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포스팅은 올림푸스 M.ZUIKO 렌즈를 대표하는 표준 줌렌즈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에 관한 소개와 짤막한 소감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단렌즈 선호도가 높은 저는 줌렌즈를 잘 사용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여행을 앞두고는 이 렌즈를 꼭 챙기게 됩니다. 12mm부터 시작되는 광각에 40mm 망원까지 광학 약 3.3배 줌의 폭넓은 범위를 커버하고, 크기와 무게도 타사 표준 줌렌즈에 비해 부담이 없어 일단 챙겨 놓으면 필요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거든요. 물론 M.ZUIKO PRO 렌즈 시리즈의 검증된 이미지 품질에 대한 믿음도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 렌즈의 사양을 살펴 보면,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
- 초점거리 12-40mm (35mm 환산 약 24-80mm)
- 9군 14매 구성 (비구면 ED 렌즈 1개, 비구면 렌즈 2개, DSA 렌즈 1개, ED 렌즈 2개, HD 렌즈 1개, HR 렌즈 2개)
- 조리개 F2.8 - F22
- 최단 촬영거리 20cm
- 최대 촬영 배율 0.3배 (35mm 환산 약 0.6배)
- 7매 원형 조리개
- 필터 규격 62mm
- 방진 방적 설계
- 69.9 x 84 mm
- 382 g
35mm 환산 약 24-80mm의 광학 3.3배 줌, F2.8 고정 조리개 값이 이 렌즈의 핵심입니다. 타사의 하이엔드 표준 줌렌즈가 24-70mm의 초점거리를 갖는 것과 비교하면 망원촬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이 장점입니다. 거기에 최단 촬영 거리가 20cm로 매우 짧아 간이 접사까지 충분히 대응하는 점, 방진 방적 설계로 우천 등의 악천후에 대응하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크기와 무게가 경쟁 포맷의 표준 줌렌즈보다 작고 가벼운 것이 이 렌즈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이것이 APS-C 포맷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이미지 센서에 기인한 것이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밝은 고정 조리개 값을 갖는 표준 줌렌즈를 작고 가볍게 휴대할 수 있다는 점은 실제 사용자에게 충분하게 어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렌즈는 M.ZUIKO 렌즈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외형에 대한 정보는 이미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테니 간단하게만 언급하겠습니다. 2013년 출시된 12-40mm F2.8 PRO렌즈는 현행 M.ZUIKO PRO 렌즈까지 이어지고 있는 렌즈 디자인을 가장 먼저 도입한 렌즈 중 하나입니다. 메탈 소재로 된 경통과 브랜드를 상징하는 파란색 띠, 그리고 포커스 링을 앞/뒤로 움직여 AF/MF 모드를 전환하는 포커스 클러치 기능까지 2018년 출시된 17mm F1.2 PRO 렌즈와 대부분 같습니다. 최초엔 E-M1과 같은 플래그쉽 카메라용 표준 줌렌즈로 기획됐지만, 하이엔드 표준 줌렌즈임을 감안하면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때문에 현재 사용 중인 엔트리 제품 OM-D E-M10 Mark III와도 외형상 무리없이 어울립니다.
현재 사용중인 세 개의 PRO 렌즈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세 렌즈는 표준 줌렌즈, 광각 단렌즈, 망원 단렌즈로 그 특징이 판이하게 다르지만 크기와 무게는 나란히 놓고 비교하지 않으면 구별이 쉽지 않을 정도로 비슷합니다. 외형의 큰 차이라 하면 줌렌즈인 12-40mm F2.8 PRO 렌즈에는 초점 거리를 변경하는 줌 링이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죠. 세 렌즈의 필터 구경은 모두 62mm로 일부 액세서리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5년의 시간에 녹아든 제조사의 기획 능력을 다시 보게 됩니다.
12-40mm 광학 3.3배 줌
- 12mm 최대 광각 -
- 40mm 최대 망원 -
단렌즈를 주로 사용하는 제게 이 렌즈의 가장 크고 놀라운 특징은 광학 3.3배 줌입니다. 12-40mm, 35mm 환산 약 24-80mm의 광학줌을 지원하는데 이것은 일반적인 표준 줌렌즈의 24-70mm 보다 조금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합니다. 위 두 장의 이미지는 동일한 위치에서 촬영한 12mm 최대 광각, 40mm 최대 망원 결과물입니다. 가장자리 왜곡으로 광활한 느낌을 잘 표현한 12mm 광각 이미지도 그렇지만 저는 40mm 최대 망원 촬영에서 이 렌즈의 매력이 좀 더 크게 와닿았습니다. 흔히 24-70mm 표준줌 렌즈들이 '계륵'으로 불리는 이유를 광각은 초광각 렌즈보다 현저히 부족하고 망원촬영 역시 특유의 연출이 부족한 것을 꼽는데, 적어도 망원 촬영에서만큼은 이런 아쉬움을 상당부분 해소한 모습입니다.
