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질과 휴대성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들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물론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24-480mm 20배 고배율 줌렌즈를 탑재한 괴물같은 카메라도 있지만 그래도 이 포맷을 가장 잘 설명하는 카메라는 주머니 속에 넣을 수 있는 컴팩트 시리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휴대성에 고급 사용자의 까다로운 눈까지 어느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적당한 화질, 게다가 밝은 렌즈를 이용한 '썩 괜찮은 심도표현'까지.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한 컴팩트 카메라는 누구나 갖고 싶은 매력이 있습니다.
사실상 소니 RX100 시리즈의 독주였던 이 바닥에 캐논이 다양한 G 시리즈로 승부를 던졌고 뒤이어 파나소닉이 가세했습니다. 캐논의 G7X 시리즈가 소니 RX100의 한세대 전쯤 되는 사양, 그에 맞는 가격으로 보급화 전략을 노렸다면 파나소닉이 출시한 LX10은 정면 도전에 가깝습니다. 내장 뷰파인더와 AF, 연사 속도 등에서는 시장 선두격인 RX100에 뒤지는 면이 있지만 오히려 그보다 사용자들이 더 갈망하고 있는 터치 LCD를 탑재했고, 장기인 라이카 렌즈는 F1.4라는 상징적인 숫자로 F1.8의 ZEISS 렌즈에 비교 우위를 차지했기 때문입니다.
워낙에 작은 카메라를 좋아하는 탓에 RX100 시리즈 역시 관심이 많았지만, 그럼에도 굳이 파나소닉의 제품을 기다린 것은 라이카 렌즈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라이카가 직접 제조하는 렌즈는 아니지만 그 성능에서만큼은 한자리수 LX 시절부터 충분히 검증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LX10이 처음 소개됐을때 LX100 못지 않게 반가웠고,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적도 있었죠
그리고 운 좋게 기대했던 파나소닉 LX10를 직접 사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얼마전 파나소닉 LX10 소개회에 다녀왔습니다. 파나소닉 카메라의 대표적인 키워드인 4K를 전면에 내세워 LX10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전시장 중앙에는 LX10을 비롯한 파나소닉 카메라의 다양한 제품들을 경험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돼 있었습니다. 최근 출시한 렌즈 교환식 카메라 G80과 다양한 마이크로포서드 렌즈들도 있었지만 역시나 저는 이 포켓 카메라 LX10에 가장 큰 관심이 있었습니다 아, LX10과 함께 역시 1.0"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24-480mm 광학 20배 줌 렌즈를 탑재한 하이엔드 카메라 FZ2500도 이 날 함께 전시됐습니다. 광학 20배줌렌즈로 4K 영상 촬영에 활용도가 무척 높을 것으로 보입니다만, DSLR 카메라 못지 않은 크기와 무게 때문에 제가 즐겨 사용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행사의 꽃은 아름다운 모델, 미소가 예쁜 모델분은 추운 날씨에도 시원한 옷을 입으시고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사진이 흔들린 것은 그저 날씨가 추웠기 때문입니다.-
이 날 함께 발표된 렌즈 교환식 카메라 G80에 채용된 5축 손떨림 보정 DUAL IS 2의 동작을 볼 수 있는 장치도 전시되어 있었습니다. 렌즈와 이미지 센서가 실시간으로 움직이며 흔들림을 보정하는데, 사용자는 볼 수 없는 촬영 순간의 동작을 직접 보니 새로운 손떨림 보정 장치에 대한 믿음이 생기더군요.
주인공은 LX10
행사장에 들어서며 받은 새 카메라의 상자를 가만히 바라봅니다. 당장 열어보고 싶지만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므로 오늘은 제품 소개와 상자 겉면을 보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합니다.
제품 색상과 같은 검정색 상자에는 제품명과 핵심 기능인 4K 그리고 4K 동영상 응용 기능에 대한 내용이 소개돼 있습니다.
