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을 대표하던 컴팩트 카메라 LX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고성능 컴팩트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루믹스 LX 시리즈는 컴팩트 디자인에 고화질 이미지 센서, 당대 최상급의 촬영 성능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파나소닉 카메라는 몰라도 LX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 성장에 밀려 4년 전 LX7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습니다만 2016년 마침내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듯 돌아왔습니다.
7에서 10으로, LX10은 숫자를 셋이나 뛰어 넘은 이름답게 이미지 센서부터 렌즈, 4K 동영상까지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앞으로 디자인부터 화질, 렌즈, 4K 동영상 등을 통해 LX10의 특징과 장,단점 그리고 가능성을 살펴보려 합니다.
루믹스 LX10, 디자인
반듯한 사각형 실루엣에 돌출된 렌즈, L로고와 라이카 렌즈 등 LX10은 많은 부분에서 예전에 사용하던 LX7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내부 사양은 대폭 업그레이드됐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포켓 디자인을 유지한 것이 인상적입니다. LX10 본체는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사양과 가격에 걸맞은, 그리고 경쟁 제품과의 격을 맞추기 위해 본체는 금속섀시로 제작됐습니다. 그립부가 돌출돼 RX100 시리즈보다 손으로 쥘 때 안정감이 있는 편입니다. 최대 밝기 F1.4의 라이카 DC 렌즈는 본체 대비 그 크기가 큰 편으로 전원을 켜면 돌출되는 침동식입니다. 돌출된 경통에는 기계식 조리개링과 수동 초점, 크리에이티브 컨트롤 효과 등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조작링이 배치됐습니다. 이 작은 카메라에 기계식 조리개 링을 탑재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역시나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라이카 DC 렌즈입니다. 크기도 크기거니와 경통부의 완성도가 뛰어나고 최대 조리개 값이 F1.4로 F1.8의 RX100V보다 밝습니다. 라이카 DC 렌즈의 핵심은 F1.4라는 숫자 그리고 짧은 경통에 용케도 집어 넣은 기계식 조리개 링입니다. F1.4와 F1.8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하더라도 배경 흐림과 실내/야간 촬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는만큼 F1.4 렌즈는 LX10의 우위입니다. 경통의 조리개링은 개인적으로는 F1.4 밝기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점입니다. RX100IV를 사용하며 가장 기본적인 조리개, 노출보정 조작에 생각보다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LX10의 인터페이스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Fn 버튼 & 컨트롤 링 인터페이스
루믹스 LX 시리즈의 전통에 맞춰 전체 디자인과 곳곳의 세부 디자인은 직선 위주로 제작됐습니다. 그립부 역시 엣지를 강조한 모양새인데, 돌출 정도가 크지 않지만 작은 차이가 카메라를 손에 쥐었을 때 제법 안정감을 줍니다. 컴팩트 카메라에서 종종 느꼈던 불편함을 상당부분 해소해줍니다. 상단 다이얼과 버튼의 조작감 역시 작은 카메라 크기에도 높이와 간격을 효율적으로 배치해 쾌적한 느낌을 줍니다.
상단에 비교적 많은 조작계가 배치됐습니다. 촬영 모드 다이얼과 셔터, 줌 레버, 동영상 녹화 버튼 그리고 멀티 다이얼입니다. 전원 구동은 레버 형식을 채택했는데, 직관적으로 전원 상태를 알 수 있는 LX10 방식이 전원 버튼 방식보다 사용하기에 더욱 편합니다.
별다른 표시가 없는 커다란 다이얼은 다양한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조작 다이얼입니다. 작은 버튼과 다이얼 때문에 조리개 설정하도 만만찮은 RX100 시리즈는 화질과 달리 조작계에서는 불만족에 가까웠는데, LX10은 렌즈의 컨트롤 링과 상단 다이얼에 노출 보정을 지정하니 현재 사용중인 풀 프레임 카메라 못지 않게 편리합니다. 컨트롤 링에는 줌 조작부터 노출 보정, ISO, WB뿐 아니라 AF, 필터 효과, 화면 비율 등 각종 설정을 지정할 수 있습니다. 상단 멀티 다이얼과 함께 활용하면 전반적인 인터페이스가 상당히 쾌적해집니다.
