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이 바뀌면 여행은 놀랍도록 새로워진다
기어 360으로 담은 유럽 여행 사진
때가 왔습니다, 애초에 이 카메라를 다름 아닌 예약 판매때 구매한 것은 바로 이 여행을 위함이었으니까요. 간단한 사용법과 스마트폰 연결 정도만 숙지한 채 360도로 담길 여행의 순간을 기대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물론 언제나처럼 여행 사진을 담을 35mm 디지털 카메라를 어깨에 맸지만 이번 여행에선 이 새로운 카메라에 대한 기대가 대단히 컸습니다. 휴대가 불편한 원형 디자인 때문에 이 카메라를 위한 작은 가방을 내내 가지고 다녀야 했지만 불만 없이 매일 들고 다니며 멋진 순간마다 이 카메라를 꺼낸 것을 보면 아니 그보다 훨씬 전에 조금이라도 잘 찍어보겠다며 모노포드까지 새로 구입해 달았던 것을 보면 적잖이 설렜나 봅니다.
그렇게 짧지 않은 여행을 다녀왔고 다녀와서 저는 수천장의 디지털 카메라 사진보다 이 360 카메라의 사진을 먼저 하나하나 열어보며 찍는 순간보다 더 큰 감흥을 느꼈습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시선의 변화는 완전히 새로운 여행을 만든다'는 것. 그 과정이며 결과물이 제게는 대단히 흥미로웠기 때문에 약속대로 몇번의 포스팅을 통해 여행용 카메라로서 기어 360의 가능성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늘 그렇듯 영양가 적지만 분량이 많은 제 설명에 맞춰 사진과 영상, 기능, 총평 등으로 나눠 털어(?) 보겠습니다.
아직도, 여전히 새롭고 신선한 360도 카메라 -저와 친구들은 이 카메라를 '눈알 카메라'라고 불렀답니다- 기어 360의 구성품과 기본 사용법 등의 정보에 대해서는 이전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되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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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0도 카메라 삼성 기어 360(Gear 360) 영상 개봉기 및 디자인 살펴보기
360도 카메라 삼성 기어 360 기본 사용법과 우려에 대한 섣부른 평 몇줄
좀처럼 떨어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여행 중에는 내내 작은 슬링백 혹은 재킷 주머니에 있었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그 날 찍은 사진을 보느라 머리맡에 두었으니까요. 이 360 카메라를 좀 더 잘 활용해보고자 여행마다 두서너대씩 챙기던 카메라도 한대로 줄였습니다. 믿음직한 메인 카메라와 매우 무모하지만 흥미로운 기어 360 두대로 여행을 했습니다. 결과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카메라는 가지고 다니기도 찍기도 쉽지 않지만 앞으로 모든 여행에 가능한한 함께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것은 아마도 이 카메라만이 가진 특별함 때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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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행을 앞두고 공항에서부터 매우 신이 나 있었습니다. 돌아와서 보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비행기를 기다리며 공항 내부를 기어 360으로 찍었습니다. 겉으로 말한 이유는 사용법 숙지나 화질 테스트 등등이 있었지만 사실 이 카메라가 가진 힘 그러니까 앞뒤좌우대각선까지 모든 공간을 담아주는 그 매력을 여행의 시작부터 마지막에까지 모두 활용해보고 싶었습니다. 다녀와서 가장 먼저 본 사진은 당연히 이 사진입니다. 가장 먼저 찍었으니까요. 깊은 밤의 텅 빈 공항은 사람도 없고 사진 역시 별 감흥이 없지만 이 공간을 돌려보며 저는 그 날의 설렘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제가 볼 수 없었던 등 뒤나 머리위 장면들까지 있으니 마치 제 속마음까지 다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몇몇 장면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여행을 함께 했습니다. 데이터 통신이 되지 않는 멍청한 스마트폰보다 이 카메라의 배터리가 우선이었고 모노포드를 길게 빼 번쩍 들어올린 모습에 많은 사람들의 구경거리(?)가 되는 것도 감수하며 열심히 찍었습니다. 아무래도 일반 카메라보다 촬영 방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생각보다 찍은 사진과 영상 수는 많지 않았지만 잠시 눈이 머물고 마는 일반 사진보다 구석구석 돌려보며 내가 본 장면과 그렇지 못한 주변 공간까지 모두 즐기는 재미가 대단했습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이 카메라를 일찌감치 구입해 함께 여행을 떠난 것이 다녀오니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아, 이 녀석은 유용하긴 한데 너무 짧아요
독특한 구형 디자인을 채택한 기어 360은 바형 디자인의 경쟁 제품보다 확실히 휴대와 촬영이 불편합니다. 때문에 기본 구성품으로 앙증맞은 삼각대를 제공하는데 처음엔 무척 유용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촬영해보니 넓은 화각 때문에 제 손이 매번 사진과 영상 아래를 가리고 높이도 낮아 테이블에 올려놓고 촬영하기에도 어색했습니다. 그렇다고 떼어내고 카메라만 사용하면 구형 디자인 특성상 사진과 영상 대부분을 손이 가리게 되니까요. 결국 저는 출국 직전 삼각대와 셀카봉 겸용 제품을 구매해갔고 결과는 만족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360 카메라 디자인은 휴대나 실용성에서 리코 세타S나 LG 360캠같은 바형 디자인이 좀 더 유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물론 기어 360은 교체형 배터리나 외부 인터페이스에서 장점이 있겠죠.