올림푸스의 M.ZUIKO PRO 렌즈 삼총사는 7-14, 12-40, 40-150mm로 구성돼 있습니다. 세 렌즈 모두 F2.8의 고정 조리개 값을 갖는데, 이 중 표준 줌렌즈가 35mm 환산 80mm로 더 넓은 망원 초점거리를 지원하고 망원 줌렌즈는 아예 80-300mm의 장망원 촬영이 가능한 것이 타사 F2.8 줌렌즈와 차이를 보입니다.이렇게 보니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24-80mm 초점거리를 커버하는 12-40mm F2.8 PRO 렌즈의 장점이 조금 더 부각됩니다.
- 광학 3.3배 줌 비교 : 12mm(왼쪽) | 40mm(오른쪽) -
줌렌즈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나 '다양한 연출'입니다. 같은 자리에서 멀리 있는 피사체를 당겨서 촬영하는 기본적인 연출보다는 동일한 피사체를 초점거리에 따라 다른 느낌으로 담아낼 때 줌렌즈만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아래 두 장의 사진을 보면,
- 12mm 최대 광각 -
- 40mm 최대 망원 -
점심 식사 한 그릇을 담을 때에도 광각으로 테이블 전체의 분위기를 담을 것인지, 망원 클로즈업 촬영으로 주 피사체인 음식을 부각시킬 것인지에 따라 결과물의 느낌은 크게 달라집니다. 하나의 렌즈로 이렇게 다양한 연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오랜만에 12-40mm F2.8 PRO 렌즈를 사용하며 새삼 다시 한 번 느낀 줌렌즈의 장점입니다.
그럼 하루동안 이 렌즈로 촬영한 이미지를 살펴보며 하나의 렌즈가 품은 가능성을 가늠해 보겠습니다.
[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 렌즈의 광각 초점거리 활용 ]
12mm부터 17mm까지의 광각 초점거리는 역시 풍경 사진을 촬영할 때 주로 사용됩니다. 광활한 호수의 풍경을 남김 없이 담아내고자 할 때, 그리고 주 피사체와 배경을 함께 담아 그 색과 형태의 대비를 즐기고자 할 때 이 렌즈의 12mm는 괜찮은 선택이 됩니다. 다만 최대 광각에서는 주변부 왜곡이 다소 눈에 띄기 때문에 신경쓰일 경우 15-17mm 정도의 초점거리를 설정하면 왜곡 없는 이미지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 광각 초점거리의 존재가 제가 여행 때 예비로라도 12-40mm F2.8 PRO 렌즈를 챙기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여행지의 풍경 혹은 대형 건축물을 담을 때 17-25mm 단렌즈는 아쉬움이 많이 남거든요.
[ 올림푸스 M.ZUIKO DIGITAL ED 12-40mm F2.8 PRO 렌즈의 망원 초점거리 활용 ]
망원 촬영은 주 피사체가 확실할 경우 사용합니다. 더불어 F2.8 개방 촬영의 심도를 이용해 피사체를 부각시킬 수도 있고요. 특히 이 렌즈는 35mm 환산 약 80mm로 일반적인 표준 줌렌즈보다 유리한 망원 촬영, 거기에 20cm의 최단 촬영 거리를 이용한 클로즈업 촬영이 인상적입니다. 인물 촬영에서 자주 사용되는 35mm 환산 85mm 초점거리에도 근접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그 폭이 기대 이상으로 넓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망원 촬영이 장기인 표준 줌렌즈
여전히 단렌즈를 좋아하지만 가끔 사용하는 줌렌즈가 무척이나 편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하루동안 이 렌즈와 나들이를 다녀와서 느낀 것은 탁월한 편의성 그리고 12-40mm F2.8 PRO 렌즈만이 가진 40mm 망원 촬영의 매력이었습니다. 클로즈업 촬영 자체로서도 매력이 있을뿐 아니라 20cm의 촬영 거리를 이용하면 소품 촬영 등에서 기대 이상의 간이 접사 촬영이 가능한 것이 그동안 제가 생각했던 표준 줌렌즈의 한계 중 하나를 지워줬습니다.
하나의 렌즈로 풍경부터 인물까지 모든 촬영에 대응할 수 있는 표준 줌렌즈의 기본에 충실한 12-40mm F2.8 PRO 렌즈는 2013년 출시 이후 줄곧 스테디셀러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행 렌즈와 비교해도 광학 성능이 뒤지지 않고, 중고 제품으로 구입하면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랑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약점이 있다면 출시가 좀 오래됐다는 것인데, 그래서 다음 포스팅에서는 5년 된 렌즈의 이미지 품질과 촬영 성능 등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