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이지만 바쁘게 사는 사람에겐 이제 막 하루가 마무리되는 시간. 사람이 있는 듯 만 듯 한 이 시간의 전철역과 버스정류장은 한없이 운치있고 정감있다. 굳이 서로 눈을 마주하거나 말을 걸지 않아도 서로에게 이렇게 말하는 느낌 '오늘도 힘들었지, 수고했어'
서울로 돌아가는 길, 간사이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전철을 갈아타야 한다. 4박5일같은 2박3일 스케쥴을 보내고 난 뒤 피곤함을 못 이기고 잠든 사이 지나쳐버린 환승역. 아무도 없는 빈 역에 앉아 다음 전철을 기다렸던 기억과 시끌벅적한 오사카 시내만 봤던 내게는 오히려 그래서 더욱 기억에 남은 이 시골마을 풍경. 여행은 계획했던 것보다 계획하지 않았던 곳에서 더 깊은 자국을 남긴다.