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맥 구입과 함께 요즘 데스크톱 환경을 다시 구성중인데, 예전부터 별러왔던 백업용 드라이브 구비가 가장 큰 관건이었습니다. 현재 USB로 연결하는 외장 하드디스크 제품 두 개로 약 6TB를 사용중이지만 이미 여행 사진들과 작업물로 공간이 부족했거든요. 추가로 일반 외장 하드디스크 제품을 구매할지, 아니면 최근에 부쩍 관심이 가기 시작한 네트워크 스토리지 나스(NAS)를 구매할지 고민하던 중에 해외 사이트에서 좋은 가격에 올라온 NAS 제품을 구매했습니다. 애초엔 시놀로지 제품을 구매하고 싶었지만 입문 제품인데다 데이터 백업, 클라우드 활용 정도의 기본적인 용도로 활용할 계획이라 저렴한 제품으로 시작해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구매한 제품은 WD(웨스턴 디지털)의 개인용 NAS 제품인 My Cloud 제품입니다. 3.5인치 하드 디스크 하나를 장착할 수 있는 1 베이 제품으로 4TB 제품을 쿠폰 적용가 130달러에 구매했습니다. 4TB 외장 하드디스크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니 합리적인 가격에 NAS 맛보기 정도는 할 수 있겠다 싶어 구매했습니다. 배대지를 사용했고, 열흘 정도 걸려 제 방에 도착했습니다.
패키지
개인용 NAS 제품인 마이 클라우드는 데스크톱용 외장 하드디스크 시리즈 마이 북(My book) 시리즈와 디자인이 대동소이합니다. 제품 외형만 봐서는 NAS 제품임을 쉽게 알 수 없습니다. 패키지에는 제품명과 특징 그리고 용량 등이 인쇄돼 있습니다. 구성품 역시 단촐한데, 상자를 열자마자 보이는 설치 안내 카드가 산뜻한 색으로 NAS 입문을 반겨줍니다.
구성품은 마이 클라우드 본체와 네트워크 케이블, 전원 어댑터 이렇게 셋입니다. 4TB 하드 디스크는 이미 케이스와 결합돼 완제품 형태로 판매됩니다. 제품 색상과 어울리지 않는 검정색 케이블에 이질감이 들기도 하지만, 설치 후에 이 케이블을 볼 일이 없으니 크게 신경쓰이지는 않습니다.
디자인
외장 하드 제품 마이 북(My book)의 디자인을 보며 정말 책꽂이에 꽂혀있는 책을 연상했는데, 마이 클라우드 제품 역시 디자인은 동일합니다. 대부분 편의상 인터넷 유무선 공유기와 PC가 있는 곳에 함께 설치하게 될텐데, 그 제약에서 좀 자유롭다면 책꽃이 한켠에 설치해도 괜찮을 법한 디자인입니다. 재질은 제가 선호하지 않는 하이글로시 플라스틱, 색상은 화이트입니다. 전체 제품에 흰색과 은색(혹은 회색)만 두가지만 사용해 깔끔한 인상을 줍니다.
3.5인치 하드 디스크를 사용하는 제품이니만큼 본체 크기가 제법 큰 편입니다. 두께도 있고요.
이전에 사용해 본 시놀로지 NAS 제품은 동작부터 각 하드디스크와 네트워크 상태까지 각각 다른 LED 램프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마이 클라우드는 전원 상태를 알리는 LED 램프 하나만 배치됐습니다. 아무래도 엔트리 제품이니만큼 이 점은 감수해야겠죠. 본체 하이그로시 재질은 쉽게 흠집이 생기고 내구성도 그리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기본으로 부착된 필름을 떼지 않고 두기로 했습니다.
제품 후면은 각종 인터페이스가 배치돼 있습니다. 전원 어댑터와 유선 이더넷 포트 그리고 USB 장치를 연결해 드라이브를 확장할 수 있는 USB 3.0 슬롯이 있습니다. USB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 등을 연결하면 무선으로 USB 스토리지 내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역시나 엔트리급 제품인만큼 외부 연결 단자와 확장 USB 포트까지 매우 간결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외장 하드디스크 옆에 마이 클라우드를 설치했습니다. 별도의 전원 버튼 없이 파워 어댑터를 연결하면 즉시 동작합니다. 갑자기 전원이 차단되는 등 전원 공급 이상 때문에 하드 디스크에 오류가 생긴 사례를 종종 보고 듣는터라 이 전원 방식이 무척 아쉽더군요. 뭐 전원만 연결하면 즉시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된다는 편리함은 좋을 수 있겠지만요.
