이카 Q,M 시리즈에 조금 더 가까워져서 좋습니다.
아래는 라이카 X Typ113 모델의 주요 사양입니다. 2015년에 발매된 구기종이지만 궁금해하실 분들을 위해 덧붙입니다.
LEICA X Typ113
- 1600만 화소 APS-C 포맷 이미지 센서
- 23mm F1.7 SUMMILUX ASPH. 렌즈 (환산 35mm)
- F1.7~16
- 1/2000~30초
- ISO 100~12500
- 초당 5매 연속 촬영
- 1920x1080 FULL HD 동영상 촬영
- 3인치 92만 화소 LCD 디스플레이
- 30cm 근접 촬영
- 133 x 73 x 78 mm
- 486 g
16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환산 35mm 초점거리의 23mm F1.7 SUMILUX 렌즈를 탑재한 것 외에는 눈에 띄는 것 없는 사양입니다. 오히려 요즘 카메라와 비교하면 떨어지는 것들이 많죠. 1/2000초 셔터 속도와 5fps 연속 촬영은 요즘 스마트폰보다도 나을 것이 없고, 동영상은 차라리 없는 게 낫다 싶을 정도입니다. 오로지 SUMMILUX 렌즈의 표현, 그거 하나 믿고 구입했습니다. X1, X2의 Elmarit 렌즈를 무척 좋아했거든요.
외형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렌즈입니다. 전작의 Elmarit 렌즈가 전원을 켰을 때만 돌출되는 방식이라 크기가 작았던 것과 달리 X의 SUMMILUX 렌즈는 큰 부피를 차지합니다. 전체적인 크기와 부피가 많이 증가해서 예전처럼 재킷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다만 렌즈 크기가 커진만큼 초점링을 이용한 MF 조작이 가능한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AF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카메라라 수동 촬영을 많이 사용할 계획입니다. 조리개 값을 상단 다이얼로 변경하는 X 시리즈 특유의 인터페이스는 여전합니다.
실버 바디와 렌즈, 브라운 컬러 그립의 조화 역시 맘에 듭니다. 다만 실버 프레임의 질감이 M 시리즈의 고급스러움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가격을 고려하면 당연한 거겠지만요.
영입 1순위는 몽클레어 에디션 모델이었지만 구하기도 어렵고 가격도 너무 높아서 일반 실버 모델로 결정했어요.
LEICA Visoflex Typ020
이전 X1, X2보다 디자인은 더 예뻐졌습니다. 크기가 커서 휴대성이 떨어지지만 상판의 실루엣이나 그립과의 비율 등이 조금 더 상위 카메라라는 느낌을 주죠. 물론 렌즈 크기가 커진 것도 한 몫 합니다. 볼커나이트 컬러가 브라운이라 일반적인 블랙 컬러보다 좀 더 세련된 느낌이고요.
핫슈에 결합된 제품은 전자식 뷰파인더 라이카 비조플렉스입니다. 내장 뷰파인더가 없는 단점을 외장 뷰파인더로 해결했는데 뷰파인더의 크기와 품질이 과거 사용했던 라이카 Q의 그것 못지 않습니다. 사실 라이카 X 구매 결정에 저 비조플렉스의 역할이 상당했습니다. 부착식이라 번거롭고 가격이 카메라 중고 가격에 맞먹을정도로 비싸지만 각도 조절이 가능한 점이 마음에 들었어요. 컬러가 실버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
라이카 X의 첫인상은 매우 좋습니다. 기계적 성능은 매우 떨어지지만 마음에 드는 외형과 비조플렉스를 활용한 찍는 즐거움, SUMMILUX 렌즈에 대한 기대감으로 2021년의 일상 기록을 기대하게 됩니다. 특히 F1.7로 바뀐 렌즈의 심도 표현 그리고 경조 흑백이 제 용도에 딱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어요.
앞으로 진득하게 사용해보면서 후기 남기겠습니다. 이번 라이카 X는 오래 함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LEICA X Typ113으로 촬영한 이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