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눈으로 떠오른 스페셜리스트
애플 아이폰 7 플러스의 '카메라'
매해 가을, 이제는 연례 행사처럼 전세계 사람들을 환호하게 하는 새로운 아이폰이 출시된 지도 벌써 꽤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비교적 늦었던 한국 출시도 벌써 한달이 되었으니 말예요.
때문에 이제는 아이폰 7의 외관과 구성품 등 외적인 부분에 대한 관심은 시들해졌지만 대신 실제로 이 작은 -플러스 모델은 작지 않지만- 스마트폰 하나가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불어 여행과 엔터테인먼트를 얼마나 더 간편하고 즐겁게 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관심은 꾸준합니다. 아마 이번 아이폰7과 7플러스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제트 블랙의 영롱함과 3D 터치의 신선함보다 이것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이번 아이폰7 역시 여느해와 다름없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어쩌면 다른 해보다 더 뜨거운 것 같기도 합니다. 그 중 재미있는 것이 다른 해와 달리 5.5인치 대화면 모델 아이폰7 플러스 모델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유독 높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은 '한 손으로 쓰기 힘들다', '아이폰답지 않다'는 이유로 4.7인치 아이폰에 비해 인기가 없던 '비주류 아닌 비주류' 아이폰이었는데 말입니다. 올해 유독 대화면 아이폰이 인기있는 이유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역시나 직접적인 것은 이것입니다.
이래서 PLUS
듀얼 카메라를 탑재한 아이폰 7 플러스
아이폰7 플러스와 아이폰7의 가장 큰 차이는 카메라. 애플은 아이폰7 플러스에 아이폰 시리즈 최초로 듀얼 카메라를 채용했습니다. 광각/망원을 담당하는 두 개의 카메라로 스마트폰 사진 표현의 폭을 넓히고 두 카메라를 활용한 부가 기능 및 효과를 추가한 것이 이번 아이폰7 플러스의 핵심입니다. 물론 화면 크기와 해상도가 아이폰7에 비해 크고, 그만큼 크기와 배터리 용량도 크다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만, 이번 아이폰7은 기존의 '구별'을 뛰어넘는 '차별'이 이뤄졌다는 데 있어 그 의미가 큽니다.
애플은 2014년 화면 크기를 대폭 키운 새 아이폰6를 런칭하면서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로 제품을 이원화 했습니다. 메인스트림인 아이폰 시리즈의 화면 크기를 4인치에서 4.7인치로 키운 데 이어 더 큰 화면, 그로 인한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원하는 잠재 고객을 위해 5.5인치 Full HD 화면을 탑재한 아이폰6 플러스를 출시했죠. 2년이 지난 현재 이 투 톱 전략은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기존의 '한 손 안의 사용자 경험'을 중시하는 사용자는 4.7인치 아이폰을, 새로운 것과 멀티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인 사용자는 5.5인치 대화면 아이폰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요.
- 아이폰7 플러스와 아이폰7의 뒷면, 카메라 크기와 디자인으로 확실히 구별됩니다. -
하지만 아이폰6와 뒤이은 6s 모두 플러스 모델의 '존재 이유'에 대해 의문점을 가진 유저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화면 크기와 배터리 용량만 키운 아이폰이 애플이 그동안 보여준 '혁신'과 어떤 접점이 있느냐는 지적이 많았는데요, 실제로 아이폰6 플러스는 아이폰6와 동일한 사양에 화면 크기와 해상도만 키워 성능 저하 문제로 현재까지 곤욕을 겪고 있고, 아이폰6s 플러스 역시 플러스 모델만의 매력이 떨어진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아이폰 판매량의 대부분은 4.7인치 모델이 차지했습니다. 플러스 모델은 소수의 '그들만을 위한 리그' 정도의 성격이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아이폰7 플러스에서는 그 양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실제로 평가도 이전과 달라져 아이폰7보다 아이폰7 플러스에 대한 관심도가 더 높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역시 최초로 선보인 듀얼 카메라가 있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에만 탑재된 듀얼 카메라는 아이폰7과 동일한 광각 카메라에 망원 카메라가 추가된 형태입니다. 추가된 카메라는 광각 카메라의 2배 줌에 해당하는 56mm F2.8 렌즈를 채용했고 화소는 1200만 화소로 동일합니다. 두 개의 카메라가 갖는 장점은 다양하고 재미도 있습니다. 꽤나 유용하기도 하고요.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망설임 없이 이번만큼은 플러스 모델을 선택해야 할 정도로 이 매력이 대단합니다. 저도 아이폰6 플러스에 실망했던 탓에 이번에는 4.7인치 아이폰7을 구매할 계획이었지만 이 듀얼 카메라 하나로 결국 다시 플러스 모델을 선택했습니다.
