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남반구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
이 이유 하나만으로도 기꺼이 시간을 내 방문할만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멜버른 여행의 마지막 일정은 야라강 인근 사우스뱅크 지역에 위치한 유레카 스카이덱 88입니다. 흐린 날에는 꼭대기가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는 높은 건물으로 88층 전망대에서 한 눈에 감상하는 멜버른 전경이 매력적인 곳입니다. 발 아래로 펼쳐진 멜버른 풍경을 보며 나흘간 열심히 걷고 달린 도시 곳곳을 손가락으로 콕콕 찍는 재미가 여행의 마지막 일정으로 더할나위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자그마치 지상 300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멜버른 파노라마 뷰!
벽면에 커다란 곤충들이 붙어있는 재미있는 디자인의 건물, 외관으로 보아 큰 특색 없는 사무용 건물 같지만 이 건물 88층에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가 위치합니다. 타워를 뺀 꼭대기 층에는 실제로 사람이 거주하는 펜트하우스가 있다고 하는데, 희소성과 압도적인 뷰 때문에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이며 실제 거래 자체가 드물다고 합니다. 지구 남반구 모든 사람들 위에서 생활하는 기분, 제가 억만장자라도 포기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페더레이션 스퀘어에서 야라강 너머로 건너와 어렵지 않게 닿을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주변에 멜버른 아트센터와 미술관도 있으니 오후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일일투어 코스를 짤 때 포함하면 좋겠습니다. 저는 늦은 오후에 방문 했지만 이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의 백미는 멜버른의 야경이라고 하니까요. 여행기간동안 낮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한 멜버른의 야경에 반해 매일 야경 촬영을 하러 다녔는데요, 이 높은 전망대에서 조금 더 크게 몰아 담으면 그 감동이 더 클 것 같습니다.
-이 정도면 가슴이 떨리지 않으신가요?-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19.5달러이며 추가금을 지불하면 건물 밖으로 돌출돼 300m 상공의 아찔함과 짜릿함을 더욱 극적으로 느낄 수 있는 '디 엣지(The Edge)'를 함께 체험할 수 있습니다. 디 엣지 옵션을 함께 선택하면 사진과 같은 노란 팔찌가 생깁니다. 'I survived the EDGE!!'
전망대에 들어서기 위해선 당연히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야 합니다. 두 개의 엘리베이터에서 쉴 새 없이 관람객을 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로비에서 88층까지 도달하는 속도도 매우 빨랐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타이페이 101에야 비할 수 없지만 그보다 느리니 오히려 '안전하게' 느껴져 마음은 놓이더군요. 하지만 이것도 충분히 갑자기 높은 고도로 이동하는 터라 귀가 멍해지는 경험은 동일하게 느꼈습니다.
탁 트인 전망의 88층 전망대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커다란 유리창으로 아주 선명한 LCD 화면처럼 멜버른 풍경이 펼쳐집니다. 프레임 없이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탄식을 하게 될 정도로 가슴까지 시원해지는 매력이 있습니다. 이렇게 88층 전망대 전체를 빙 둘러 멜버른 시내를 360도로 감상할 수 있는 파노라마 뷰가 펼쳐지는 것이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의 특징입니다.
이 곳에서는 누구나 유리창에 얼굴을 바짝 붙여 이 거대한 풍경에서 '내가 아는 것'들을 찾고 반가워 삿대질(?)을 하게 됩니다. 저 역시 저도 모르는 새 코가 닿을 듯 바짝 붙어 발 아래 펼쳐진 페더레이션 스퀘어 주변 풍경을 보았습니다. 나흘이 지나니 이제 제법 익숙하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서 보니 또 다른 느낌입니다. 새삼 플린더스 역이 제 생각보다도 정말정말 길다는 것과 세인트 폴 성당이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서 그런대로 썩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유레카 스카이덱 88 타워에서 그 동안 친해진 멜버른의 스폿들을 찾아 인사해 보는 것도 남반구 최고의 타워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권이 아닐까요.
또 하나, 이 타워에서 보는 풍경이 유독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은 이렇다할 언덕 하나 없이 바다까지 쭉 뻗은 평지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야 어느 곳을 오르던 능선들이 지평선을 가려 이렇게 탁 트인 전망을 본 적이 없었는데 멜버른의 쭉 뻗은 풍경은 이렇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시원해집니다. 더불어 도심에서 시 외곽 그리고 바다로 이어지는 이 스카이라인에 밤이면 어떤 야경이 펼쳐질지 무척 기대가 되더군요.
