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각 기준 9월 13일 오전 2시. 애플의 신사옥 파크 스티브 잡스 시어터에서 애플의 신제품 발표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어느때보다 많은 분들이 차세대 아이폰 발매 이벤트에 주목한 올해, 밤잠 미뤄가며 실시간으로 본 애플의 신제품 이벤트를 간단히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 X를 비롯해 아이폰 8과 8 플러스, 그리고 애플 워치 시리즈 3 등이 발표됐습니다.
애플의 DNA, 스티브 잡스의 목소리로 이벤트가 시작됐습니다.
신사옥 애플 파크의 스티브 잡스 홀에서 열려 더욱 뜻깊은 아이폰 10주년 이벤트입니다.
이어 애플의 CEO 팀 쿡이 등장합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표정이 숙연하고 차분해보이죠.
역시 그에 대한 이야기로 행사가 시작됩니다. ‘그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좋아합니다.’ 라는 말로.
여러모로 애플로서는 이 행사가 매우 특별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을 수 없겠죠.
그리고 바로 10년 전, 그가 직접 첫 번째 아이폰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비록 그는 애플 파크의 완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이름을 딴 스티브 잡스 홀로 애플의 역사에 더없이 특별하게 남게 됐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팀 쿡은 그의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식견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시대를 앞서간 그의 그림에 대해서.
그리고 뒤이어 생전에 그가 만든 제품과 산업들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이야기는 매우 길게 이어졌습니다.
본격적인 행사의 시작은 새로운 애플 파크에 대한 소개입니다. 이번 이벤트는 애플 파크 완공 후 첫 번째로 개최된 이벤트라 더욱 특별한 행사가 되겠죠.
행사장의 규모와 무대 연출이 여느 때보다 더 근사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팀 쿡은 애플 파크가 무엇보다 환경 친화적으로 설계되고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습니다. 더불어 애플 리테일 스토어의 새로운 컨셉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담당자인 앤젤라가 나와 애플의 리테일 스토어 운영 철학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개인적으로 여기서 오픈을 앞두고 있는 서울의 애플 스토어 이야기가 나올까 기대했습니다만, 아쉽게도 전반적인 리테일 스토어의 컨셉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판매 이상의 가치를 만들기 위한 포럼 등의 운영과 좀 더 환경 친화적인 스토어 디자인 등에 대한 내용이 소개됐습니다.
무엇보다 사진/음악/앱 개발에 관한 교육 기회를 넓혀 건강한 생태계를 유치하는 것이 새로운 리테일 스토어 정책의 핵심으로 보입니다. 서울의 애플 스토어가 오픈되면 애플에서 여는 포토 아카테미를 수강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볼까요? 이후 새롭게 디자인 된 애플 스토어와 새롭게 오픈할 예정인 스토어에 관한 내용이 이어졌지만, 아쉽게도 서울 애플 스토어에 대한 것은 없었습니다.
애플 워치 셀룰러(LTE)
다시 등장한 팀 쿡이 본격적인 제품 소개를 시작합니다.
첫 번째는 애플 워치입니다.
애플 워치가 스마트 시장의 규모를 키우고, 어느덧 전세계 시계 시장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로 소개가 시작됩니다. 애플이 가장 잘하는(?) 자화자찬입니다. 애플 워치의 사용자 만족도는 97%에 이른다고 하는군요. 저 역시 1세대 애플 워치를 사용중이며, 기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만족중입니다.
이 날 행사에서 애플 워치의 새로운 버전이 발표됐습니다. 처음으로 선보이는 LTE 지원 모델입니다. 루머대로 디자인 변화 없이 LTE 통신 지원과 새로운 칩 등의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본격적인 애플 워치 소개는 제프가 이어갑니다.
새로운 워치 OS 4는 심박 측정을 기반으로 한 운동/건강 관리 기능을 강화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기대했던 차세대 애플 워치가 영상을 통해 소개됩니다.
역시나 방수 기능을 강조한 영상으로 소개된 것은 애플 워치 시리즈 3, 바로 셀룰러 모델입니다.