LX10의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역시 최대 밝기 F1.4 의 라이카 DC VARIO-SUMMILUX 렌즈입니다. 라이카 SUMMILUX의 힘과 능력을 몇차례 경험한 적이 있는, 그리고 현재도 라이카 Q를 통해 즐기고 있는 제게는 쟁쟁한 여타 1.0" 컴팩트 카메라 중 LX10의 손을 들어줄 단 하나의 하지만 대단히 큰 매력입니다. 35mm 환산 24-72mm 초점거리로 조리개 값은 F1.4-2.8입니다. 물론 F1.4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은 24mm 최대 광각에서만 사용 가능합니다. 실제 활용보다는 '1.4'라는 숫자가 가진 상징적인 의미가 조금 더 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최대 망원 72mm는 RX100 시리즈의 70mm보다 약 2mm 더 유리하긴 하지만 실제 체감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보다는 라이카 DC 렌즈의 해상력과 표현, 보케 등을 기대하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요?
제품 상자와 소개글을 보며 즐거워하는 동안 행사장에는 LX10에 대한 설명이 한창 이어지고 있습니다.
'' 역시나 LX10의 가장 큰 장점인 라이카 렌즈에 대한 설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사실 이점이 현재 컴팩트 카메라의 대명사가 된 소니 RX100 시리즈와 비교해 가장 직접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LX10에 탑재된 라이카 DC VARIO-SUMMILUX 렌즈는 9군 11매 구성으로 그 중 총 7매를 비구면 렌즈와 UHR 렌즈 등의 고급 렌즈로 채용했습니다. 라이카의 엄격한 기준에 맞춰 제작한 전용 렌즈는 컴팩트 카메라로서는 대형에 속하는 1.0" 이미지 센서의 전 영역에 고른 빛을 전달하고 해상력과 콘트라스트가 뛰어난 것이 특징입니다. 더불어 F1.4 렌즈의 장점 중 하나인 보케 표현에도 신경을 쓴 점이 눈에 띕니다. 소형 컴팩트 카메라의 보케가 부자연스러운 모양과 색으로 심도 표현의 감동이 반감되는 것을 고려해 LX10은 보케의 표현에 대한 설명을 별도로 추가할만큼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나 광원의 가장자리에 선명하게 도넛 형태의 링이 생기는 현상을 억제한 것이 아웃 포커스 효과를 즐기는 분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
분위기 좋기로 유명한 강남역 알베르 지하에서 개최된 이벤트는 이렇게 일단락되고, 식사를 하며 마무리됩니다.
무엇보다 매일 휴대할 수 있는 포켓 카메라가 생긴 것이 든든한 기분입니다. 매일 커다란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는 것은 힘든 일이니까요.
LX10 언박싱 & 첫인상
다음날, 가장 먼저 한 일은 새 카메라를 열어보는 일입니다. 이 순간의 설렘과 즐거움을 무척 좋아합니다.
카메라 상자의 크기는 기존 LX 시리즈와 다르지 않지만 무게는 전보다 가벼운 느낌입니다. 왠지 이것저것 필요없는 것들을 많이 빼놓은 것 같아 불안한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구성품은 카메라 본체와 배터리, USB 충전기, microUSB 케이블, 손목 스트랩 그리고 매뉴얼입니다. 그야말로 '있을 건 다 있는데 어딘지 허전한' 느낌입니다.
이전에 사용한 LX7의 기억을 더듬어보니 배터리를 별도로 충전할 수 있는 충전기가 없군요. 최신 디지털 카메라는 본체 USB 포트를 통한 직접 충전을 지원하는데, 그 때문에 배터리 단독 충전기는 점차 기본 구성품에서 빠지는 추세입니다. LX10 역시 본체 microUSB 포트를 통해 배터리를 직접 충전할 수 있습니다. 동봉된 USB 파워 어댑터와 케이블은 그것을 위한 것입니다.