새로운 시선의 카메라는 이미지를 볼 때마다 무척 즐거웠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돌리면 등 뒤에서 저를 노리는(?) 사람들의 표정도 볼 수 있고 조금 더 돌리면 동그란 지구 위에 제가 주인공이 되어 서있는 듯한 느낌도 받을 수 있었어요. 이런 매력이 저같은 GEEK뿐 아니라 이런 '신식 문물(?)'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에게까지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함께했던 팀과는 종종 이 카메라로 인증샷을 찍어 쉬는 시간마다 돌려보았고 광장이나 유명 관광지에서 높이 들어올린 이 요상한 물건이 뭐냐며 묻는 외국인들도 꽤 많았습니다. 더러는 이것이 카메라라는 것을 아는지 손을 흔들어 인사하는 이도 있었어요.
두개의 눈은 어떻게 360도의 장면을 만들까?
가장 큰 궁금증은 '역시나 이 카메라가 어떻게 360도 사진과 영상을 만들어낼까?'였습니다. 180도 어안 렌즈가 탑재된 전/후면 총 2개의 카메라가 동시에 찍은 사진을 합성해 공간을 빈틈없이 담은 이미지를 만든다는 '이론'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그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실제 써봐야 아니까요. 게다가 결과물을 보니 그 경계가 꽤나 자연스러워 그 궁금증이 더욱 컸습니다. 그래서 그때의 저처럼 아직 이 360 카메라에 대해 이것저것 궁금한 것이 많은 분들을 위해 간단히 보여드리려 합니다. '이 이상한 사진은 이렇게 만들어진다'는 것을요.
본체 조작과 스마트폰 조작
- 기어 360 매니저 -
결과물은 우선 '찍어야' 만들어집니다. 그것은 미래의 카메라가 와도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어 360은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기어 360 매니저 앱을 통해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폰 화면을 보며 촬영하는 방법, 두번째는 본체의 녹화 버튼을 직접 눌러 촬영하는 방법입니다. 첫번째는 촬영될 장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매력이 두번째는 스마트폰을 든 손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어 매니저는 갤럭시 S6에 출시된 하이엔드 제품에 지원되는데 촬영 장면을 다각도로 볼 수 있고 촬영 모드와 설정 변경을 편하고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입니다. 본체에 장면 확인용 LCD가 없는 구조상의 한계를 효과적으로 보완하기도 하죠.
반면에 본체 버튼을 이용한 촬영은 다소 '원시적'입니다. 일반 카메라처럼 셔터 버튼을 눌러 즉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하게 되는데 빠르고 쉽긴 하지만 카메라를 쥐는 손이 렌즈의 상당부분을 가리는 결정적인 단점이 있습니다. -물론 셀프 타이머로 해결 가능합니다-
두개의 버튼과 소형 LCD를 이용한 인터페이스 역시 스마트폰 촬영에 비해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가장 큰 장점은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기어 360 단독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겠죠.
지난 여행에서 기어 360을 사용하며 초반에는 꼭 스마트폰을 꺼내 화면을 직접 보며 촬영 했지만 갈수록 이 빈도가 줄어들어 여행 후반에는 카메라만 들고 다니며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손엔 스마트폰 한 손에는 기어 360이 마운트된 모노포드를 들고 다니는 것이 꽤나 번거로운데다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차례로 꺼내 기어 360 매니저 앱을 실행해 연결하는 시간이 갈수록 길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5초의 셀프 타이머를 설정한 후 녹화 버튼을 누르고 머리위로 카메라를 번쩍 들어올리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촬영이 계속됐습니다. 어차피 이 카메라의 사진과 영상은 구도의 제약이 없는 '360도' 촬영이니까요.