- 컨트롤 링 & 후면 다이얼 설정 -
설정에서 전면 컨트롤 링과 후면 다이얼 기능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기계식 줌링을 돌리는 것처럼 컨트롤 링을 조작하거나 노출 보정, WB, ISO 등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도 있고 사진 스타일과 필터 효과 등 부가 기능 역시 컨트롤 링에 할당할 수 있습니다. 컨트롤 링에 지정할 수 있는 항목은 총 16개에 달합니다. 후면 다이얼에도 각종 설정과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데, 컨트롤 링보다 그 수는 적지만 둘을 함께 활용하면 촬영 효율이 크게 향상됩니다. 저는 전면 다이얼에는 24/28/35/50/70 등 주요 초점거리 설정이 가능한 단계 줌을, 후면 다이얼에는 노출 보정을 지정했습니다. 덕분에 작은 버튼과 다이얼에 대한 불편이 크게 줄었습니다.
- Fn 버튼 설정 -
LX10의 Fn 버튼은 총 8개로 그 중 3개를 후면 아날로그 버튼으로, 5개를 터치 화면의 소프트웨어 버튼으로 제공합니다. 아무래도 Fn1/Fn2/Fn3 버튼에 가장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배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Fn 버튼에 지정할 수 있는 기능은 약 40여개로 주요 촬영 설정부터 Wi-Fi 무선 기능, 화면 표시, 무음모드 등 LX10의 주요 기능과 설정 대부분을 지정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습니다.
180도 틸트 디스플레이
디스플레이는 104만 화소 LCD로 상단 180도까지 젖힐 수 있는 틸트 방식이 채용됐습니다. 로우앵글과 셀피 촬영에 유리한 방식입니다. 무엇보다 경쟁작 RX100 시리즈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터치 조작이 들어갔습니다. 이 점만으로 LX10의 디스플레이는 실제 능력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가 컴팩트 카메라에 굳이 터치 조작을 넣지 않는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LX10을 사용하니 터치 조작만으로 초점과 각종 메뉴 조작이 얼마나 쾌적해지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외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틸트 방식은 RX100V에 비해 한 단계 아래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터치 조작을 선호하는 저와 같은 사용자에게는 그 단점이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터치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집니다.
경쟁작과는 사뭇 다른 방향성
microUSB 충전
GX85등의 최신작을 통해 선보인 본체 직접 충전 역시 LX10에 적용됐습니다. 본체의 microUSB 포트를 통해 카메라 배터리를 직접 충전하는 기능으로 보조 배터리나 가정용/차량용 충전기를 통해 비교적 손쉽게 부족한 배터리를 보충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추가 배터리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면에서도 높이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충전을 하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할 수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Wi-Fi 무선통신 기능
- Panasonic Image App -
최신 카메라의 필수 기능인 Wi-Fi 무선 통신 기능이 당연히 LX10에도 탑재됐습니다. 무선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서 전용 앱 Panasonic Image App을 설치해야 합니다. 원격 촬영과 재생, 스마트폰 전송, 공유, 위치 정보 삽입 등의 기능을 제공합니다. 다양한 카메라 제조사들이 무선통신 기능을 위한 전용 어플리케이션을 내놓았지만 파나소닉의 어플리케이션은 제공하는 기능의 폭과 반응 속도 등이 매우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원격 촬영 화면 -
대표적인 기능은 스마트폰으로 카메라를 원격 조종할 수 있는 라이브 컨트롤 기능. 카메라의 촬영 화면이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화면에 표시되며 하단 아이콘을 이용해 셔터를 조작하거나 설정을 변경하게 됩니다. 여행지에서 많이 촬영하는 '점프샷'을 위한 점프샷 셀프 모드가 새롭게 추가된 것이 눈에 띕니다.
