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는 내게 그는 그저 '괜찮아'라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혹한의 계절, 붉은 밤의 도시로 떠났습니다.
2년이 지나 다시 1월 5일. 다분히 개인적인, 그래서 이름조차 붙이기 어려운 기념일에 제 앞에 놓인 것은 그 10박 12일의 이야기가 담긴 책 한 권입니다. 이것 역시 분명 기적의 한 종류겠죠? 오늘 하루는 이 책을 천천히 다시 곱씹으며 읽어 보려 합니다. 거짓말처럼 이제 희미해진 기억을 더듬으며, 2년 전 뜨거웠던 그에게 한바탕 무용담 듣는 기분으로 말이죠.
- 모스크바에서의 첫번째 사진 -
여행은 끝나고, 시간이 아주 많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정말 많은 시간이, 그만큼의 여행이 있었지만 겨울이면 어느새 저도 모르게 이 도시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아마 제 인생 가장 용감했던 그 순간들을 그리워하는지도 모르죠. 그래서 1월 5일이 제겐 아주 특별합니다.
언젠가 지금보다 시간이 훨씬 더 흘러, 한 번 더 그 도시를 여행하고 있는 저를 상상해 봅니다.
그리고 그 날은 그럴듯한 여행자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인생이 쓸 때,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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