두개의 눈이 만든 두 개의 원형 이미지
이렇게 어려운(?) 과정을 거친 기어 360의 이미지는 과연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요상한 모양만큼 사진 역시 묘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 두개의 원형 이미지가 합쳐진 원본 이미지 -
위 이미지가 기어 360으로 촬영한 원본 이미지입니다. 앞뒤로 두 개의 어안렌즈를 탑재한 이 카메라의 결과물이 궁금했는데 당연하게도 두 개의 사진이 찍혔습니다. -카메라 두개 = 사진 두장- 7776 × 3888 픽셀의 고해상도 사진에는 동그란 두 장의 사진이 가로로 배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이 사진을 보면 '대체 이 사진이 어떻게 360도 사진이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사진을 제대로 된 360도 사진으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기어 360 매니저가 필요합니다. 기어 360 매니저를 통해 이미지를 확인하면 위와같이 360도 사진이라는 아이콘이 중앙에 표시됩니다. 동그란 두 장의 이미지를 소프트웨어 합성 과정을 거쳐 하나의 파노라마 이미지로 생성하게 됩니다. 동그란 사진 두장이 덩그러니 놓인 원본 이미지는 360도 사진으로 활용하는 데 제약이 있습니다. 그래서 기어 360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어 360 매니저 앱이, 그 앱을 위해서는 '삼성의 최신폰'이 필요합니다. -이제 익숙해, 이런식의 장사-
- 변환을 거친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 -
기어 360 매니저 앱을 통해 변환을 거친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입니다. 7776 × 3888 해상도 이미지가 처리 과정을 거치며 7200 × 3600 픽셀로 줄어들었고 경계면이 꽤 그럴듯하게 연결돼 한 장의 이미지가 됐습니다. 이 파노라마 이미지는 기어 360 관련 서비스뿐 아니라 관련 웹 서비스와 페이스북 등의 360도 이미지 지원 SNS 서비스에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생성된 이미지는 입맛에 맞게 보정이 가능합니다
이미지는 JPG 포맷으로 360도 사진이라고 크게 특별할 것 없습니다. 일반 JPG 이미지처럼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 색과 대비등을 보정할 수도 있고 필요에 따라 이미지를 삽입하거나 필터 효과를 적용할 수도 있습니다. 주로 풍경 촬영이었던 제 여행 결과물은 채도와 대비를 높여 원본 JPG 이미지보다 선명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결 낫네요-
360도 이미지는 이렇게 독립적으로 촬영한 두 장의 사진을 소프트웨어 합성을 통해 만들어지게 됩니다. 충분히 예상했지만 막상 이렇게 단계별로 확인하니 묘하게 새롭기도 합니다.
360도로 빈틈 없이 기록된 여행
- 기어 360 으로 촬영한 360도 이미지, (지구는 과연 둥그네?!) -
설명을 마치고 다시 여행 이야기로 돌아오면,
일반 네모 사진과 360도 사진은 '눈으로 본다'는 것 외에는 대부분이 다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차이가 컸습니다. -물론 이건 좀 과언입니다- 네모난 사진은 작가의 화제를 확실히 보여주지만 공간의 극히 일부분만을 잘라 던지는 다소 '폭력적'인 화법인 것에 비해 360도 사진은 공간 전체를 넉넉히 담은 후 감상하는 사람이 원하는 장면 그리고 그렇지 않은 장면까지 천천히 곱씹을 수 있는 친절한 언어입니다. 더불어 VR 기술까지 활용하면 마치 그 공간에 함께 있는듯 더없이 달콤한 기록 방식이 되겠죠. 그래서 처음에 '카메라'로 접근했던 기어 360이 점점 카메라 외의 '그 어떤 것'으로 받아들이게 됐습니다. 물론 멋진 여행지에서 꺼내 사진을 찍는 것은 디지털 카메라나 기어 360이나 똑같습니다만 담기는 그릇은 분명 다릅니다.
