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춥습니다. 몇몇 해에는 정말 힘들 정도로 추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흔한 다운 재킷이 없었습니다. 방한 능력을 강조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 재킷 제품은 그 성능에선 의심의 여지가 없고 가격대별로 선택권도 다양하지만, 일반적인 캐주얼 차림에는 매치하기가 어려워 한 번도 구매한 적이 없습니다. 원체 추위를 타지 않는데다 둔한 옷을 싫어해서 주로 스웨터와 코트로 겨울을 나곤 했거든요.
겨울 촬영이나 해외 여행엔 앞서 말씀드린 이유로 다운 재킷 대신 기능성 이너웨어나 신슐레이트 충전재의 베스트, 코트 등을 선택했죠. 그런데 지난 겨울 러시아 모스크바에 다녀온 후에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두 장의 코트를 포함해 옷을 너댓겹 겹쳐 입어도 이겨내기 힘든 영하 30도의 추위에 손이 얼어붙어 촬영이 힘들었던 경험 후에 다운 재킷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좋은 기회로 뉴발란스의 카메라맨 다운 프로 에디션을 선물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사진을 찍는 사람으로서 느낀 ‘카메라맨 다운’의 성능과 효율성을 평가해보려고 합니다.
2015년 겨울, 뉴발란스는 ‘포토그래퍼의 재킷’이라는 테마로 총 3종의 다운재킷 시리즈를 발매했습니다. 카메라맨 시티/아웃도어/프로 에디션 3종의 제품은 스타일과 방한 성능, 촬영 효율성 등 서로 다른 개성을 내세웠는데요, 겨울철 야외 사진을 찍는 카메라맨을 위한 뛰어난 보온력이 일반 구매자들에게도 어필하기를 바라는 눈치입니다. 다행히 일반적인 아웃도어 그리고 몇몇 프리미엄 다운 제품들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스타일로 많은 분들에게 뉴발란스 다운 재킷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데는 성공한 것 같습니다. 다운 재킷에 관심이 없었던, 더군다나 뉴발란스 다운 재킷은 선택지에도 없었던 제가 이 제품에 지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으니까요.
제가 체험한 카메라맨 다운 프로 에디션은 '도심의 추위 속에서 촬영을 하는 카메라맨의 재킷’이라는 타이틀에 가장 걸맞은 제품입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야상형 디자인은 짧은 다운 점퍼에 비해 체온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탈착이 가능한 발열 구스다운을 세트로 구성했습니다. 미프비레이온사의 COREBRID B 발열 구스다운의 방한 성능과 야상형 아우터 표면 왁스코팅의 방수 능력은 겨울철 장시간 야외 촬영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무엇보다 ‘카메라맨 재킷’으로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아우터 위에 겹쳐입는 유틸리티 베스트입니다. 그 자체로 훌륭한 바람막이 성능을 제공하면서 스마트폰과 콤팩트 카메라, 여분의 배터리와 메모리, 필터와 릴리즈 등의 액세서리를 수납할 수 있는 충분한 숫자의 포켓이 배치되었습니다. 실제 착용하고 촬영할 때 별도의 카메라 가방 없이도 기본 장비를 재킷에 모두 수납할 수 있는 것이 만족스러웠습니다. 내장된 마스크와 카메라 융 등은 이 다운 재킷의 제작 과정에서 실제 포토그래퍼의 요구사항을 다수 반영했다는 인상을 줬습니다.
아래는 부끄러운 착용샷-
단순히 ‘카메라맨 스타일’의 재킷이 아닌 실제 포토그래퍼들에게 필요한 디테일을 갖춘 ‘카메라맨 재킷’이라는 것이 올 겨울 촬영을 위한 단 하나의 다운 재킷을 찾던 제게 큰 만족감을 준 것은 당연합니다. 아마 제가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 재킷을 구매했다면 이런 섬세한 배려를 느낄 수 없었을 것 같습니다. 프로 에디션은 카키와 다크 그레이 두 가지 색상으로 발매됐습니다. 색상에 따라 발열 구스다운의 색상도 다르니 참고하세요.
후드와 뒷면, 그리고 베스트에는 야간 촬영에서 안전을 지켜줄 발광 소재(스카치)가 적용됐고, 후드에 부착된 라쿤털은 부족함이나 과함 없이 적당한 풍성함으로 후드를 착용했을 때 시야를 가리지 않아 좋았습니다. 너무 큰 후드와 많은 털은 촬영을 방해하기 쉽거든요.