LTE 통신 탑재로 애플 워치는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화 통화가 있을 것이고, 앱 활용이 있겠죠. 무엇보다 애플이 강조하는 것은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한 애플 뮤직 이용입니다. 애플 워치-에어팟-애플 뮤직을 이용해 완전한 무선 음악 환경을 구성하라는 제안입니다.
애플 워치 시리즈 3에는 듀얼 코어 프로세서와 W2 칩, 향상된 무선 통신 감도 등의 업데이트가 이뤄졌습니다. 디스플레이 전체가 셀룰러 안테나 역할을 하고 내장 심카드를 작은 워치 안에 내장한 것에 대해 장황한 소개가 이어지고, 이것을 시리즈 2와 동일한 크기로 이뤄냈다는 이야기에 청중들의 박수가 이어졌습니다.
애플 워치 시리즈3에는 셀룰러 통신에 맞춰 폰 앱이 새롭게 생겼고, 내장 마이크와 스피커를 통해 단독 통화가 가능합니다. 즉석에서 애플 워치를 이용한 통화 시연이 이뤄졌습니다.
관심을 모은 애플 워치 시리즈 3의 사용 시간은 All-Day 배터리라고 발표됐습니다. 가격은 가장 저렴한 스포츠 모델 기준 399달러로 책정됐습니다. 1차 출시일은 9월 22일로 발표됐습니다.
이로서 애플 워치는 시리즈 1과 시리즈 3 블루투스/셀룰러 모델로 세 가지 라인업을 갖추게 됐습니다.
더불어 새로운 버전에 맞는 새로운 워치의 색상 그리고 에디션이 함께 발표됐습니다. LTE 모델의 상징인 빨간색을 강조한 새로운 에르메스 페이스, 세라믹 에디션의 그레이 컬러입니다.
애플 TV 4K
다음으로 새로운 애플 TV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애플 TV 4K로 명명된 새로운 애플 TV는 이름대로 초고해상도 4K 동영상 지원을 내세웠습니다. 그에 걸맞은 하드웨어 성능 향상이 동반된 것으로 예상됩니다. 4K 해상도의 탁월한 선명도와 함께 HDR, 돌비 사운드 지원 등이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A10X 칩이 탑재됐고, HD 화질 영상과 같은 가격으로 4K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점이 강점이지만, 한국에선 해당사항이 없으니 넘어갑니다. 사실 애플 TV는 한국에선 그 활용이 극히 제한적이라 주목도가 좀 떨어졌습니다.
아이폰 8 & 8 플러스
다음은 이날 행사의 메인, 아이폰입니다. 어느덧 애플의 메인 상품이 된 아이폰 신제품 발표에 어느 때보다 많은 분들이 주목하는 것은 올해가 아이폰 탄생 10주년이 됐기 때문이겠죠.
어플리케이션과 레티나 디스플레이, 페이스타임, 시리, 터치 ID 등 그동안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제시한 혁신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분위기가 점점 고조됩니다.
그리고 절정에 이르러 팀쿡이 흥분된 목소리로 새로운 아이폰을 소개합니다.
영상을 통해 새로운 아이폰 8이 소개됐습니다.
기존 아이폰 7/7 플러스의 후속인 8/8 플러스입니다. 기존과 같은 실루엣이지만 후면을 유리로 마감해 새로워 보입니다. 색상 역시 실버, 스페이스 그레이, 그리고 새로운 골드 컬러로 리뉴얼됐습니다.
하지만 상세 사양에서는 큰 변화를 느낄 수가 없습니다. 화면 크기와 해상도가 동일하고, 듀얼 카메라 역시 플러스 모델에만 적용됐습니다. 이쯤되면 7S 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아이폰 8과 8 플러스에 탑재된 칩은 새롭게 디자인 된 A11 Bionic 입니다. 2+4 구조의 6코어 프로세서로 기존 A10 칩과 비교해 약 25% 처리 속도가 향상됐다는 것이 주된 내용입니다.