그렇게 한장한장 모인 사진이 어느새 수백장이 됐고 아직 익숙치 않아 실패한 사진들을 지우고 난 후에도 꽤 많은 추억들이 남았습니다. 그 사진 하나하나에는 사각형 사진에선 느낄 수 없는 생생함이 있습니다. 사각형에 가둔 장면들과 달리 이 동그란 사진은 별다른 이야기를 하고있지 않지만 그래서 그 순간의 감흥을 여과없이 왜곡없이 그대로 다시 떠올릴 수 있습니다. 종종 그 곳에 서서 했던 이야기나 생각들이 그대로 떠오르기도 합니다. 마치 보정하지 않은 원본 사진을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아래는 기어 360으로 촬영한 몇장의 사진입니다. 아직 360도 사진을 효과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플랫폼이 많지 않아 리코의 360도 카메라 세타 시리즈용 커뮤니티인 theta360.com에 업로드 했습니다. 컴퓨터에서는 마우스와 키보드로,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는 손가락으로 움직여 360도 공간 전체를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입니다. 그리고 전체 화면으로 보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더불어 자주 갈 수 없는 유명 관광지를 구석구석 돌아볼 수 있다는 즐거움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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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대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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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대성당 앞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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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그라다 파밀리아 : 가우디 대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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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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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브롤터, 케이스메이츠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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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트레비 분수 -
다녀온 후 가족과 친구들에게 200여년간 짓고 있는 스페인의 사그라다 파밀리아 대성당의 웅장함과 화려함을 설명하는 데 네모 사진보다 이 360도 이미지가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평소 제 사진에 관심이 없으시던 어머니도 이런 곳이 다 있느냐며 스마트폰 화면을 이리저리 돌려 보셨습니다. 이 카메라가 만드는 360도 이미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행의 즐거움을 또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습니다. 혼자 다녀온 미안함은 그 어떤 사진으로도 가릴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 순간의 감동을 전달하는 데는 이전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 생겼습니다.
3000만 화소 고화질 이미지
자꾸 말씀드리지만 기어 360은 앞/뒤로 총 두개의 카메라가 탑재돼 360도 이미지를 만들게 됩니다. 각 카메라는 1400만 화소 이미지 센서와 F2.0의 35mm 환산 6mm 원상 어안 렌즈가 탑재됐습니다.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1400만 화소 사진 두장을 합치니 360도 사진의 해상도는 총 3000만 화소가 됩니다. 제가 사용하는 2400만 화소 디지털 카메라보다 높은 화소입니다. 뭐 일반 카메라와 비교할 수 없이 넓은 공간을 담기 때문에 이 3000만 화소도 그리 크게 느껴지지 않지만요.
- Samsun Gear 360 | 6mm | F2.0 | 1/1000 | ISO 100 -
- 100% 확대 이미지 -
기어 360으로 촬영한 3000만 화소 이미지를 100% 확대해 보았습니다. 매우 화창한 오후에 1/1000초, ISO 100으로 촬영된 사진이니 이것이 곧 이 카메라의 최고 화질이라 해도 큰 무리는 없을 것입니다. 7200 x 3600의 고해상도 이미지의 일부를 1400 x 600 크기로 잘라냈는데 디테일이 디지털카메라만큼 뛰어나지는 않지만 스마트폰 카메라를 확대한 만큼의 성능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대로 윤곽도 잘 표현하고 있고요. 이것은 ISO 100 최저감도 이미지로 ISO 값이 올라가면 눈에 띄게 떨어지겠지만 빛이 충분한 공간 그리고 2K 급 해상도의 스마트폰 / 모니터 화면으로 감상하기에는 '생각보다 선명한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는 수준입니다.
- Samsun Gear 360 | 6mm | F2.0 | 1/2000 | ISO 100 -
- 100% 확대 이미지 -
어안렌즈 구조의 한계상 주변부 화질이 중심부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충분히 예상 가능합니다, 왜곡과 해상력 모두 눈에 띄게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다행히 한 장으로 합성한 360도 파노라마 이미지에서는 특정 영역의 화질 저하가 크게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이 카메라의 성능을 스마트폰 화면으로 함께 감상한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360도 사진의 강점에 비해 화질의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최신 스마트폰의 디카 뺨 때리는(?)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한,두 세대 전 스마트폰 카메라 정도의 화질을 기어 360의 3000만 화소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사진을 확대해 행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의 화질은 당연히 아닙니다.
360도 사진을 위해 채용된 두개의 카메라 모듈을 독립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후면 렌즈 중 하나만 선택해 일반적인 '네모난' 사진을 찍게 되는 것인데요, 당연히 카메라 한대의 성능인 1400만 화소로 촬영되며 어안렌즈의 왜곡과 주변부 화질 저하 역시 그대로 나타납니다.
