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소닉 LX가 돌아왔다, 파나소닉 LX10

파나소닉을 대표하던 컴팩트 카메라 LX 시리즈가 돌아왔습니다. LX100이라는 별종이 있긴 했지만 이제야 정말로 LX가 환생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고성능 컴팩트 카메라의 대명사였던 LX 시리즈는 작은 크기에 고화질 이미지 센서, 당대 최상급의 촬영 성능 등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오죽하면 파나소닉 카메라는 몰라도 LX는 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하지만 스마트폰 카메라 시장 성장과 대형 센서 하이엔드 카메라 사이에서 갈길을 잃었고 4년 전 출시된 LX7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자취를 감췄습니다. 그리고 이제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는 듯 돌아온 LX10은 숫자를 셋이나 뛰어 넘은 10이라는 이름답게 이미지 센서부터 완전히 새로워졌습니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이미지 센서'입니다. 기존 LX 시리즈가 당시 하이엔드 컴팩트 카메라의 기준과도 같았던 1/1.7" 이미지 센서를 사용했던 것과 달리 LX10은 1" 이미지 센서 시스템으로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이미 소니 RX100 시리즈 를 통해 화질과 휴대성 모두를 검증받은 1" 카메라 시스템의 새로운 제품이면서 동시에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 셈입니다. 파나소닉은 1" 시스템 카메라를 꾸준히 발매하고 있는데, 그동안 고배율 줌렌즈 위주로 RX100과의 직접 대결을 피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직접 비교될만한 제품을 출시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끕니다.

2010만 화소 1" 이미지 센서는 현재 RX100 M3/M4의 그것과 동등 혹은 동일한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렌즈는 루믹스의 자존심인 라이카 렌즈를 탑재했는데 35mm 환산 24-72mm로 24-70mm의 RX100M4보다 미세하게 망원이 강하고 최대 개방 조리개 값이 F1.4로 RX100M4의 F1.8보다 밝습니다. 렌즈에서는 초점거리와 조리개 값 모두에서 미세한 우위를 보입니다 .물론 실제 화질은 제품이 출시된 후 비교해보아야 하겠지만 그동안 루믹스의 라이카 인증 렌즈들이 광학 성능에서 실망을 안겨준 적이 없었기 때문에 이 평가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습니다. 라이카와 자이스의 흥미로운 대결이 되겠네요.

하지만 RX100M4의 핵심 장치 중 하나인 내장 뷰파인더가 LX10에는 탑재되지 않았습니다. 이는 뷰파인더 활용에 따라 평가가 크게 갈릴 요소입니다. 대신 상단 컨트롤 다이얼 덕분에 조작감은 확실히 RX100M4보다 우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무엇보다 LX10의 디스플레이는 180도 틸트와 함께 터치 조작을 지원합니다. 소니 RX100 시리즈 사용자의 터치 조작에 대한 염원을 생각하면 멋진 한방입니다.

동영상 기능에 특화된 파나소닉 카메라 답게 강력한 4K 동영상 촬영 기능이 제공됩니다.

파나소닉 최신 카메라의 핵심 기능인 4K 동영상을 활용한 기능들도 탑재돼 있습니다. 약 800만 화소의 4K 규격으로 연속 촬영한 이미지로 순간 포착의 새로운 가능성을 연 4K 포토와 촬영 후 초점을 변경하는 혁신적인 포스트 포커스 기능 등이 그것입니다. 저는 GX85를 사용하며 이 기능을 접했는데 생각보다 활용도가 높았습니다.

새로운 파나소닉 LX는 과거처럼 경쟁 하이엔드 카메라를 압도하는 힘은 느껴지지 않지만 그동안 독재에 가까웠던 RX100 시리즈의 가장 그럴듯한 라이벌로 환생했다는 점에서 RX100의 몇몇 요소에 아쉬움을 느낀 분들에게 새로운 답안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렌즈와 인터페이스에서는 파나소닉, 뷰파인더와 고속 촬영 등의 부가 장치에서는 소니에 장점이 있는 등 두 제품은 쉽게 우열을 가리기 힘든 제품입니다. 물론 곧 등장할 RX100 M5가 출시되면 LX10이 순식간에 '구형 카메라'가 될 수도 있겠지만요.

LX의 환생, LX10은 11월 발매되며 가격은 700달러 선이라고 합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으로 RX100 시리즈와 경쟁한다면 의외로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