- 덕분에 이번 아이폰7은 플러스 모델의 인기가 어느때보다 높습니다 -
두 개의 카메라는 일상을 기록하는 카메라로서 아이폰의 가능성이 두 배로 증가하는 것과 같습니다. 풍경과 일상을 빠르고 간편하게 포착하는 스냅 카메라로서 건재한 기존 광각 카메라에 접사와 인물,정물 촬영에 능한 망원 렌즈는 실제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편입니다. 저도 두 카메라를 전환해가며 잘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하나 더, 아이폰7 플러스만의 확실한 '플러스 요소'가 있죠.
애플이 새롭게 선보인 스마트폰 카메라의 진화 혹은 혁신, '인물 모드(Portrait mode)' 역시 아이폰7 플러스에서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듀얼 카메라의 핵심
인물 모드의 아웃 포커스 효과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는 지난 9월 애플이 새로운 아이폰을 세상에 발표할 때 가장 힘 줘 자랑했던 것 중 하나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제품마다 빠르게 성능과 화질을 업데이트 하고 있지만 유독 아이폰은 최근 그 발전 속도가 더뎠는데, 이번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를 통해 화질이 아닌 '표현'으로 승부수를 띄웠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는 망원 카메라를 이용한 인물 촬영에 광각/망원 카메라 두개를 이용한 거리 측정, 계산 알고리즘을 더해 인물의 배경이 흐려지는 소위 '아웃포커스 효과'를 구현한 것입니다. 마치 DSLR/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것 같은 배경 흐림 효과는 인물 사진에서 인물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정물 촬영에서 주제를 부각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현재 이 인물 모드는 베타로 운영되고 있으며 정식 버전까지 개선이 계속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꽤나 '그럴듯해' 보입니다.
- 애플이 공개한 인물 모드 촬영 사진 -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의 등장으로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의 평가 요소였던 '화질'과 '성능'에 '표현' 혹은 '분위기'라는 목록 하나가 추가된 느낌입니다. 실제로 전작에 비해 화질의 큰 향상이 없는, 여전히 경쟁 제품에 비해 카메라 성능에서 열세를 보이는 아이폰7과 7 플러스의 카메라가 주목 받는 이유는 그들이 그렇게 좋아하는 '감성'이 비교적 또렷한 형태로 결과물에 더해졌기 때문이 아닐까요? 노이즈가 좀 많고 선명도도 떨어지지만 배경 흐림이 더해진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사진이 많은 이들에게 더 '감각적으로' 다가갈 테니까요.
< 아이폰 7 플러스의 인물 모드 활용 >
위 이미지는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로 촬영한 이미지입니다. 이름은 '인물'모드이지만 당연히 모든 촬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촬영한 이미지를 통해 확실한 배경 흐림 효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정도면 스마트폰 카메라로서는 꽤나 괜찮은, 그리고 매력적인 결과물이죠?