네트워크 스토리지 NAS는 PC와 직접 연결되지 않고 무선으로 연결과 각종 작업이 이뤄집니다. 그래서 설치 과정 역시 무선 접속 방식을 사용하는데, 다행히 패키지에 최초 설정 방법이 적힌 카드가 있습니다. 웹 브라우저에서 cycloud.com/setup 을 입력하면 무선으로 마이 클라우드 제품을 감지해 설치가 시작되는 방식입니다. 물론 이 때 PC와 마이 클라우드 제품은 동일한 네트워크에 접속돼 있어야겠죠.
제품 초기 설정
- 연결 성공! -
어렵지 않게 연결에 성공했습니다! 이제부터 안내에 따라 하나씩 '다음'을 누르다 보면 금방 설치가 완료됩니다.
무선으로 연결된 제품을 자동으로 인식하고, 접속을 위한 계정/비밀번호 설정, 그리고 NAS에 접속할 수 있는 사용자 추가/편집 메뉴가 이어집니다. 최초 아이디는 admin, 비밀번호는 설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이때 사용할 사용자를 추가하면 됩니다. 이 모든 동작은 인터넷 웹 브라우저 상에서 이뤄집니다.
- 마이 클라우드 설정 화면 -
시스템 온도와 정상 동작 여부, 네트워크 연결 상태등도 홈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이점은 역시 시놀로지 NAS 제품이 월등히 좋더군요. 마이 클라우드의 홈 화면은 그저 이 제품이 멀쩡하게 잘 지내는지 확인하는 수준의 정보를 제공합니다.
스토리지 접속
설정이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4TB의 스토리지를 사용해 볼 차례입니다. files.mycloud.com 에 접속해 제품 설정 과정에서 만든 마이 클라우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등록된 제품에 접속할 수 있습니다. 이 때부터는 동일 네트워크에 연결할 필요없이 언제 어디서나 무선으로 방에 설치한 마이 클라우드의 스토리지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죠. 접속 화면에는 현재 연결된 기기의 정보와 스토리지 사용 정보, 그리고 내부 파일 목록이 표시됩니다. 전에 사용했던 시놀로지 NAS 제품의 디스크 매니저가 마치 웹 브라우저 내에서 마치 별도 OS를 조작하는 느낌을 준다면 마이 클라우드는 드랍박스 등의 온라인 클라우드 서비스와 같이 파일의 이동, 삭제, 관리 등 기본적인 기능들만을 제공합니다.
물론 작업 파일들을 백업하고, 외부에서 무선으로 편하게 접속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제게는 이런 기본 기능만으로도 충분합니다만 본격적인 NAS 활용을 기대했던 분이라면 적잖이 실망하실 수도 있습니다. 마이 클라우드 제품은 이름대로 개인 클라우드 서버 용도에 맞춰진 제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마트폰의 마이 클라우드 앱을 설치하면 PC와 동일하게 무선으로 디스크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마이클라우드 앱 활용과 전반적인 제품 평가는 다음 포스팅을 통해 이어가려 합니다. 이제 막 설치를 끝내고 그동안 넘칠듯 말듯 했던 파일들을 백업하고 있는 중이니까요.
WD 마이 클라우드로 '이래서 NAS를 사야 한다.'고 말하기에는 역시나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무선 통신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방 혹은 사무실에 설치된 대용량 스토리지를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스토리지로서의 기본 소양은 갖췄지만 그 외 NAS만의 독자적인 매력은 부족한 엔트리급 제품입니다. 물론 그 무선의 자유 하나만으로도 작업 효율이 크게 향상되지만, 저렴한 가격이 아니었다면 차라리 좀 더 기다렸다가 다음 세대의 NAS 제품을 구매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130불에 4TB의 개인 미디어 서버가 생기는 것은 즐거운 일입니다. 당장 노트북의 저장 공간 관리가 전보다 용이해졌고, 사진 작업을 위해 외장 하드디스크를 챙기는 번거로움에서 해방됐으니까요. 앞으로 이 입문용 NAS 제품을 사용하면서 좀 더 잘 활용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