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을 앞둔 '불금'의 저녁. 싱가포르의 새로운 브랜드 런칭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지난 3월 싱가포르 여행을 통해 인연을 맺은 곳인데 더 많은 여행자들이 싱가포르의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날은 싱가포르의 새로운 브랜드와 슬로건 'Passion made Possible'을 정식 발표하는 행사였습니다.
언주로의 SJ 쿤스트할레에 마련된 행사장은 싱가포르 새 브랜드를 상징하는 레드 컬러로 화려하게 꾸며졌습니다. 이 날 참석자들의 드레스 코드도 레드 컬러였는데 빨간색 옷이 드문 저는 때이른 스웨터를 재킷 안에 챙겨 입느라 종일 후끈했습니다.
행사장 내부 역시 빨간색을 활용한 다양한 장치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Passion made Possible 이란 문구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브랜드 런칭 행사를 통해 싱가포르는 여행자들이 꿈꾸는 다양한 종류의 경험과 모험, 탐험 등을 펼칠 수 있는 도시로 싱가포르를 소개했습니다. 문구와 도시의 이미지, 그리고 빨간색이 서로 잘 어울립니다.
행사 시작 조금 전 방문했을 때, 이미 많은 분들이 사전 행사를 체험하고 있었습니다. 그 중 가상 현실(VR)을 활용한 체험 부스가 눈에 띄어 참여해 보았습니다. 저를 포함, 많은 이들이 싱가포르 여행의 백미로 꼽는 '미식'에 관한 것이었는데,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칠리 크랩'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VR 영상으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유명 레스토랑 '피치 블라섬'의 주방을 촬영한 것이라고 하는데, 가장 잘 알려진 점보 레스토랑을 방문했던 저는 사전에 이 레스토랑의 정보를 알지 못했던 것이 아쉽더군요. 여행을 앞둔 분들에게 '피치 블라섬'이란 이름이 좋은 정보가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싱가포르에서 즐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들을 주제로 부스들이 마련돼 있었습니다. 제가 가장 관심이 많은 음식부터 센토사 섬, 마리나 베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차이나 타운, 리틀 인디아 등 작은 도시 곳곳에 숨어 있는 다양한 매력들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둔 모습이었습니다. 실제로 싱가포르는 크기가 작은 도시 국가지만 다양한 테마로 즐길 수 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일곱 시, 싱가포르 새 브랜드를 알리는 행사가 시작됐습니다.
싱가포르 홍보 영상을 통해 이미 얼굴을 보인 '싱가포르 프렌즈' 전현무 씨가 사회자로 무대 위에 올랐습니다. 실제로 올해 수 차례 싱가포르를 방문한 분이라 진행 중간중간 직접 보고 느낀 싱가포르의 분위기와 매력, 맛 등을 덧붙인 모습이, 도시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 것이 다른 행사와 다른 점이었습니다.
19세기 초반, 동남 아시아 끝자락의 이 작은 땅은 지금처럼 주목받지 못했지만, 기후와 환경 등을 극복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행사에서는 척박한 환경에 일어난 기적을 통해 싱가포르가 가진 열정의 이미지를 보여줬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만나는 국제 무역 도시의 장점인 다양한 경험, 즐길 거리 그리고 글로벌 트렌드에 대응하는 선구자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미쉐린 음식으로 뽑인 찬 혼 맹의 음식은 지난 여행에서 저도 먹어본 적이 있어 반가웠습니다.
싱가포르에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소개를 끝으로 1차 이벤트가 마무리됐습니다.
이 날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은 싱가포르의 '미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행사 말미에는 싱가포르 출신의 유명 셰프 제니스 웡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디저트와 철학에 대해 설명하는 순서가 이어졌습니다. 한국 영업을 총괄하는 담당자도 드레스 코드에 맞춘 빨간색 원피스를 입고 올라 싱가포르에 대한 관심을 부탁했고요. 최근 아시아에서 가장 트렌디한 도시로 손꼽히는 서울, 싱가포르의 서로에 대한 호감과 유대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습니다.
2부 이벤트는 이 날의 하이라이트, 최현석 셰프의 쿠킹쇼였습니다. 역시 얼마 전 싱가포르에 다녀온 최현석 씨가 셰프의 시선으로 본 싱가포르의 미식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여행 중 받은 영감으로 만든 레시피를 무대 위에서 직접 선보이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날 소개된 요리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요리 중 하나인 '락사'에서 영감을 받아 락사, 커리, 피쉬볼을 접목한 퓨전 파스타였습니다. 싱가포르의 향신료와 피쉬볼을 푄네 파스타와 함께 조리했는데, 한국인들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식재료들이라 맛은 의심치 않게 되더군요.
몇 분이 무대에 나와 맛 평가를 하셨는데, 쇼가 끝나고 나니 뒤늦게 레시피를 적어둘 걸 그랬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누구나 좋아하는 미식을 주제로 싱가포르 여행의 매력을 효과적으로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방송에서 호흡을 맞춘 두 분의 진행도 지루하지 않았고요.
잔치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음식입니다. 게다가 이 날 행사는 미식이 중심이 된 터라 행사 내내 허기가 졌는데, 현장에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먹거리와 디저트를 마련해 흥을 더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카야 토스트도 오랜만에 서울에서 만났습니다. 자욱한 연기 속에서 먹었던 사테를 보니 여행하던 때가 생각 나더군요.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음료 싱가포르 슬링과 파티에 어울리는 와인까지. 많은 분들이 여행을 즐기는 이유로 '먹거리'를 꼽는 요즘 트렌드에 싱가포르는 큰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사테와 잘 어울리는 타이거 맥주는 싱가포르 분위기를 가장 쉽게 낼 수 있는 아이템이죠. 최근 한국에도 정식 수입돼 이제 쉽게 마실 수 있지만 싱가포르 행사장에서 보니 그 느낌이 사뭇 다릅니다.
이렇게 웃고 즐기며 지난 싱가포르 여행을 떠올리다 보니 즐겁게 금요일 밤이 지납니다. 첫 여행에서 무척 좋은 인상을 받은 도시라 이번 브랜드 런칭과 한국 여행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가 반갑습니다.
저도 더운 날씨를 피해서 한 번 다녀오고 싶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