- 심도 효과 적용 화면 -
물론 인물 모드 촬영은 디지털 카메라와 같은 실제 심도 표현이 아닌, 소프트 웨어 보정을 통해 인물 혹은 주 피사체 이외의 배경을 '뭉개는' 보정 효과입니다. 따라서 엉뚱한 부분이 흐려진다던가, 피사체와 배경 경계면이 어색하게 표현되는 것이 약점 그리고 한계죠. 현재까지 '베타' 딱지를 떼지 못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전체로 보면 꽤나 그럴듯하지만 상세히 보면 곳곳에 아직 어색한 부분이 있습니다.
- 생각보다 여유있는 거리와 충분한 빛이 필요합니다 -
일반 촬영에 비해 제약도 많은 편입니다. 배경과 피사체를 확실하게 인식 시키기 위해 일반 촬영보다 먼 거리가 필요하고 광각 렌즈보다 상대적으로 어두운 렌즈를 탑재한 망원 카메라가 사용되기 때문에 실내나 야간 촬영에 취약한 편입니다. 다행인 것은 인물 모드를 선택하면 초점 영역과 배경의 흐려짐 효과가 화면에 실시간으로 표시돼 예상 결과물을 확인해 가며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필요한 거리가 확보되지 않아도 화면에 경고가 표시됩니다.
인상적인 장면 연출
그렇다면 인물 모드의 실제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요? 위 사진은 동일한 시간에 촬영한 두 장의 사진으로 인물 모드의 효과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물론 왼쪽이 인물 모드로 촬영한 사진, 오른쪽이 일반 망원 촬영 사진입니다. 초점을 맞춘 위쪽 조명을 기준으로 뒤에 있는 조명이 흐려진 인물 모드의 결과물이 단연 눈에 띕니다. 오른쪽 일반 촬영 사진은 그야말로 일반적인 '폰카'의 결과물인 데 반해, 인물 모드 촬영 사진은 확실히 인상적으로 장면이 연출됐죠? 흐려진 배경 덕분에 초점 맞은 조명이 더 선명하게 보이는 효과도 있습니다.
- 배경 부분을 확대한 사진 -
배경 부분을 확대해 보면 그 차이가 더 효과적으로 드러납니다. 배경 흐려지는 패턴이 생각보다 자연스러워서 결과물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때문에 요즘 망원 렌즈로 일반 촬영보다는 인물 모드를 더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주제 부각에 효과적인 촬영 방법
완성도 높은 심도 재현
하지만 이 인물 모드 효과가 단순히 배경에 '블러' 효과만 적용하는 1차원적인 보정 기능이었다면 이만큼 좋은 평가를 받기 힘들 것입니다. 애플은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망원 카메라뿐 아니라 기본 광각 카메라를 동시에 동작시켜 피사체와 배경의 거리를 다단계로 계산하고 그에 맞춰 흐려지는 정도를 차등 적용했다고 합니다.
- 인물 모드로 촬영된 사진 -
- 근거리 확대 (인물 모드 | 일반 촬영) -
- 원거리 확대 (인물 모드 | 일반 촬영) -
실제로 근거리와 원거리 배경을 비교하니 흐려진 효과에 확실히 차이가 있었습니다. 초점 영역 바로 뒤 근거리 배경은 배경 흐림이 시작되는 영역으로 윤곽선이 점차 희미해지는 아웃 포커스 효과의 전형적인 모습을, 화면 가장자리의 가장 먼 배경은 실루엣을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도 표현이 됐습니다. 거리에 따라 아웃 포커스 효과에 확실한 차이가 있으며, 그 차등뿐 아니라 배경이 서서히 흐려지는 경계면 표현 역시 생각보다 자연스러웠습니다.
물론 이것은 비교적 평탄하게 이어지는 배경 특성상 인물 모드의 효과가 오류 없이 적용된 결과물이며 배경에 소품이 많거나 순서가 불규칙한 경우 오류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그것이 아직 인물 모드가 '베타' 딱지를 떼지 못한 중요한 이유 중 하나겠죠.