멜버른 여행의 Must See
이 광활한 풍경을 보기위해 저같은 외국인 관광객부터 현지 시민들까지 정말 많은 사람들이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를 찾는 모습입니다. 아직 야경이 펼쳐지기 전 늦은 오후지만 유리창을 따라 간간히 놓여있는 벤치는 이미 빈자리를 찾기 힘들고 먹거리와 음료를 파는 매점은 길게 줄이 늘어서 있습니다. 삼삼오오 찾아와 이 풍경을 함께 내려다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더러는 맥주 한 병을 들고 여유를 부리는 모습이 여행자가 보기에는 꽤나 멋지게 느껴졌습니다.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에서 감상하는 야라강 주변 풍경 & 전망대의 사람들
해외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누구의 말만 듣고 한국 사람들이 유독 사진을 좋아한다고만 믿었는데 멋진 여행지에서 사진은 역시 만국공통어 같습니다. 멋진 풍경 앞에서는 누구나 휴대폰과 카메라를 들고 있었고 함께 셀피 촬영하는 것을 무척 즐거워 했습니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누구나 고화질 카메라를 항상 휴대하게 된 것이 이 시대의 빼놓을 수 없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망 감상을 위해서 올라온 전망대에서 사진 촬영이 빠질 수 없죠. 그래서 혼자 이 곳을 찾아온 사람들을 대부분 사진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조금 더 생생한 전망, 야외 전망대
전망대의 풍경은 이미지 충분히 환상적이지만 풍경과 나를 막은 두꺼운 유리창이 못내 야속하게 느껴질 때, 그리고 유리창에 반사된 장면 때문에 제대로 된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 즈음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 한쪽에 작게 마련된 야외 전망대를 발견하게 됩니다. 두 개의 문으로 단단하게 '격리된' 야외 전망대는 최소한의 안전을 위한 철망 구조물 사이로 300m 상공의 공기며 발 아래 펼쳐지는 풍경을 여과없이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카메라 렌즈를 가까이 들이대면 유리창의 방해 없이 깨끗한 풍경을 사진으로 담을 수도 있고요. 사실 전망대는 눈으로 감상하기는 좋지만 유리창 때문에 사진으로 담기에는 한계가 뚜렷했는데 이 야외 전망대 덕에 제가 느낀 감흥을 그대로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작은 공간이라 360도 뷰에 비해 시선은 한정되어 있지만 이렇게 단편적으로나마 방해 없이 이 감동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 야외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풍경 -
연신 불어오는 세찬 바람과 날 것 그대로의 풍경이 주는 떨림 때문인지 이 곳은 실내 전망대보다 더 큰 활력이 느껴졌습니다. 아이들은 이제서야 진짜를 만난듯 움직임이 더욱 활기차 보였고 연인 사이의 거리도 한층 더 가까워진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의 진수를 느끼기 위해서는 실내 전망대에서 360도 파노라마 뷰를 천천히 훑어본 후 이 야외 전망대에서 진짜 전망을 경험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멜버른의 야경도 이 작은 공간에서 감상하면 더 환하게 보이지 않을까요? 물론 세찬 바람과 차가운 '윗쪽 공기' 때문에 콧물이 흐르는 것은 감수 해야겠지만.
짜릿한 디 엣지(The Edge) 체험
"분명 안 죽을 것을 아는데, 이상하게 무섭단 말이지"
뭐니뭐니해도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의 백미는 300m 상공의 경험을 짜릿하게 즐길 수 있는 '디 엣지(The Edge)' 체험입니다. 건물 밖으로 돌출된 공간 위에서 발 아래 펼쳐진 멜버른 풍경을 보며 마치 하늘 위에 떠 있는듯한 느낌을 경험하는 곳인데 만만찮은 추가금이 들어가는 만큼 놀이기구 못지 않은 스릴을 느끼게 해 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만약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큰 사고로 이어지므로 디 엣지에 입장하기 위해서는 가방과 카메라 등 짐을 보관해야 하며 실내에서 뛰는 것 역시 금지돼 있습니다.
- 디 엣지 내부 모니터 -
디 엣지에 들어서면 짧은 안내방송과 함께 서 있는 공간이 건물 밖으로 조금씩 돌출되는 것이 느껴지는데 아니란 걸 알면서도 내심 '이러다 똑 떨어지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들어설 때 불투명한 유리로 벽을 막은 디 엣지가 건물 밖으로 완전히 돌출되고 나면 다소 저렴한 느낌의 긴장감 조장 음악 -'두두두두두두두두'- 이 흐른 후 깜짝 이벤트가 펼쳐집니다.