- 촬영 설정 -
- 부가 기능 및 설정 -
감도와 WB 등의 촬영 설정은 물론 AF 모드와 영역까지 몇 번의 터치로 간편하게 바꿀 수 있습니다. 부가 기능인 크리에이브 컨트롤 등의 적용/변경, 동영상 및 사진 해상도 변경 등도 지원합니다. 카메라 내 메뉴 대부분을 스마트폰을 통해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오히려 카메라 메뉴를 직접 찾는 것보다 더 익숙하고 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 촬영 이미지 확인 -
- 선택 및 전송 -
촬영한 이미지는 무선 통신을 이용해 즉시 확인하거나 차후에 모아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선택한 이미지를 확대 감상할 수도 있어 야외에서 촬영본을 간편하게 확인할 때 도움이 됩니다. 무선 전송 기능을 이용하면 LX10으로 촬영한 이미지를 한번에 다수 선택해서 스마트폰에 저장할 수도 있습니다. 이미지 크기는 원본 혹은 축소본으로 선택 가능해 활용도를 높였습니다.
- 지오태깅 / 콜라주 기능 -
그 외에도 스마트폰의 GPS를 이용해 사진을 촬영한 위치 정보를 입력하는 지오태깅 기능, 이미지를 다수 선택해 한 장의 이미지로 합성해 주는 콜라주 기능 등을 Image App을 통해 이용할 수 있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원격 촬영과 무선 전송기능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활용이 가능합니다.
더 매력적인 모습으로 돌아온 LX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카메라는 그 때와 같은 단단한 신뢰감, 그리고 그 때는 상상할 수 없었던 화려한 사양으로 앞으로의 일상과 여행을 기대하게 합니다. 별 다를 것 없는 네모 반듯한 디자인으로 보이지만 그립과 렌즈의 완성도에서 4년여만에 돌아온 LX의 여전한 힘을 느꼈습니다. 이제 막 이 카메라의 겉면을 훑어보았을 뿐이지만, 과거 루믹스 LX의 영광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이 카메라는 잊은 줄 알았던 설렘을 선사합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이 카메라에게 새 이름을 붙여준 2010만 화소 이미지 센서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파나소닉 LUMIX LX10로 촬영한 사진 >
- LUMIX LX10 | 24mm | F4.0 | 1/1600s | ISO 125 -
- LUMIX LX10 | 33mm | F2.8 | 1/200s | ISO 125 -
- LUMIX LX10 | 24mm | F2.8 | 1/400s | ISO 125 -
- LUMIX LX10 | 61mm | F2.8 | 1/250s | ISO 125 -
- LUMIX LX10 | 59mm | F2.8 | 1/125s | ISO 500 -
- LUMIX LX10 | 35mm | F2.8 | 1/50s | ISO 1600 -
- LUMIX LX10 | 31mm | F2.5 | 1/40s | ISO 1600 -
- LUMIX LX10 | 50mm | F2.8 | 1/50s | ISO 1600 -
- LUMIX LX10 | 40mm | F4.0 | 1/1250s | ISO 125 -
주머니 속의 라이카 F1.4, 파나소닉 LX10
파나소닉 컴팩트 카메라 LX10과의 만남 - #1 굳이 너이길 바랐던 이유
#2 고품격 컴팩트 카메라, 파나소닉 LX10 vs 소니 RX100 V 디자인 비교
#5 주머니 속의 라이카, LX10의 F1.4 VARIO-SUMMILUX
#6 기록의 혁신 4K - LX10의 4K 동영상과 4K포토
#7 사진의 혁신 4K - LX10의 포스트 포커스 & 포커스 스태킹
#8 일상카메라 파나소닉 LX10 총평 - 포켓 카메라의 가치와 가능성
* 위 포스팅은 파나소닉코리아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