더불어 트루 톤 디스플레이가 적용돼 동일한 크기와 해상도지만, 화면에 대한 만족도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애플이 늘 강조하지만 실제 성능은 영 제자리 걸음인 카메라는 새로운 1200만 화소 센서가 채용됐다고는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외형의 변화가 미미한 것으로 봐서 기존 카메라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플러스 모델에 채용된 인물 모드에는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인물 사진용 필터 효과가 추가됐습니다. 이번 아이폰은 새로운 폼팩터인 아이폰 X를 주인공으로 만들기 위해서인지 기존 시리즈인 아이폰 8/8 플러스는 다소 김빠진 내용들만 이어졌습니다. 관중 반응도 다른 행사때보다 눈에 띄게 고요했고요.
동영상 촬영은 4K 해상도와 60fps를 지원합니다. 스마트폰으로서는 상당히 높은 사양의 동영상 촬영 성능입니다. 슬로우 모션 비디오 역시 Full HD에서 240fps를 지원하게 됐습니다. 사진보다는 동영상 촬영 성능의 업데이트가 더 눈에 띕니다. 뒤이어 증강 현실을 이용한 아이폰의 AR킷 시연이 이어졌습니다.
다음은 Wireless라는 주제로 아이폰의 무선 충전 지원 내용이 소개됐습니다. 후면에 유리 소재를 채용한 것으로 이미 무선 충전이 지원될 것이 확실시 됐죠. 반가운 것은 독자 규격이 아닌 Qi 표준 규격을 지원해 시중에 발매된 다양한 무선 충전 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폰 8/8 플러스는 9월 22일 1차 출시 국가에 발매될 예정입니다.
아이폰 X
아이폰 8 발표가 끝난 후, 스티브 잡스의 단골 대사 ‘One more thing’이 나왔습니다.
팀 쿡은 새로운 아이폰을 ‘스마트폰의 미래’로 명명했습니다. 아이폰 10주년을 기념하는 완전히 새로운 모델입니다.
아이폰 X, 아이폰 텐입니다. 오늘 세상의 눈을 모은 스마트폰입니다.
새로운 아이폰 X의 가장 큰 특징은 전면을 가득 채운 엣지 투 엣지 스크린입니다. 측면 프레임에는 스테인리스 스틸이 적용됐고, 후면은 아이폰 8시리즈와 같이 유리로 마감했습니다.
수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이름 붙은 새로운 아이폰의 디스플레이는 5.8인치 크기에 2436 x1125 해상도로, 458ppi의 높은 픽셀 밀도를 갖게 됩니다.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것도 눈에 띕니다.
애플은 기존 OLED가 갖는 장점을 가지면서 단점을 보완한 것이 아이폰 X의 수퍼 레티나 디스플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에 맞춰 새로운 조작법도 소개됩니다. 화면을 탭해서 화면을 켜고, 위로 스와이프해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입니다.
유출된 것과 같이 화면은 뒷쪽 상단이 돌출된 M자 형태로 디자인됐습니다.
언락 방법이 다음으로 소개됐습니다. 홈 버튼이 삭제된 만큼 아이폰 X에서는 기존 아이폰과 다른 언락 방식이 채용됩니다. 아쉽게도 터치 ID가 삭제됐죠.
아이폰 X의 언락 방식은 얼굴로 사용자를 인식하는 Face ID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화면 상단에 촘촘하게 배치된 각종 센서들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3D 맵핑 방식으로 기존 얼굴 인식의 단점들을 보완하고 지문 인식에 뒤지지 않는 보안 안전성을 가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사실 애플의 새로운 A11 Bionic 칩의 이름은 바로 이 Face ID를 위한 Neural Engine 탑재가 핵심입니다.
Face ID는 3D 방식으로 얼굴 전체를 기록하기 때문에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 등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정확히 사용자를 인식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터치 ID보다 빠르고 간편한 사용이 가능할지 궁금해집니다. 애플은 Face ID가 Touch ID보다 두 배 이상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Face ID는 애플 페이 등 사용자 확인이 필요한 각종 기능 사용에서 터치 ID를 대체할 것입니다. 현재로서는 아이폰 X만의 장치인 셈입니다.