어디서든 스마트폰 충전기와 보조 배터리가 있으면 카메라를 충전할 수 있는 것은 장점이지만 추가 배터리를 운용할 경우 배터리 충전기가 없는 것은 사용자에 따라 아쉬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아쉽게도 LX10은 USB 충전을 하면서 사진을 촬영할 수 없습니다.
LX10 본체는 크기에 비해 묵직하고 단단한 인상을 줍니다. 사양과 가격에 걸맞은, 그리고 경쟁 제품과의 격을 맞추기 위해 본체는 금속섀시로 제작됐습니다. 그립부가 돌출돼 RX100 시리즈보다 손으로 쥘 때 안정감이 있는 편입니다. 이제 막 상자에서 꺼낸 카메라에는 4K부터 라이카, F1.4 등 이 카메라의 장점을 적은 스티커가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최대 밝기 F1.4의 라이카 DC 렌즈는 본체 대비 그 크기가 큰 편으로 전원을 켜면 돌출되는 침동식입니다. 돌출된 경통에는 기계식 조리개링과 수동 초점, 크리에이티브 컨트롤 효과 등 원하는 기능을 설정할 수 있는 조작링이 배치됐습니다. 이 작은 카메라에 기계식 조리개 링을 탑재한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듭니다.
역시나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라이카 DC 렌즈입니다. 그 크기도 크기거니와 RX100 시리즈보다 렌즈 경통부의 완성도가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F1.4로 F1.8의 RX100V보다 밝기가 뛰어나지만 렌즈 크기는 큰 차이가 없습니다. 저 라이카 로고를 복사해 바디 어딘가에 하나 더 적어두고 싶을만큼 마음에 듭니다.
라이카 DC 렌즈의 핵심은 F1.4라는 숫자 그리고 짧은 경통에 용케도 집어 넣은 기계식 조리개 링입니다. F1.4와 F1.8의 차이가 실질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하더라도 배경 흐림과 실내/야간 촬영에서 분명한 이점이 있는만큼 F1.4 렌즈는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경쟁 1.0" 컴팩트 카메라 대비 LX10의 우위입니다.
경통의 조리개링은 개인적으로는 F1.4 밝기보다 더 높이 평가하는 점입니다. RX100IV를 사용하며 가장 기본적인 조리개, 노출보정 조작에 생각보다 큰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기 때문에 LX10의 인터페이스에 더욱 높은 점수를 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RX100 시리즈 역시 렌즈 경통의 조작링에 조리개를 배치할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 방식으로 화면을 직접 보지 않고는 현재 설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조리개 값을 변경할 수 있는 LX10의 방식이 좋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리개 설정이 불편할 RX100은 조리개 개방 없이 최대 개방인 F1.8로 대부분의 촬영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LX10은 풍경 사진에서의 F4부터 화창한 오후의 F8까지 다양한 표현을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만족스럽습니다.
상단 조작계 역시 RX100 시리즈와 차이를 보이는데, 촬영 모드 다이얼과 줌 레버는 두 제품 모두 채용하고 있지만 LX10은 상단에 조금 더 많은 인터페이스를 배치했습니다. 전원은 RX100의 버튼 방식과 달리 레버 형식을 채택했는데, 기동 속도가 느린 편인 두 제품의 특성상 직관적으로 전원 상태를 알 수 있는 LX10 방식이 사용하기에 더욱 편합니다. 별다른 표시가 없는 커다란 다이얼은 다양한 기능을 지정할 수 있는 조작 다이얼입니다. 작은 버튼과 다이얼 때문에 조리개 설정하도 만만찮은 RX100 시리즈는 화질과 달리 조작계에서는 만족보다 불만족쪽에 가까웠는데, LX10은 렌즈의 조리개 링과 상단 다이얼에 노출 보정을 지정하니 현재 사용중인 풀 프레임 카메라 못지 않게 편리합니다.
