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춤했던 올림푸스의 행보가 2019년 시작과 함께 빨라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 새로운 플래그쉽 미러리스 카메라 E-M1X를 발매한 것과 함께 렌즈와 플래시, 액세서리 시스템을 속속 선보이고 있는데 그 중 눈에 띈 것이 새로 출시한 전용 이미지 편집 툴입니다. 기존 올림푸스 뷰어 3를 대체하며 올림푸스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올림푸스 워크 스페이스가 그것인데, 얼마 전 정식 배포가 되어 사용해 보고 간단히 평가해보려 합니다.
올림푸스 워크스페이스는 올림푸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편집/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프로그램입니다. E-M1X와 함께 발표됐지만 기존 올림푸스 카메라 이미지를 모두 지원합니다. 느린 속도와 부족한 기능으로 지적 받았던 올림푸스 뷰어를 대체하면서, 무선 통신 등의 최신 기능을 도입해 편의성을 끌어올린 것이 특징입니다. 물론 무료로 배포됐고요.
- 올림푸스 뷰어3는 역사 속으로 -
기존 올림푸스 뷰어 3 프로그램은 느린 속도, 비효율적인 인터페이스로 많은 사용자들의 아쉬움을 샀습니다. 올림푸스 워크스페이스가 출시되면서 더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고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네요. 실제 사용해보니 올림푸스 뷰어 3의 작업 대부분을 워크 스페이스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http://app.olympus-imaging.com/olympusworkspace/en/
위 링크에서 올림푸스 워크 스페이스에 대한 소개를 볼 수 있고, 설치 프로그램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라이트룸 CC와 같은 상용 이미지 편집 툴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로 사용자들이 익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점이 눈에 띄네요. 윈도우즈와 맥 버전을 모두 배포했습니다. 저는 2017 iMac 5K, 2018 MacBook Pro에 워크 스페이스 맥 버전을 설치했습니다.
인터페이스
워크 스페이스의 실행 직후 화면입니다. 이미지 편집에 최적화 된 인터페이스로 구성돼있고, 기존 상용툴에서 사용자들이 많이 사용하는 탐색기 인터페이스, 등급 매기기 기능, 썸네일 보기 등이 갖춰져 있어 별다른 설명 없이 바로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왼쪽 화면에 디스크 내용이 표시되는데, 촬영지와 일자별로 폴더를 구성하면 효율적인 데이터 관리가 가능하겠습니다. 다른 폴더의 이미지들을 동일 주제로 묶을 수 있는 Collection, 이미지를 등급별로 분류해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Filter 기능이 구현돼 있습니다.
- 올림푸스 Workspace 이미지 편집 인터페이스 -
이미지를 선택하면 오른쪽 편집 영역이 활성화됩니다. 총 8개 탭으로 이뤄진 편집 창과 히스토그램 창, 이미지 상세 정보창 등이 있습니다. 각 창의 위치와 노출 유무는 옵션창에서 선택 가능합니다. 라이트룸 CC 등 기존 편집 툴과 비슷한 인터페이스로 쉽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 이미지 편집 툴 -
편집 툴은 이미지 크롭, 노출/컬러 보정, 아트 필터, 왜곡/키스톤 보정 등의 기능, 적목 제거 기능 등 총 7개의 탭과 자주 사용할 수 있는 툴을 배치할 수 있는 사용자 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로 두 번째 탭인 노출/컬러 보정의 옵션을 많이 사용하게 될 텐데, 그 외에도 왜곡과 노이즈, 아트 필터 등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이 사용자 탭에 배치하면 좀 더 효율적인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사용자 탭 설정은 매우 직관적이고 간편하지만 이미지 크롭 등의 작업은 배치가 불가능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기대했던 것처럼 원하는 작업들을 한 탭에 모두 배치할 수가 없어서 이미지 크롭을 위해선 탭을 이동해야 했습니다. 이점은 앞으로 업데이트하며 좀 더 유연하게 변경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가장 만족스러운 기능으로 이미지 촬영 정보창을 꼽습니다. 기본적인 촬영 정보 외에도 픽쳐 모드, 커브, AF, 드라이브 설정 등 카메라의 거의 모든 설정값을 확인할 수 있어서 상용 프로그램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GPS가 지원되는 E-M1X를 사용하게 될 경우 이 정보창에 촬영 위치 정보도 표시될 것이라 기대해 봅니다.