저는 메인 장비로 라이카의 35mm 디지털 카메라와 렌즈를 사용중입니다. 프로 에디션의 외부 포켓 크기가 상당해서 많은 비나 눈이 올 경우 일시적으로 장비를 넣어 보관할 수 있습니다. 제가 본 타사의 다운 재킷류에는 이 정도 크기의 포켓이 있는 제품이 드물어서 가방을 꼭 챙겨야 하는 동료의 모습을 많이 보았거든요. 물론 크기가 큰 DSLR 카메라는 넣을 수 없습니다만 많이들 사용하시는 소형 미러리스 카메라와 콤팩트 카메라류는 여유있게 수납이 가능합니다. 이 재킷 하나로 겨울철엔 별도의 카메라 가방이 필요 없어지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 아닐까요?
메인 카메라와 함께 간편하게 촬영할 작은 서브 카메라를 챙길 때도 많습니다. 이런 카메라는 야상형 아우터나 유틸리티 베스트의 다양한 공간에 자유롭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유틸리티 베스트와 야상형 아우터의 주요 포켓에는 방수 지퍼가 적용돼 있어 수분에 특히 민감한 카메라와 렌즈, 필터류의 장비들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수납 능력에서 일반 캐주얼, 아웃도어 브랜드의 다운재킷과 확실한 차별화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뛰어난 수납 능력은 카메라맨의 촬영뿐아니라 다양한 직종, 환경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겨울철 촬영을 위한 워머-
- 한기를 막아줄 밴드 처리 -
-배터리와 메모리 등을 넣을 수 있는 보조 포켓-
이 재킷을 조금 더 상세히 살펴보면 일반 다운재킷이 채워줄 수 없었던 포토그래퍼를 위한 섬세한 배려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관련 장비와 액세서리, 그리고 필기구와 주요 소지품을 넣을 수 있는 효율적인 공간 배치 디테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베스트의 외부 포켓은 방수 지퍼와 벨크로 구조로 소지품 특성에 맞춰 빠르게 또는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습니다. 벨크로로 된 덮개형 포켓에는 자주 사용하는 펜과 수첩, 촬영용 릴리즈 등을 보관하고, 안전성이 우선인 메모리카드, 배터리, 필터류의 보관은 방수 지퍼와 독립형 구조로 된 포켓에 보관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독립형 포켓은 메모리 카드와 배터리를 보관하기에 적합해 실제 촬영에서 매우 만족하며 사용했습니다.
겨울철 실내/외를 오가는 촬영에선 렌즈에 성에가 껴 촬영이 불가능할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이럴 때 기본 제공되는 카메라 융이 무척 유용하게 활용됩니다. 동료는 이 디테일에 감탄을 하더군요. ‘와'
-기본 제공되는 카메라 융-
뉴발란스 카메라맨 다운재킷 3종 중 프로 에디션은 유일하게 3개의 아이템이 하나를 이루는 3 in 1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내피에 해당하는 발열 구스다운, 왁스 코팅된 야상형 아우터, 장비 수납을 위한 유틸리티 베스트 총 3종인데요, 3개를 합쳐 강력한 방한 성능의 다운 재킷이 완성되지만 각각의 아이템 역시 개별로 착용할 수 있습니다.
그 중 발열 구스다운은 가장 활용도가 높은 제품입니다. 후드까지 다운이 충전된 점퍼 형식으로 카모 패턴이 있어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는데요, 이 점퍼는 양면으로도 착용이 가능합니다. 심플한 블랙 색상의 다운 점퍼로 초겨울부터 늦겨울까지 단품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네요. 야상형 아우터가 부담스러운 날엔 이 다운점퍼 위에 베스트를 매치해 촬영을 나가도 됩니다.
야상형 아우터는 간절기에 훌륭한 바람막이 점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커다란 포켓에 무릎까지 오는 길이로 어디에나 걸치기 좋은 아우터 형태이며 넉넉한 사이즈로 간절기 다른 아우터 위에 착용하기에도 좋습니다. 눈비를 막아주는 왁스 코팅이 악천후 촬영에 유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라쿤털은 탈부착이 가능하니 봄, 가을엔 제거하고 착용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야상 자체의 보온 능력은 뛰어나지 않아 겨울철엔 발열 구스다운을 꼭 함께 착용해야 합니다. 실제 이 프로 에디션의 방한 능력의 절반 이상이 발열 구스다운에 있습니다. 아우터는 거센 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죠.