- 기어 360의 전/후면 싱글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F2.0의 비교적 밝은 렌즈로 일반 촬영도 나쁘지 않은 성능이지만 역시나 360도 사진의 매력에 비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어안렌즈의 약점까지 그대로 노출되니 기어 360으로 360도 사진과 일반 사진까지 모두 촬영하는 것을 꿈꾸신다면 일반 사진은 그냥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것이 훨씬 낫겠다고 말씀 드립니다.
실내/야간에서 큰 힘이 된 F2.0 렌즈와 ISO 3200 고감도
기어 360에 탑재된 두개의 카메라는 F2.0의 밝은 조리개값으로 빛이 부족한 야간에서도 '어찌어찌' 촬영이 가능하도록 설계됐습니다.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최신 스마트폰에 비해 화질에서 분명히 열세에 있는만큼 어둠이 높은 벽이 될텐데요, 기술의 발전이 참으로 놀라운 것인지 기어 360의 F2.0 렌즈는 생각보다 야간/실내 촬영에서 괜찮은 성능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ISO 3200까지 지원하는 이미지 센서 성능도 제품의 크기와 360도 촬영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시리즈 첫 제품치고 꽤 괜찮은 완성도를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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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대성당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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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탈루냐 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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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르셀로나 밤거리 -
어둑어둑한 바르셀로나 대성당 내부나 해가 지는 카탈루냐 광장, 파란 밤하늘과 노란 조명이 조화를 보인 바르셀로나 밤거리에서 기어 360을 꺼내 촬영하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작은 이미지 센서와 분명한 한계를 가진 렌즈 때문이었습니다. 최대 ISO가 3200이었지만 실제 상용 감도는 ISO 400 혹은 그 이하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고 F2.0 렌즈에 대한 기대 역시 크지 않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이 카메라는 화창한 날씨아래 넓은 광장을 담아주는 카메라라며 한정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기대가 워낙에 낮았던 탓일까요, 촬영했던 장면들은 생각보다 깔끔했고 낮과는 다른 어둠속의 화려함을 잘 표현해 줬습니다. 덕분에 서울에 돌아온 후 바르셀로나의 밤을 다시 돌이켜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그 중 ISO 800으로 촬영된 이미지에서 이 카메라의 어느정도 가늠할 수 있습니다.
- Samsun Gear 360 | 6mm | F2.0 | 1/25 | ISO 800 -
- 100% 확대 이미지 -
해가 진 후 가로등 불에 의지한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F2.0의 렌즈 덕분에 1/25초까지 셔터속도를 확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ISO는 800까지 올라갔지만 확대해서 보아도 보기에 거슬리는 컬러 노이즈 없이 그런대로 공간의 형태를 충실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십수년전 사용했던 디지털 카메라의 고감도 이미지를 생각하면 이 작은 카메라가 어둠에 이 정도로 대응할 수 있는 것이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ISO 감도는 최대 감도 상한선을 지정할 수 있으니 사용자 취향과 촬영 환경에 따라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겠습니다. 기대 이상의 어둠 대응 능력 덕분에 앞으로의 여행에서 360도 야간 촬영에 대한 기대가 조금씩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와! 상상할 수 없던 특별한 360도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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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행에서 정말 재미있었던 것 중 하나가 새로운 시선으로 얻게 된 새로운 인증샷 혹은 단체사진입니다. 360도 공간 전체를 담을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작은 화면 안에 사람들 얼굴과 건물이며 광장의 모습을 욱여넣지 않아도 되는 것이 무척 좋았습니다. 심지어 반대편에 서서 사진을 찍어도 함께 기억하고 싶은 유명 관광지의 모습을 모두 담을 수 있으니까요. 덕분에 다함께 사진찍는 것도 그리고 함께 사진을 확인하는 것도 전에 없이 즐거웠습니다. 예전에는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은 다시 확인하지 않는 경우도 왕왕 있었는데 기어 360으로 촬영한 인증샷과 단체사진은 꼭 다시 보고 또보고 함께 보게 되더군요.