Face ID 채용으로 함께 추가된 재미있는 시스템이 하나 더 있는데,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복사해 그대로 전달하는 애니모지(Animoji)입니다. 메시지를 주고 받을 때 상당히 재미있는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이어서 아이폰 X 시연이 이뤄졌습니다. 전면을 가득 채운 화면과 홈 버튼을 대신하는 새로운 스와이프 액션이 주를 이룹니다. 커진 화면은 사진과 웹 브라우저를 더 크게 표시합니다. 영상 역시 큰 화면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실제 시연되는 것을 보니 이 화면만으로도 아이폰 X는 그 가치가 충분해 보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아래에서 위로 스와이프 하는 방식이었던 컨트롤 센터는 위에서 아래로 스와이프 하는 방식으로 변경됐습니다. Face ID 시연도 이뤄졌는데 화면을 보는 순간 언락이 되는 것이 현재 타사에서 채용한 얼굴 인식과 동작 과정과 속도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입니다.
다음으로 전면 카메라를 이용한 애니모지 활용을 시연으로 볼 수 있었는데, 캐릭터가 실시간으로 사용자의 표정과 움직임을 복사해 메시지로 전송할 수 있는 것이 매우 매력적으로 보였습니다.
이어진 내용은 아이폰 X의 카메라입니다. 듀얼 카메라를 탑재했고, F1.8과 F2.4로 아이폰 8 플러스보다 망원 카메라 성능이 좀 더 좋습니다. 카메라 디자인은 가로에서 세로로 변경됐고, 플래시를 두 카메라 사이에 위치시켰습니다. 이어퍼 아이폰 X로 찍은 이미지를 보여줬는데, 이미지 센서와 렌즈 등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없는 것이 왠지 불안해지더군요. 아이폰 8/8 플러스보다 더 좋은 화질의 카메라가 탑재됐을지, 정식 발매까지 그 논란이 대단할 것 같습니다.
더 좋은 셀피 이미지를 얻을 수 있도록 전면 카메라에도 인물 모드를 탑재한 것이 흥미롭습니다. 하지만 불안하게도 카메라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족하게 느껴졌습니다.
물론 아이폰 X도 무선 충전을 지원합니다. 이것은 8/8 플러스를 통해 이미 예상됐던 내용이죠.
하지만 아이폰 X와 함께 애플의 새로운 무선 충전 패드 Air Power가 발표됐습니다. 아이폰과 애플 워치 그리고 새롭게 업데이트 된 에어팟 케이스를 통해 에어팟까지 함께 충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미 에어팟을 구매한 분들은 혼란에 사로잡힐지도 모르겠군요. 제가 그렇거든요.
아이폰 X를 정리해 보면, 5.8인치 2436 x 1125 해상도의 엣지 투 엣지 스크린과 A11 바이오닉 칩 그리고 터치 ID를 대체하는 페이스 ID와 듀얼 카메라 시스템 등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외형에 비해 실제 내용은 그리 특별한 것이 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아이폰 출시 10주년을 맞아 기존 아이폰의 형태를 깬 제품이 나온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출시 시기와 가격. 아이폰 X의 가격은 64기가 기준 999달러로 책정돼 역대 가장 비싼 아이폰 시리즈로도 이름을 올리게 됐습니다. 10월에 예약을 시작해 11월에 정식 발매될 예정입니다. 물량 부족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한동안 구매하기가 무척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는 제트 블랙 아이폰 7 플러스를 받기 위해 두 달 가까이 기다렸는데 올해는 그 기간이 더 길어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아이폰 X 소개를 끝으로 이날 애플 이벤트가 마무리됐습니다. 아이폰 X를 제외하면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제품들이라 다소 김빠지기도 했지만 아이폰의 미래를 실제로 본 흥분에 새벽잠을 미룬 보람이 있습니다.
새로운 아이폰 X에 대한 논란이 앞으로 오랫동안 계속될텐데, 흥행 성공이야 따논 당상이겠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카메라와 배터리 성능 등에서 기대보단 우려가 더 커진 이벤트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화면의 매력 때문에라도 구매하게 될 것 같습니다.
- 수정, 보완사항은 추가로 업데이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