베스트는 훌륭한 수납 능력과 방수지퍼 등의 안전성으로 촬영을 위한 필수 아이템이지만 역시나 단독으로 착용하기에는 조금 난해한 형태입니다. 다만 탈부착이 자유로운 단독 아이템이니 봄,가을 촬영에 다른 바람막이나 고어텍스 재킷 등과 함께 매치하면 일년 내내 촬영을 든든히 서포트해줄 수 있겠습니다. 구스다운과 야상형 아우터와 달리 이 유틸리티 베스트는 다분히 ‘기능성 아이템’인 만큼 용도에 따라 그 가치가 매우 커질 수 있습니다.
제품을 착용한 이틀이 아직 겨울이 오기 전인 가을이라 그런지 상당히 ‘후끈’했습니다. 단순히 생각해도 옷을 세 겹 겹쳐 입은 구조인데 그 안에 발열 구스다운이 포함됐으니까요. 단독으로 입어보니 확실히 발열 구스다운의 방한 능력이 월등했습니다. 미프비레이온사의 COREBRID B 발열 구스다운이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착용하고 움직이는 것만으로 재킷 안이 후끈해지는 것을 느꼈으니까요. 지퍼를 여닫으며 그 차이를 확인해보니 기대 이상으로 성능이 뛰어났습니다. 촬영이 없을 때는 겨울철 웬만한 추위에는 이 구스다운만 단독으로 착용해도 충분히 따뜻할 것 같습니다. 다만 아우터 사이즈에 맞춰 100사이즈를 선택하니 구스다운 사이즈가 조금 크게 느껴졌습니다. 내피 사이즈를 별도로 선택할 수 있으면 조금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더불어 단독으로 착용하기에는 일반적인 다운 점퍼에 비해 소재가 조금 얇고 약하게 느껴지더군요. 하지만 발열 구스다운이 양면으로 착용 가능한 점은 무척 좋았습니다.
단단한 조직감의 야상형 아우터는 한겨울 차가운 바람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것으로 보입니다. 두께가 얇아 단독으로는 방한력이 좋지 않겠으나 구스다운과 세트로 하면 시너지 효과가 확실합니다. 왁스 코팅 덕분에 겨울철 눈과 비 등 수분이 유입되지 않는 것도 체온 유지에 큰 역할을 하죠. 동봉된 방한 마스크는 한겨울의 밤 혹은 새벽 촬영에 떨어지는 체온을 효과적으로 막아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일반적으로는 활용도가 높지 않지만 많은 포토그래퍼들이 겨울철 촬영을 위해 별도의 방한 마스크와 방한 용품을 구입하는 것을 생각해볼 때 이런 구성은 세심한 배려가 느껴집니다.
뉴발란스의 2015년 다운 재킷 시리즈는 '카메라맨의 재킷’이라는 신선한 소재로 포화 상태인 다운 재킷 시장에서 뉴발란스만의 차별화를 보이는 데 성공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카메라맨으로서 가장 상위 제품인 프로 에디션을 체험하며 역시 그 이름이 마케팅을 위한 허상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운 재킷의 한정된 스타일 때문에 선택을 꺼렸던 저도 이 재킷의 스타일은 생각보다 다양한 복장에 코디가 가능해 만족스러웠고 발열 구스다운의 방한 능력과 아우터의 왁스 코팅 등 겨울 촬영을 위한 기본기도 한국의 겨울 기온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가장 만족스러웠던 것은 역시나 포토그래퍼를 위한 섬세한 배려들이었습니다. 함께 구성된 베스트의 막강한 수납 능력과 겨울 촬영을 위한 손목 워머, 방한 마스크 등은 이번 겨울 여행과 촬영에서 그 동안 착용했던 코트와는 차원이 다른 효율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스포츠 브랜드의 다운 재킷을 선뜻 구매하기에는 다소 비싼 가격이 이 제품을 평가할 때 걸림돌이 될 수 있겠습니다. 가격을 제외하고 이 제품의 새로운 스타일과 방한 능력, 가방에 버금가는 장비 수납력에 높은 점수를 준다면 충분한 경쟁력이 있겠지만, 겨울이면 쏟아지는 다운 재킷들 속에서 선택 받기가 쉬운 일이 아니니까요. 더불어 유용한 3 in 1 구조 역시 효율성은 높지만 카메라맨 시티 다운 제품같은 일체형 제품에 비해 스타일의 세련미가 다소 떨어진다는 것이 개인적인 평가입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카메라맨 재킷은 카메라맨인 제 맘에 썩 들었습니다. 그래서 올 겨울 촬영은 모두 이 다운재킷과 함께 할 예정입니다. 심지어 다시 모스크바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카메라맨 다운 재킷에 관심 가진 분들께 작게나 정보가 되길 바랍니다.
위 포스팅은 뉴발란스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