사진처럼 벽면과 발 아래 불투명창이 순간 투명해지며 하늘 위에 떠 있는 기분을 순간적 충격으로 전달하는 것이 디 엣지의 매력입니다. 저도 절대 죽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이 창이 열리기 전 잠시 긴장해 의미없는 봉을 손으로 꽉 쥐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창이 투명하지 않아 그런대로 안전하게 느껴졌습니다. 안전을 위해 매우 두꺼운 소재를 채용하고 있어 어찌보면 당연하지만 조금 시시했달까요? 하지만 멜버른까지 왔으니 한 번 경험해보기에는 충분한 매력이 있습니다. -괄약근 단련에 좋을수도-
그렇게 한 바퀴를 크게 돌며 유레카 스카이덱의 곳곳을 감상하고 즐기니 한시간이 훌쩍 지났습니다. 땅 위에 있을 때보다 왠지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른듯한 유레카 스카이덱에서의 시간은 그렇게 끝났습니다. 시간이 조금 더 허락 됐다면 야경을 꼭 보고 싶었는데, 돌아오니 역시 그게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유레카 스카이덱 88 전망대 투어를 계획하고 계시다면 해가 지기 전 늦은 오후에 방문해 석양부터 야경을 모두 감상하시는 게 좋은 선택이 될 것입니다.
멜버른 여행의 에필로그, 유레카 스카이덱 88
멜버른 여행의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던 유레카 스카이덱 88에서의 시각은 지난 나흘간 열심히 탐험(?)한 멜버른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그 동안의 여행을 돌아보고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매우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이 전망대는 여행 초입보다는 가급적 후반에 넣어 멜버른과 많이 친해진 후에 감상해야 그 감동이 더욱 클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곳에서 머문 시간은 한시간 뿐이지만 발 아래로 내려다 본 페더레이션 광장이며 플린더스 역, 아트 센터, 야라강 등이 또렷하게 기억나는 것을 보면 말이죠.
이제 여행 이야기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첫 여행기 전체보기]
#1 호주 멜버른 여행의 첫번째 준비물 소개, 올림푸스 OM-D E-M10 Mark II
#2 떠나기 전 밤에 적는 이야기, 멜버른 여행 D-Day
#3 감각적인 도시 멜버른, 여행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4.1 떠날 준비 첫번째, 멘도자 STAR-LITE 23" 캐리어 가방
#4.2 떠나기 직전, 롯데면세점 선불카드로 구매한 선물
#4.3 멜버른 여행을 위해 준비해 본 포켓 와이파이 (와이드 모바일)
#5 올림푸스 E-M10 Mark II로 담은 멜버른, 그 시선의 평가
#6 첫날,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되기까지 (호주 여행 간단 정보)
#7 첫 멜버른 여행의 추억을 담은 3분 30초 동영상
#8 멜버른 여행의 시작과 끝, 페더레이션 광장 (Federation Sqaure)
#9 멜버른의 커피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디그레이브 스트리트(Degraves Street)
#10 멜버른의 대표적인 축제, 푸드 앤 와인 페스티벌 (Food & Wine Festival)
#11 먹고만 오기에도 짧은 멜버른 여행 (먹거리 소개)
#12 누군가에겐 인생의 버킷 리스트, 호주 그레이트 오션 워크
#12.2 그레이트 오션로드 그리고 로치아드 협곡 (Loch Ard Gorge)
#13 그레이트 오션로드 12사도상 (12 Apostles), 하늘 위에서 본 호주의 대자연
#14 올림푸스 터프 카메라 TG-870으로 담은 호주 패들보드 체험
#15 지구 남반구 최고의 전망대, 멜버른 유레카 스카이덱 88 (Eureka Skydeck 88)
#16 '미사거리'로 유명한 멜버른 예술거리 호시어 레인(Hosier Lane)
#18 금빛 시대로의 시간 여행, 소버린 힐 (Sovereign Hill)
올림푸스한국 ㈜ http://www.olympus.co.kr/imaging
호주정부관광청 http://www.australia.com/ko-kr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http://kr.visitmelbourne.com
롯데면세점 www.lottedfs.com
'이 포스팅은 올림푸스한국㈜, 호주정부관광청, 호주빅토리아주관광청, 롯데면세점의 지원을 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