360도 뷰의 장점을 살려 테이블 한가운데 기어 360을 세워두고 테이블에 둘러앉은 팀의 단체 사진을 찍는 것이나 성당 안에서 동서남북 방향을 잡고 색다른 인증샷을 찍는 즐거움은 또 하나의 즐거움을 여행에 보탰습니다.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에 갇힌 여행 인증샷은 참 좁고 갑갑해 보였는데 시선의 변화로 그 행위 자체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아- 여전히 사라지지 않는 몇가지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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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좋은 점만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제 막 시도되는 새로운 것들에는 몇가지 매력을 위해 많은 불편함이 따르는 경우가 더욱 많습니다. 기어 360이 가진 새로운 시선은 매우 매력적이지만 그만큼 아쉬움도 불만도 쉽게 그리고 생각보다 많이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것이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 사이에 발생하는 노출과 색의 차이입니다. 이것은 떠나기 전 이미 발견한 적이 있지만 역시 이번 여행 사진을 보며 가장 아쉬운 점입니다. 두 개의 카메라에 입사되는 빛의 양이나 색온도에 따라 종종 생각보다 큰 노출 차이나 WB 차이가 나타나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해를 정면으로 맞선 등 뒤 카메라가 앞쪽 카메라보다 더 밝고 따뜻한 색감으로 촬영된 위 사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임의로 제가 그은 검정 선을 경계로 안쪽과 바깥쪽의 이미지가 분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이는 두 개의 카메라로 이미지를 촬영하는 구조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한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물이 360도 이미지 한 장으로 만들어지는 제품 특성상 포기할 수 없는 아쉬움입니다. 앞으로 소프트웨어 보정 기술 등의 발전으로 보완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제품에는 기대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더불어 개인적인 소감으로 카메라의 기능이 스마트폰 카메라와 같은 P&S (Point & Shoot)에 맞춰져 있어 좀 더 나은 이미지를 얻고자 하는 사용자를 위한 지원이 부족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대표적으로 보정 관용도가 높은 RAW 촬영이나 조리개/셔터 속도 설정을 이용한 야경 장노출 촬영 등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본체 조작은 힘들더라도 스마트폰 앱 화면에서 해당 기능을 지원해주면 이 카메라의 결과물도 평가도 더욱 좋아지지 않을까요? 이 카메라는 40여만원이나 내고 구입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일반적인 사용자보다는 '화질'에 대한 기준이나 관심이 높은 사용자일 확률이 높을 테니까요.
손에 쥐고 촬영하기 힘든 카메라 본체 구조 그리고 스마트폰 연결 촬영의 번거로움 때문에 이 카메라와 단독으로 연결되는 무선 리모컨이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붐비는 관광지에서는 스마트폰을 들고 촬영하기 힘들어 셀프 타이머를 설정해두고 셔터를 누른 후 카메라를 머리 위로 들어올려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단순 셔터 동작만을 지원하는 전용 무선 리모컨이라도 하나 있다면 촬영이 훨씬 간편하고 쉬울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만큼 어려운 카메라가 분명하니까요.
덧, 360도 카메라의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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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바르셀로나에서 묵은 숙소의 방 사진입니다. 카메라를 침대 위에 세워두고 화장실에 숨어(?) 방 공간을 촬영 했는데 덕분에 한 장의 사진으로 공간 구석구석을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앞으로 이 360도 카메라가 호텔이나 여행자용 숙소 임대 서비스 그리고 부동산 등에서 활발하게 사용돼 저처럼 여행지 숙소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 혹은 새집을 구하는 분들께 큰 도움이 되길 기대해 봅니다. 제 생각보다도 그 잠재력이 더 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볼수록 매력있는 360도 사진
다음 그 다음을 기다리게 되는 카메라
언제 다시 갈지 모르는 가우디 대성당 안에서의 사진 그리고 함께 떠난 팀과의 익살스런 건배 사진 등 단 몇장 만으로도 이번 여행에서 기어 360은 제게 충분한 가치를 보여줬습니다. 시선의 변화는 여행의 장면과 순간을 담는 새로운 방법을 알려줬고 돌이키는 추억의 향기를 몇배나 짙게 해줬습니다. 출발전 기대했던 것만큼 기어 360은 훌륭한 여행용 카메라였습니다.
돌아온 후 저는 매일 기어 360으로 찍은 여행지 곳곳의 사진을 돌려보며 수 없이 그 순간으로 오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들께 제가 느낀 감동을 전보다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게 됐습니다. 그것이 아직은 여러모로 미완성인 이 카메라가 충분히 제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특히나 이 360도 카메라는 앞으로 그 발전이 더욱 기대됩니다. 언젠가 DSLR급 화질의 360도 카메라가 나온다면 제 여행이 또 한번 달라지게 될테니까요.
다음 포스팅에서는 사진 못지 않게 관심받는 기어 360의 UHD 영상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