별과 컬러를 통한 이미지 필터링은 많은 촬영 이미지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연속 촬영 이미지 중 별 갯수로 A,B 컷을 지정해 놓거나 조명 환경, 장소에 따라 컬러로 분류하는 방식으로 사진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썸네일 이미지를 선택한 후 하단에서 별과 컬러를 선택만 하면 됩니다.
시험삼아 몇 장의 이미지를 실제로 편집해 보았습니다. 노출과 WB같은 기본적인 이미지 편집뿐 아니라 올림푸스 카메라만의 장치인 컬러 모드, 컬러 크리에이터 설정을 워크 스페이스에서 적용/변경할 수 있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카메라와 동일한 설정값을 적용할 경우 같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지는 차후 테스트가 필요하겠지만 올림푸스 카메라만의 특성을 이해하고 후보정으로 그대로 재현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카메라에서 설정할 수 있는 모든 값을 워크 스페이스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RAW 촬영이 갖는 장점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 이미지 보정 전/후 화면 -
이전에 주로 사용했던 라이트룸 CC보다 뛰어나다고 생각한 것은 RAW 편집의 하이라이드/섀도우 복원 능력입니다.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서의 특성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제조사의 프로그램인만큼 그 성능을 100% 끌어낸다는 것이 올림푸스의 설명인데, 섀도우 복원을 통해 이미지 암부를 밝게 보정해 보니 라이트룸 CC보다 그 능력이 뛰어난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처럼 RAW 촬영을 위주로 진행하는 올림푸스 사용자들은 이점이 무엇보다 반가울 것입니다.
- 아트 필터 적용 -
- 원본 이미지 -
- 키스톤 보정 적용 -
올림푸스 카메라가 내세우는 아트 필터와 키스톤 보정 역시 워크스페이스에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가 지원하는 모든 아트 필터 목록이 워크스페이스에 표시되며, 키스톤 보정 역시 동일한 옵션으로 실시간 보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해당 기능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상용 프로그램 대신 워크스페이스를 사용할 만한 이유가 되겠습니다.
Clarity (명료도)
올림푸스가 워크스페이스의 소개 페이지를 통해 강조한 두 가지 기능을 직접 체험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는 Clarity(명료도) 설정입니다. 윤곽선의 표현을 강조해 더욱 드라마틱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것인데, 0부터 100까지의 값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 Clarity 미적용 -
- Clarity 적용 (100) -
Clarity 적용 전/후 이미지를 비교하면 Clarity 값을 최대인 100으로 적용한 이미지가 건물의 윤곽선과 구름의 명/암부 표현이 강조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흡사 올림푸스 카메라의 드라마틱 톤 아트 필터를 연상 시키는데, 효과가 과하면 이미지 품질 저하로 이어지지만 적당히 활용할 경우 결과물을 더욱 선명하고 극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Dehaze (안개 제거)
안개 제거 기능 역시 워크스페이스의 대표 기능으로 소개됐습니다. 대기 중 빛의 난반사를 제거해 더 선명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옵션입니다. 역시 0-100 사이의 값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 Dehaze 적용 전(왼쪽) | 적용 후 (오른쪽) -
Dehaze 기능은 개인적으로 Clarity 보다 만족도가 더 컸습니다. 뿌연 빛을 제거하는 효과 자체도 뛰어날뿐더러 최대값 100을 적용했지만 이미지가 부자연스러운 느낌도 없었습니다. 덕분에 안개나 빛에 가려졌던 피사체가 더욱 선명하게 표시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기가 좋지 않은 서울을 촬영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앞으로 워크스페이스를 사용하면서 애용할만한 옵션이 될 것 같습니다.
디테일 비교
- Workspace를 이용해 RAW->JPG 이미지 변환 -
- Lightroom CC를 이용해 RAW->JPG 이미지 변환 -
워크스페이스 자체의 기능/성능도 궁금했지만, 현재 사용 중인 상용 소프트웨어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이전까지 PEN-F의 이미지를 라이트룸 CC로 보정했는데, 결과물의 차이가 궁금해 동일한 RAW 데이터를 두 프로그램을 이용해 JPG 이미지로 변환했습니다. 단순 JPG 변환만 한 것인데 결과물이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워크스페이스를 통해 변환한 JPG 이미지가 콘트라스트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Workspace 편집(왼쪽) | Lightroom CC 편집(오른쪽) -
이미지를 확대해 비교하면 이런 경향이 더욱 뚜렷합니다. 채도와 대비 모두 워크스페이스로 변환한 이미지가 높은데, 이는 RAW 파일에 기록된 카메라의 촬영 설정이 JPG 변환시 적용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올림푸스에서 제작한 소프트웨어인만큼 촬영 설정 또는 이미지에 맞는 최적의 채도,대비 등이 적용된 것으로 보입니다. 샤프니스 역시 워크스페이스쪽이 높게 표시되고요.