물론 이 조작계는 RX100 시리즈의 핵심인 팝업 내장 뷰파인더가 없기에 가능했을 것입니다. 컴팩트 카메라의 격을 한단계 올린 고해상도 뷰파인더를 어느 정도 사용하고 평가하는지에 따라 RX100V와 LX10의 인터페이스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LCD 촬영이 많아 LX10의 상단 조작계를 더 선호합니다.
디스플레이는 104만 화소 LCD로 상단 180도까지 젖힐 수 있는 틸트 방식이 채용됐습니다. 또한 RX100 시리즈 사용자의 가장 큰 불만사항인 터치 조작이 들어갔습니다. 이 점만으로 실제 능력 이상의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컴팩트 카메라에 굳이 터치 조작을 넣지 않는 이유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실제 LX10을 사용하니 터치 조작만으로 초점과 각종 메뉴 조작이 얼마나 편해지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외 디스플레이 해상도나 틸트 방식은 RX100V에 비해 한 단계 아래로 분류됩니다. RX100V 디스플레이가 123만 화소로 더 고해상도이며 상단 180도와 함께 하단 45도까지 틸트 조작이 가능합니다. 물론 저는 이 둘을 포기하더라도 터치 조작이 더 좋습니다.
작은 카메라인만큼 버튼 크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LX10의 버튼 역시 그렇습니다. 나름 효율적으로 배치돼 있지만 역시나 크기가 작고 조작감이 그리 좋지 못해서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되도록 터치나 다이얼에 배치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한가지 높게 평가할 수 있는 것은 후면 버튼 중 세개를 Fn 버튼으로 배치해 사용자 촬영 습관에 맞게 인터페이스를 정비할 수 있는 점입니다. Fn1, Fn2에는 이 카메라의 핵심 기능인 4K 동영상 응용 기능인 4K 포토와 포스트 포커스 기능이 지정돼 있는데, 이 기능을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Fn 버튼 설정을 통해 조금 더 사용자 친화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올 겨울의 데일리 렌즈
라이카 DC 렌즈 그리고 LX10
아무래도 LX10은 현재 시장 선도 제품인 소니 RX100V과 직접 비교될 수 밖에 없습니다. 최신 제품에서 초고속 촬영과 고속 AF등 컴팩트 카메라의 고성능을 강조하는 RX100 시리즈와 달리 파나소닉은 LX10에서 F1.4 렌즈와 사용자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 조금 더 손 안에 친근하게 파고듭니다. 실제로 사용하며 가장 느낀 장점 역시 조리개 링과 멀티 다이얼을 활용한 효율적인 조작 그리고 F1.4 렌즈가 주는 심리적인 만족감이 가장 컸습니다.
이 카메라는 아쉽게도 모든 자켓의 주머니에 들어갈 정도로 작고 가볍진 않지만 겨울 외투의 주머니에는 무리없이 들어갑니다. 더불어 작은 클러치백에도 부담없이 넣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겨울철 데일리 카메라로는 더없이 좋아 보입니다. 앞으로 매일 LX10을 사용하며 기다려온 파나소닉의 고품질 컴팩트 카메라를 평가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주머니 속의 라이카 F1.4, 파나소닉 LX10
파나소닉 컴팩트 카메라 LX10과의 만남 - #1 굳이 너이길 바랐던 이유
#2 고품격 컴팩트 카메라, 파나소닉 LX10 vs 소니 RX100 V 디자인 비교
#5 주머니 속의 라이카, LX10의 F1.4 VARIO-SUMMILUX
#6 기록의 혁신 4K - LX10의 4K 동영상과 4K포토
#7 사진의 혁신 4K - LX10의 포스트 포커스 & 포커스 스태킹
#8 일상카메라 파나소닉 LX10 총평 - 포켓 카메라의 가치와 가능성
* 위 포스팅은 파나소닉코리아의 도움으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