디지털 카메라와의 비교
- 배경흐림 비교 : 아이폰7 플러스(왼쪽) | 소니 RX100V (오른쪽) -
인물 모드의 결과물을 보고 많은 이들은 '이제 정말 디지털 카메라를 대체할 수 있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여행과 일상 촬영용으로 매일 DSLR/미러리스 카메라를 휴대하는 분들 중 상당수가 절대적인 화질 못지 않게 '배경 흐림' 등의 감성적 연출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보정으로나마 이 심도 표현을 구현한 인물 모드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것이 무리가 아닙니다.
그래서, 직접 비교를 해 보았습니다.
풀 프레임 DSLR 카메라나 미러리스 카메라와는 비교 자체가 무의미하기 때문에 비교적 간편한 1" 포맷 디지털 카메라 소니 RX100 V와 비교해 보았는데요. 동일한 장면을 RX100 V와 아이폰7 플러스로 촬영한 이미지는 기본적인 선명도나 색표현에서는 큰 차이가 있지만 '아웃 포커스 효과'에 한정해서 본다면 상당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습니다. 대형 센서와 고성능 렌즈가 표현한 물리적인 심도 표현과 아이폰7 플러스의 소프트웨어 보정 결과는 작은 이미지에서 보면 그 차이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소프트웨어 방식이기 때문에 실제 배경 흐림 정도는 오히려 아이폰7 플러스로 촬영한 이미지가 더 큽니다.
- 배경부분 확대 : 아이폰7 플러스(왼쪽) | 소니 RX100V (오른쪽) -
때문에 이런 감성적인 연출이 주가 된다면 이제 몇몇 환경에서는 아이폰이 디지털 카메라를 상당부분 대체할 수 있게 됐습니다. 물론 빛과 조명이 충분해야 한다는 전제가 따라야 하겠지만요. 개인적으로는 이 정도만 해도 고무적인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아이폰7 플러스의 선명도나 색 표현, 노이즈가 갤럭시 시리즈나 V 시리즈에 비해 떨어져서 못 쓰겠다고 불평하지 않고 있으니까요.
아래는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로 촬영한 몇 장의 사진입니다.
< 아이폰 7 플러스의 인물 모드 활용 >
이제야 PLUS,
과연 플러스!
이제서야 진짜 '플러스'가 된 느낌입니다.
사실 이번 아이폰7 플러스는 기존의 차이점인 화면 크기와 해상도, 배터리 뿐 아니라 실제 성능에서도 아이폰7 보다 우위를 보입니다. 핵심적인 것으로 멀티 태스킹과 동작 성능 등에 영향을 미치는 메인 메모리가 3GB로 아이폰7의 2GB보다 높은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물론 그것을 위해 130불의 가격과 버거운 크기, 무게를 감수해야 하지만요- 하지만 상대적으로 눈에 띄지 않거나 유불리가 있는 그간의 차이에 비해 이번 아이폰7 플러스의 듀얼 카메라는 4.7인치 아이폰7이 가질 수 없는 분명한 '이점' 혹은 '매력'입니다. 그리고 그 장점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아름다운 배경 흐림 효과가 더해진 인물 모드의 결과물입니다.
이 크고 무거운 아이폰을 들고 다녀야 하는 확실한 이유가 하나 생겼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의 인물 모드는 스마트폰 카메라를 평가하는 기준을 '화질'에서 '능력' 또는 '가능성'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럼에도 아이폰 카메라가 현재 '최고의 스마트폰 카메라'가 아닌 것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맛있는 음식과 예쁜 소품 앞에서, 일상과 여행에서 마주치는 멋진 장면 앞에서 스마트폰을 꺼내 드는 저를 전보다 더 설레게 하고 있으니까요.
애플 아이폰 7 플러스 (Apple iPhone 7 Plus)
하루 먼저 열어 보았습니다, 아이폰7 플러스 제트 블랙 개봉기
아이폰 7 플러스용 애플 정품 가죽케이스 스톰 그레이(Storm Gray) 색상
아이폰 7 플러스 카메라의 Something Special - 인물모드 (Portrait mode) 활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