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전국적으로 한약방 콘셉트의 카페를 많이 보게 됩니다. 습관처럼 마시는 커피를 몸에 좋은 전통차나 음료로 바꾸면 생활에 좀 더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들이 수십년간 운영해온 한약방들과 맞아 떨어진 덕분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서촌에 들어서는 입구에 있는 '솔가헌' 역시 그런 곳입니다. 어쩌면 이 곳이 그 원조격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40여년간 운영된 '진산한약국'의 건강에 대한 철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솔가헌은 '소나무 향이 나는 아름다운 집'이란 주제로 고즈넉한 한옥 분위기에 건강에 좋은 소나무 인테리어 그리고 한방차와 족욕 등의 건강 관리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낡지 않은 새 한옥의 모습이 어딘가 낯설으면서도 그 자체의 여유로운 느낌이 오후의 티타임과 잘 어울립니다.
테이블과 좌식 방, 야외 테이블이 놓여있는 내부에서 원하는 좌석을 선택해 앉으면 됩니다. 각 테이블에는 솔가헌을 소개하는 리플렛이 놓여 있습니다.
메뉴를 주문하기 전 솔가헌과 진산 한약국의 역사와 소나무로 된 인테리어의 효능 그리고 이 곳에서 즐길 수 있는 차와 건강 관리를 일일이 소개해 주셨습니다. 메뉴판에 다양한 한방차가 있었지만 '쓴 것'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 입맛이라 저는 달콤한 바나나 오미자 스무디를 주문했습니다.
한방차에 익숙하지 않으신 분은 대추차, 오미자차 같은 가볍게 즐기는 전통차 메뉴를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스무디 역시 오미자가 듬뿍 들어가 찬 음료임에도 꽤 진한 맛이 나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 날은 오후의 여유를 만끽하고자 큰 맘 먹고 족욕을 함께 해 보았습니다. 1만원에 약 20분간 진행되는 족욕은 솔가헌의 야외 좌석에 앉아 따뜻한 물로 몸을 풀어주는 힐링 체험입니다. 체질에 따라 두가지 한방 족욕제가 사용되는데 저는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을 위한 프로그램을 선택했습니다. 선선한 날씨에 따뜻한 물로 족욕을 하니 몸이 나른하고 기분 좋더군요. 족욕을 마치니 발이 아이발처럼 빨갛게 달아올랐습니다.
서촌을 찾는 분들이라면 아기자기한 현대식 카페도 좋지만 한옥 카페에서 한방 차와 음료를 마시고 족욕을 즐기며 내 자신에게 휴식 한모금을 선물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카페를 나서는 기분이 매우 좋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