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올 여름 중 가장 더웠을 그 날,
종일 흘린 땀을 잊게 해 주고 더위에 지친 몸을 회복시킨 그 맥주 한 잔의 짜릿함 때문에
요즘 입에도 잘 대지 않던 술, 그 중에서 맥주에 부쩍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집에서 캔맥을 따고 있으니 말 다했죠 뭐-
흠모하는 마음을 키워가던 저는 오랫만에 만난 친구에게 자신있게 맛있는 맥주집에 가자는 말을 꺼냅니다.
그래서 찾게 된 곳이 그냥 맥주도 아닌 하우스 맥주 전문점, 홍대 퀸즈 헤드(Queen's head)지요
상상마당 넘어 골목길에, 그것도 아주 깊숙히 있어 생각보다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들어가는 순간, 시끄러운 홍대 골목길의 그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참 좋더군요.
술집보단 카페가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은 고풍스러운 실내 인테리어에 적당히 어둑한 조명,
소개팅 2차 장소나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좋아보이는 분위기지만 어째 이 날은 어딜 둘러보아도 주변이 다 남성들.. 허 허
어쨌든 분위기만으로 일단 맥주 모임용으로는 합격점이라는 생각을 하며-
대략적인 메뉴 사진입니다
샐러드나 파스타 등과 간단하게 맥주 한 잔을 즐기기도
바베큐를 놓고 한 번 신나게 달려보는 것도 다 좋겠군요
맥주 가격도 하우스 맥주인 것을 감안하면
크게 부담스럽지 않았습니다.
이 날은 간단하게 카프레제 샐러드와 맥주-
사실 이 곳은 이렇게
식사 후 2차로 맥주 한 잔을 즐기는 것이 가장 좋겠습니다 :)
왼쪽은 필스너, 오른쪽은 흑맥주 둥클레스입니다
이렇게 두 맥주가 이 곳에서 가장 인기있다고 하네요
저는 흑맥주를 좋아하는 터라(잘 알지도 못하면서) 둥클레스에 도전해봤습니다.
근데,
근데!
오.. 제가 그 동안 먹어온 마트표 맥주와는 아주 많이 다릅니다.
다른 술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요
일단 특유의 풍미가 있고,
둥클레스 같은 경우에는 캐러멜 향이 살짝 느껴지는 것이
거품도 뭔가 풍부하면서 고소하고
역시,
하우스 맥주가 비싼 이유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마트 맥주도 잘 먹는 저는
간만에 호사에 신이 났습니다.
도수는 잘 모르겠지만
마시면서 알콜이 많이 느껴진다기보단
가볍게 즐기기 좋고
그러면서 적당히 심장 박동도, 기분도 올려줘서
자리가 참 즐거웠던 기억입니다.
네
하우스 맥주는
역시 달랐습니다
맛도 있더군요
물론 저 혼자서는 여전히 마트에서 산 캔맥을 따겠지만
좋은 사람과의 오랫만의 술자리에는
이런 호사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여름이 가기 전에 다시 한 잔 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