- Workspace를 이용해 RAW->JPG 이미지 변환 -
- Lightroom CC를 이용해 RAW->JPG 이미지 변환 -
- Workspace 편집(왼쪽) | Lightroom CC 편집(오른쪽) -
두 번째 이미지에서도 채도와 대비, 샤프니스의 차이가 동일하게 느껴집니다. 특히 샤프니스가 워크스페이스 변환 이미지쪽이 눈에 띄게 좋아서, 기본적인 보정 작업만을 할 경우 워크스페이스쪽이 라이트룸보다 나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제조사의 이미징 기술이 적용된 편집 프로그램의 힘을 확인할 수 있는 테스트였습니다.
노이즈 비교
- Workspace 편집(왼쪽) | Lightroom CC 편집(오른쪽) -
디테일 못지 않게 궁금한 것이 고감도 이미지 품질의 차이였습니다. 올림푸스 카메라를 사용하며 현재도 고감도 이미지 품질에 대한 아쉬움을 갖고 있기 때문인데, 야간에 ISO3200 설정으로 촬영한 RAW 파일을 워크스페이스와 라이트룸 CC를 이용해 JPG 이미지로 변환해 보았습니다. 역시 두 이미지는 채도와 대비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입니다.
- [ISO3200] Workspace 편집(왼쪽) | Lightroom CC 편집(오른쪽) -
고감도 이미지 비교에서는 다소 고개가 갸우뚱한 결과를 보입니다. 노이즈 자체는 워크스페이스에서 변환한 이미지가 적지만 노이즈 감소 프로세스가 더해진 탓인지 이미지 윤곽선 표현이 라이트룸 편집 결과물에 비해 크게 떨어집니다. 제 경우에는 노이즈가 있더라도 섬세 묘사에 우위가 있는 오른쪽 이미지를 선호하기 때문에 더 아쉬웠습니다.
- [ISO6400] Workspace 편집(왼쪽) | Lightroom CC 편집(오른쪽) -
더 높은 감도인 ISO 6400 촬영 결과물에서도 그 차이가 뚜렷합니다. 워크스페이스 결과물이 높은 대비와 채도 때문에 디테일 묘사가 상대적으로 더욱 부족해 보입니다. 위 이미지들은 RAW 파일을 별도 편집 작업 없이 곧장 JPG 이미지로 변환한 것으로 워크 스페이스가 카메라 촬영 설정 또는 프로그램 설정에 따른 노이즈 감소 프로세스가 적용되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이미지 편집 툴에 노이즈 관련 탭이 있으니 그 값을 조절해 최적의 값을 찾을 수도 있겠죠.
단점 - 썸네일, 속도
또 다른 아쉬움을 꼽는다면 아직까지 라이트룸 CC에 비해 부족한 속도입니다. 이미지를 불러오고 변환/저장하는 속도는 크게 개선됐지만 노출과 WB,컬러 설정을 변환할 때 적용되는 시간이 길어 작업이 다소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게다가 아직 최적화가 되지 않았는지 이미지가 종종 위 사진처럼 저화질로 표시될 때가 있었고요. 이제 막 ver1.0으로 런칭한 프로그램인만큼 앞으로 업데이트를 통해 구동 속도가 드라마틱하게 향상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올림푸스의 새로운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 올림푸스 워크스페이스(Olympus Workspace)는 제조사의 자신감대로 올림푸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고, 가장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툴이지만 프로그램 자체의 구동 속도와 고감도 이미지 처리 방식에서 아쉬움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저감도 이미지에서 더 풍부한 컬러와 대비, 샤프니스를 경험하니 앞으로 올림푸스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는 되도록 워크스페이스에서 보정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앞으로 프로그램 최적화가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에 따라 마음이 변할 수 있겠습니다만.
아래에 올림푸스 워크스페이스로 편집한 이미지를 몇 장 덧붙입니다. 개인적으로 컬러 옵션이 다양하고 섬세해 원하는 톤을 연출하기 좋았고, 암부 복원 능력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무료로 배포된 만큼, 올림푸스 카메라 사용자분들은 워크스페이스 프로그램을 한 번 설치해보셔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