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인지파인더(RF) 카메라가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라이카의 공입니다. SLR 카메라 출시 이후 구닥다리 기술로 치부돼 빠르게 시장에서 사라진 RF 카메라를 생산중인 회사도, 전통적인 브랜드 이미지와 결합해 고품질로 유지하고 있는 회사도 라이카가 유일하니까요. 다만 그 '이미지 장사' 때문에 가격은 점점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데, 특히 현행 렌즈들의 가격은 라이카 마니아들도 혀를 내두를 지경입니다.
-하지만 '올드 렌즈'로 눈을 넓히면 렌즈의 선택권이 무궁무진합니다-
다만 M마운트의 장점이라 한다면 60년 가량 유지해온 시스템이라 올드 렌즈들을 포함하면 렌즈 선택의 폭이 무척 넓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라이카 제조 렌즈를 고집하지 않는다면 자이스, 보이그랜더 등의 유명 써드파티 제조사와 미놀타, 코니카, 리코 등의 일본산 올드 렌즈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저렴하고 개성 넘치는 렌즈들을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발매된 7Artisian 50mm f/1.1 렌즈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기적의 렌즈로 손꼽히는 라이카 녹티룩스(Noctilux)에 근접하는 F1.1의 밝은 조리개 값이 핵심 요소죠. 하지만 가격은 현행 Noctilux-M 50mm F0.95 ASPH 렌즈의 약 1/20에 불과합니다.
7Artisian 50mm f/1.1
- 라이카 M 마운트 대응 프라임 렌즈
- 초점거리 50mm
- 6군 7매 구성
- 조리개 F1.1 - F16
- 최소 초점거리 70cm
- 조리개 날 수 12매
- 필터 규격 46mm
- 60 x 49 mm
- 400 g
이 렌즈는 시장에 따라 7Artisian과 DJ-Optical 두 개의 브랜드로 판매된다고 합니다. 라이카 M마운트에 대응하는 50mm 표준 단초점 렌즈로 F1.1의 극단적인 밝기가 가장 큰 타이틀입니다. 그러면서도 크기를 60 x 49mm, 무게는 400g으로 제한해 비교적 부담없이 밝은 개방 촬영을 즐길 수 있죠. F1.4의 개방 조리개 값을 갖는 SUMMILUX-M 50mm ASPH 렌즈와 비교하면 크기와 무게가 약간 더 큰 수준입니다. 다만 이 크기에 F1.1을 구현했을 때 어느정도 이미지 품질을 보일지가 관건이겠죠. 아래는 제조사에서 발표한 렌즈 소개입니다.
역시나 F1.1의 개방 촬영이 주는 장점과 400g의 가벼운 무게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렌즈 경통과 마운트부는 모두 금속으로 제작됐고, 실버/블랙 두 가지 버전이 판매됩니다. 라이카 렌즈 중 일부는 실버 렌즈의 무게가 블랙에 비해 상당히 무거운데, 7Artisian 50mm f/1.1의 경우 색상에 관계없이 무게는 동일합니다.
최근 여러 해외 포럼에서 이 렌즈를 실제 사용한 포토그래퍼들의 평가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주로 신생 광학 기업에서 만든 렌즈의 완성도와 라이카 NOCTILUX-M 50mm와 비교해 어느정도의 '가성비'를 보여주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금속으로 만든 렌즈는 묵직하지만 완성도는 가격대비 준수하고 초점링과 조리개 링의 조작도 부드럽게 이뤄진다는 평, 하지만 조리개 링 간경이 균일하지 않아 생소하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인상적인 조리개 값과 크기지만 아쉽게도 종합 평가는 '400달러의 렌즈에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면 안된다'라는 의견입니다. 개방 촬영에서 샤프니스가 부족하고 주변부 광량 저하가 심해 과다 노출로 촬영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는 것 그리고 F2의 비교적 높은 조리개 값에서도 라이카 SUMMICRON 50MM F2 렌즈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아래는 해외 포럼에 공개된 7Artisian 50mm f/1.1의 결과물입니다. 카메라는 라이카 M9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물론 F1.1 개방 촬영의 독특한 느낌, 그리고 소프트 현상을 인물 촬영에 잘 활용한다면 이 렌즈는 소위 가성비가 상당히 뛰어난 렌즈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게다가 렌즈 외형도 라이카 현행 렌즈만큼 예쁘게 잘 만들었고요. 앞으로 이런 써드파티 M 마운트 렌즈들이 좀 더 다양해지면 좋겠습니다.
- 이 렌즈의 가격은 399달러라고 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